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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에서 쪽박을 차다!.... 언제 : 2019.09.19. 어디로 : 영남 알프스 신불산 누구랑 : 목요산악회따라 아내랑 영남 알프스란 밀양, 양산, 울산, 청도, 경주에 형성된 산군(山群)들 중 해발 1천 m 이상의 산들, 즉 가지산(1204m), 간월산(1083.1m), 신불산(1208.9m), 영축산(1092m), 천황산(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 등 통칭 7개의 산들을 말한다. 나는 영남 알프스의 7산을 모두 올라가 봤지만 그중에서 2010.10.09. 간월산장 → 홍류폭포 → 신불공룡 → 신불산 → 간월재 → 간월산장으로 원점회귀한 "영남 알프스에 물색없이 가을비는 내리고!...(신불산) 라는 6시간 30분짜리 산행기가 가장 마음에 드는데 오늘은 형편이 좀 다를 듯 하다... 내가 오늘 산행을 잘 해낼수 있을까?...그것도 영남 알프스인데?...하는 불안감으로 산행을 포기하고 날머리인 등억온천단지에서 늘어지게 온천이나 하고 막걸리나 마시며 죽치고 있을까?...잠시 이런 생각을 했으니 보나마나 오늘 산행은 깽판 아니면 개판이 될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버스에서 누군가 흘린 간월재에서 택시를 부르면 올라온다는 가짜뉴스에 홀려....좋다!...3시간이 걸리든 4시간이 걸리든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신불산까지만 올라가자!...그렇게 살아 생전 처음으로 산에서 택시를 타보는 전대미문의 호사를 누려보자며 C조 코스를 작정했더라!... 전주 황방산 자락 아래에 손바닥만한 산소가 있다. 아버님 어머님 합장묘 옆에 큰형님 묘가 있는데 나도 이제 7십이 넘었으니 전주까지 벌초하러 다니기 힘들어 납골당을 염두에 두고 2년정도 벌초를 안다녔고 군산의 큰집 조카들도 생업에 바쁘고 그놈들도 납골당으로 이장할 생각이었는지 어쨋든 산소는 폐허(?)가 되가는 지경이라 마음이 노상 껄쩍지근하고 죄송했으니 납골당으로 이장 할 때는 하드라도 내손으로 산소를 다듬어 보자 하며 추석 전후로 전주 산소에 4번 다녀왔다. 추석전에는 아버님 산소만 다듬고 추석 지내고서 큰형님 산소를 다듬고 나니 온몸 삭신이 쑤시고 팔다리에 알통이 배었지만... 죽어 땅속에 누워 있는 양반들이 벌초를 했는지 않했는지 무얼 알겠냐만은 내마음이 이렇게 개운한걸 보니 다 살어있는 사람을 위한 짓이리다!... 단지 늙은 아내를 땡볕에 갈퀴질 시키고 잔심부름 시킨게 안쓰럽고 미안했더라!...그게 어제(산행 전날)의 일이었다. 산행기를 안쓰고 덮어두면 모를까 산행후 내가 다녀온 흔적을(코스와 시간) 기록하는 일은 산행중 멋진 장면을 찍는 일만큼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내가 갔던 길을 나중에 다른 사람도 갈수도 있기 때문에.....그래서 오류가 없는 정확한 산행지도(개념도)는 필수인데 요즘은 개인 블러그나 카페가 흔하다 보니 신빙성 없는 지도도 넘쳐난다. 현지의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의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실정이라 작성한지 오래 되었거나 오류 투성이의 지도를 지니고 산행에 나섰다가 낭패를 당하는 일이 적지 않으리다. 그런점에서 부산일보의 산행지도는 회사내에 근교 산행팀이 실제로 답사하고 지도를 만들어 업데이트된 기록이라 상세해서 적이 믿을 만했더라 06:30 공도 롯데마트 → 10:40 장제마을(산행시작) → 10:48 저수지 낚시터 → 10:57 고장산 → 11:07 밭 조성공사 → 13:38 주능선 1046봉(B조 후미 점심) → 14:05 신불재(억새밭) → 14:48 신불산 → 15:41 간월재 휴게소 → 16:10 임도길 홍류폭포 하산 → 17:04 동래 정씨 묘지 → 17:44 간월산장(인공 암벽장) → 17:47 주차장(7시간 07분 산행종료) A조는 장제리 가창 공단 삼성 SDI앞에 내려놓고 B조는 2차선 도로를 건너 장제리 마을 안길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B조를 리딩할 사람이 없으니 A조를 타야할 박사님이 자청해서 B조 리딩에 나선다. 언제나 고마운 사람이다.... 마트에서는 흔하게 보았지만 나무에 달려 있는 양다래(키위)는 처음 본다 1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노거수도 있고...장제리 마을의 연륜을 보여 주는듯... 뭐라는 저수지(낚시터) 이름이 있었지만 건성으로 흘려보고....저수지는 2단으로 조성되어 둑방 위는 유료 낚시터인 듯 했는데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몇몇 꾼들이 좌대에 앉아 낚시를 하고 있다.
