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어구이 「남편이 말하기를 탈출하던 청년이 바닷가에서 감독한테 잡혀왔대요. 남편이 귀신도 울고 갈 고문현장을 보고 기절초풍한거예요. 거꾸로 매달아 놓고 밑에다 장작불을 피웠더래요. 그러니 머리카락부터 타 오를 수밖에요. 숨이 끊어지지 않았는데 소금에 얼간한 청어를 석쇠위에 올려놓고 굽기라도 하듯 장작개비를 또 올려놓고 불을 피우더래요.」 「감독1: 이놈을」 「감독2: 청어구이하면 어떨까?」 「그거 좋겠군. 소금을 좀 뿌려야 제 맛이 나겠지.」 「청어가 너무 말랭이라 익어도 먹을 게 없겠구려.」 「어쨌든 이놈은 천황폐하를 배반한 놈이니 불에 구워 익혀야 해.」 「불이 너무 세면 청어가 타니까 약한 불로 익혀야 잘 익어.」 「창문을 열어! 장작을 한 개 더 올려야겠어.」 감독실 쪽에서 비명소리와 연기가 창문으로 새 나갔다. 공사장은 온통 인간청어구이 냄새가 비안개처럼 내려 깔렸다. 일하던 주민 한 사람이 창문 앞에 다가서서 안을 들여다보았다. 끔찍한 광경을 목격한 그는 겁에 질려 성대가 마비되면서 뒤로 물러섰다. 감독들은 여유만만하게 밖으로 나와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에 감독이 시멘트 포대로 덮어 놓은 시신을 사람들 앞에 내놓았다. 「다들 모여라! 하야꾸! 하야꾸!」 「조센징! 너 이리 와서 포대를 걷어라!」 청년이 나와서 포대를 걷으니 불에 글린 시신이었다. 감독이 말했다. 「너희들은 제발 도망치지 마라. 나는 이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이제 청어구이도 지겹구나. 석쇠위에 청어 꼴이 되고 싶지 않거든 일이나 열심히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