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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제가 그간 학생들 지도하면서 생각해 본 아이디어들을 종합하여 직접 쓴 것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아이디어 얻어 가시는 분이 있으셨으면 하네요.
생각이 다르시거나 보완점이 있다면 댓글 좀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미리 5~6개 정도 과제로 해 오게 합니다. 사실 일주일에 5~6개만으로 독해 실력을 향상시킨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방학 때 집중적으로 시키기도 하는데 실력향상을 스스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도움이 된다는 학생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비문학 수업할 때는 90분 수업으로 하는데요, 독해 방법에 대한 학습 20분 정도, 지문 해설 50~60분 정도, 과제 검사 및 피드백 10~20분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독해 방법에 대한 학습은 뭐 대단할 것 없고 교재에 있는 비문학 제재 5~10개 정도에서
1. 전체글 화제 찾기 연습 2. 담화 표지 찾기 연습 3. 중심 문장 찾기 연습 4. 중심 문장 작성 연습 5. 세부 내용 작성 연습 6. 근거 찾기 연습 7. 재인 검사 연습 등을 로테이션해 가며 학생들이 직접 해 보게 하고 있습니다.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 세상(누리)을 읽는 눈(안)
<목차> 1. 비문학 독해에 왕도(王道)가 있을까? 2. 비문학 학습법.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3. 독해 능력을 구성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4. 아, 됐고. 그래서 수능국어 비문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5.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 세상(누리)을 읽는 눈(안) 6. 학생들이 직접 한 독해 분석 예시 |
1. 비문학 독해에 왕도가 있을까?
비문학 독해에 王道(왕도)1)는 없다. 正道(정도)만 있을 뿐이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해 오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결국 이것이다. 비문학 독해법에 대해 지도하고 있는 많은 선생님들이나 강사들을 깎아내리려는 말이 아니다. 수학능력시험에서 비문학 독해의 답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내기 위한 방법들이 없다는 뜻도 아니다. 여러 선생님들이나 강사들이 제시한 독해 방법들이 저 나름의 효용이 있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독해와 관련된 그 방법들이란 것이 독해 능력 자체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라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명 강사들이 제시하는 독해법과 문제해결법이 자신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꾸준히 해 보는 것이 좋겠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만족할 만한 능력의 향상을 얻지 못했다면 그 방법들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이니 다른 방법을 찾아 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다른 방법 중 하나로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 세상(누리)을 읽는 눈(안)>을 제시한다.
각주)-----------------------------------
1)王道(왕도) : 어떤 어려운 일을 하기 위한 쉬운 방법.
2. 비문학 학습법. 무엇이 문제일까?
<잘못된 비문학 학습법> ① 수능 국어 관련 문제집 많이 풀기? ② 수능 관련 강의만 듣기? ③ 신문 사설 읽기? ④ 속독 훈련하기? |
잘못된 비문학 학습법에 대해 말하기 이전에 먼저 비문학 독해 능력을 기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겠다. 그 방법은 목차 <5.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에서 제시할 내용들을 지시에 따라 잘 연습해 나가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독해 연습 제재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바로 과학, 사회, 윤리 등의 교과서이다. 일단 과학, 사회, 윤리 등의 교과서 내용과 수능 국어 비문학 제시문의 내용은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독해 능력을 기르기 위한 제재로 사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예습이다. 일단 자습서를 보지 말고, 제대로 된 독해 연습 방법에 따라, 스스로의 힘으로 교과서를 미리 읽어 보자. 교과서를 수능 국어 비문학 제시문이라고 생각하고 문단별 중심 내용도 정리해 보고, 세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그림도 그려보고 표도 만들어 보자. 그리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으며 자신이 미리 이해해 본 내용과 일치하는지 비교 점검해 보자. 그러면 된다. 교과 학습도 하고 교과서를 제재로 독해 능력도 기를 수 있다면 일석이조(一石二鳥)이지 않은가?
