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산(785m, 경남밀양) 136위
경북
청도 경남 밀양에 자리한 구만산 (985m)의
구만동계곡은 계곡등반의 묘미를 느끼게 해 주는 곳이다.
벼락듬이,
부석듬이,
아들바위,
상여바위,
상투바위,
송곳바위,
병풍바위,
얹힌바위,
흔암
등 천태만상의 바위는 흡사
설악산 천불동 같고,
물살에
씻긴 매끈한 바윗돌과 넓은 암반은 지리산 백운동 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특히
40m의
통수골 폭포의 왼쪽 바위 벼랑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면 펼쳐지는 적요한 계곡 풍경은 두타산 문간재를
넘어서 영원동에 들어간 것 같은 아득함에
누구나 넋을 잃고 마는 풍경이다.
구만동이
알려지지 않고 고스란히 비경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웃의 명소들과 지형적 특성이 큼직한 문 구실을
해준 덕분이다.
지리산
뱀사골이 심원계곡을,
가야산
해인사가 백운동을,
덕유산
구천동이 마학골을,
오대산
상원사와 적멸보궁이
신선골을,
설악산
천불동이 둔전골을 꼭꼭 숨겨 두었듯이 운문사 석골사 계곡과 재약산 얼음골,
가지산
호박소 등의
명소가 엄청난 흡인력으로 모든 사람들을 빨아 들였기에 구만산의 구만동이 고스란히 보존되었던 것이다.
또
하나는 계곡 입구에 유명한 약물탕이 있어 이곳까지 찾아온 사람을 붙들었을 뿐더러 큰 바윗돌까지 계곡을 막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계곡 중간에 통수골 폭포와 병풍암이 더 이상 오르는 것을 막고 있어서이다.
구만
약물탕은 300m나
되는 높이에서 바위틈 사이를 비집고 흘러내린 물이 떨어지는 곳으로,
물이
너무나 차가워 3분
이상은 천하장사도 버틸 수 없다고 마을 사람들은 자랑이 대단하다.
이곳
약물탕은 예부터 피부병에 특효가 있다고 알려졌다.
천불동과
흡사한 20리
계곡의 구만동은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사람들이 난을 피해 들어와 숨어 있었다 해서 붙은
이름인데,
20리가
넘는 골짜기 안은 암반과 바위,
소와
담이 어울려 산악미가 빼어난 곳이다.
등산로는 약물탕 옆의
바위벽을 타 넘어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통수골 폭포 밑까지 잘 나 있다.
하지만 구만동에
들어와 길 따라 구만산에 오르는 것보다 물살에 씻기고 햇살에 마른 매끈한 바위를 밟고 개울을
징검다리 건너듯,
또는 강변의 자갈밭을
거닐 듯하며 가는 즐거움은 유별나게 좋다.
아예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등산화와 양말을 벗고 맨발로 40분 정도 걸어 통수골
폭포까지 가면 구만동 계곡등반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다.
통수골 폭포는 높이
40m의
2단으로 나누어진
직폭인데,
좌우에는
100m가 넘는 바위벽이
200여m나 병풍처럼 늘어서
있어 아무리 둘러봐도 나아갈 길이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길은 좌측
너덜지대를 200m
올라 큰 소나무 바로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병풍암 허리를 껴안듯이 돌아나가게
되어 있다.
폭포 위는 이 세상
사람들이 한번도 들어오지 않은 듯한 적막함에 휩싸여,
아득한 세월의
무상감을 느끼게 하는
비밀스러움이 감돈다.
산행코스
:
구만산자연농원-구만암-구만폭포-구만산-봉의(인곡)저수지갈림길-가인계곡-봉의(인곡)저수지상류-인골산장-
인곡마을회관(10km,
5시간)
산행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