제주 올레길 이후 지자체마다 둘레길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제 유행(?)이 지난 듯 썰렁한 느낌이 든다.
1046봉 주능선까지 오르는 동안 이정목은 한 개도 없었고 빛 바랜 서너개의 표지기 만이 간간이 눈에 띄이는... 등산객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묵은 산길을 치고 올라간다. 갑자기 경작지 조성중인 공사판이 나타나고.. ㅉㅉㅉ...이건 또 무슨짓이냐?...2017.9.4. 자기가 다녀간 흔적을 표시한 것이다. 언양 인터체인지 왼편에서 우람하게 버티고 서서 굽어보던 영축산이 멀리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른쪽으로는 이름 모를 영남알프스의 능선이 길게 누워있고... 가창공단이다. 이제 까지 몇 번이나 쉬면서 얼음물을 들이켰는지 모른다. 잡목 우거진 묵은 산길을 넘어질 듯 위태위태한 걸음걸이로 헤치고 올라온 시간을 기록할겸 잠시 배낭을 벗어놓고 숨을 돌리는데 먼저 와있던 여성 2분이 앉아 있다가 내가 목요팀 꼴찌라니 화들짝 놀라면서 엉덩이를 들고 일어난다. 여기까지 올라 오는데 2시간 47분 걸렸으니 오늘 산행이 얼마나 험난하고 괴로운 산행인지 알 만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좋은 풍경은 카메라에 담어야 하고.... 10여분후 1046봉에 이르니 박사님을 필두로한 B조 후미팀이 점심을 먹고 있다. 맨꼴찌로 힘들게 올라온 나에게 파이팅으로 격려해주고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호의를 베풀어 주지만 내코가 석자나 빠져 있으니 퍼질러 안아 먹고 싶은 생각도 없고...양쪽 관자노리는 욱신거리며 조여오고 (이건 몸이 상당히 좋지 않은때 보내는 신체의 신호라는 것을 안다) 이런 체력이면 이제 산행도 접어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내 심정은 복잡하고 우울하고 짜증난다...빌어먹을! 문여사님. 장하시오!.... 이제 장쾌하고 시원한 영남알프스를 즐기기만 하면 되는데 여전히 관자노리는 욱신거리며 조여온다. 쉽게 말하여 골치가 아픈 것이다. 고산지대에서나 보이는 산오이풀이다. 1046봉에서 영축산 방향의 릿지인데 박사님은 굳이 여기를 보고 가라고 충동질이다. 이런 그림이 영남 알프스의 매력이다. 때깔 선명한 구절초 그리고 미역취 영축산 방향에서 고독한 산꾼 하나 올라온다. 이제 신불산으로 용담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이름 모를 야생화를 찍을 때는 허리를 굽히고 무릎도 접고 정성스럽게 찍어야 제대로 꽃이름을 알게 되는데 워낙 체력이 방전되어 대충 찍었으니... 신불평원 억새는 잎파리가 억세지 않고 부드러운게 여느 다른곳 억새하고는 다른게 특징이지 싶다. 산세가 이러니 유럽의 알프스와 많이 닮았다고 영남 알프스라고 하는데 사실 스위스의 알프스는 이보다 훨씬 더 광활하고 부드럽지만... 가을 햇살을 받아서 은빛으로 출렁이는 억새꽃들의 춤사위를 보는 것이 즐겁다 가천 저수지에서 올라오는 이정표를 만났으니 우리가 걸어온 들머리가 잘못 되었음을 알게된다. 써글!...
팔십이 넘은 연세에도 영축산까지 다녀오신 김석환님!...참으로 대단하셔요!...앞으로도 쭉쭉 고고씽!..바랍니다. 같은 버스를 타고 와도 가는 길이 다르니 산행중에는 좀체로 만나기 힘든 두꺼비님도 반갑게 만나고... 얼라리?...신불산 100여 메타 전방에서 한발 한발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데 뒤에 따라오던 박사님이 배낭 벗어 내라며 천둥처럼 고함을 질러댄다....그 고집 누가 막으랴?... 신불재에서 신불산까지 700메타 계단길이 장난은 아니었다. 사실 배낭을 벗으니 그래도 잠시뿐 이었지만 어깨가 시원하기는 하더라!...ㅋㅋㅋ 청풍님도 영축산 댕겨오고... 신불산에서 간월재는 내림길이고 간월재에서는 택시를 불러타고 날머리 등억온천지구로 갈수 있다니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 인줄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라!...써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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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하신 이력이 뭍어나는 산행기입니다...
엄청 힘든산행을 하신듯...
근데 2편이 기대가 되면서 웃음이 나오는건 무슨 조화인지 송구스럽습니다..^^
멋지십니다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