(1) 수능 국어 관련 문제집 많이 풀기?
수능 모의고사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많은 학생들이 가장 먼저 시도해 보는 첫 단계는 대부분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다. 실제 만나는 학생들 중에서도 이런 경험에 대해 말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최근 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보게 된 여러 다큐멘터리에 나온 학생들도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이런 실수를 하고 만다. 이것저것 생각할 것 없이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일 텐데, 문제만 많이 풀어 보는 것은 비문학이나 문학이나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능 모의고사를 학교에서 시간을 재고 풀어 본 학생이라면 잘 알겠지만 시험이 끝나면 머리에 남는 것이 많지 않다. 머리에 남는 것이 없어서는 비문학 독해력이든 문학 감상능력이든, 수능에서 요구하는 능력이란 것을 기를 수 없다. 문제를 풀기 이전에 기본적인 독해력과 감상능력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문제를 풀더라도 수능 출제의 원리와 특성 정도는 알고 풀어야 하지 않을까?
(2) 수능 관련 강의만 듣기?
EBS 강의든 사설 인터넷 강의든 이것을 잘 활용하기만 하면 실력의 향상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인강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수능 국어는 지식 평가보다는 능력 평가에 초점에 맞추어진 시험이다. 물론 지식적인 면에서도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런 강의 내용이라면 잘 듣고 이해하고 반복 복습하고 암기하면 된다. 그러나 능력과 관련된 내용이라면 강사가 떠먹여 주는 내용만 잘 받아먹는다고 해서 자신의 능력이 향상되지는 않는다. 강사 덕분에 비문학 제시문의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할지라도 자신의 노력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큰 효용을 갖지는 못한다. 인강을 듣지 말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잘 활용하면서 들으라는 것이다.
비문학 독해 능력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라면 학습할 내용을 미리 예습해야 한다. 그 후에 인강을 들어야 한다. 강의를 들을 때도 능숙한 독자인 강사의 사고 과정과 자신의 사고 과정을 비교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강사가 하는 것처럼 능숙해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해야 한다.
(3) 신문 사설 읽기?
지금은 다소 유행이 지났지만 예전에는 신문을 활용한 NIE 교육이 성행했었다. 신문이 독서 교육에 훌륭한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흥미가 있는 학생이라면 신문을 통해 다양한 배경지식을 습득하고 사설을 통해 체계적인 읽기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학생들이 신문 기사나 사설의 내용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 독해력을 기르기 위한 읽기 연습의 첫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 흥미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재미가 없는 신문이나 사설을 굳이 독해 연습의 재료로 삼을 이유는 없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새로운 지식을, 그것도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얻게 되었을 때 즐거움을 느낀다.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하고 학생들마다 흥미가 다르긴 하겠지만, 그간의 학생 지도 경험을 통해 생각해 볼 때 ‘앎의 즐거움’을 느끼는 데는 과학 제재를 다룬 글만큼 좋은 것이 없었던 것 같다.
(4) 속독 훈련하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소설을 읽는 경우라면 괜찮겠지만 수능 국어 비문학에 나오는 내용들은 속독을 통해 이해하기가 어렵다. 당연하게도 소설보다 그 내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을 때와 같은 속도로 비문학 제시문들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학생이 있다면, 선생님이든 학원이든 학습서든 뭐든 필요 없을 것이다. 언어 영역에 있어서는 천재일 테니까 말이다. 학생들이 수능 국어에 나오는 비문학 문제를 틀리는 이유는 빨리 읽지 못해서가 아니라, 잘 이해하고 잘 판단하지 못해서이다. 다시 말해, 독해력과 사고력이 문제인 것이지, 속독이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3. 독해 능력을 구성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독해 능력을 구성하는 요인> ① 어휘력 ② 배경지식 ③ 스키마 ④ 메타인지 |
(1) 어휘력
어휘력이 독해력을 구성하는 핵심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해력 신장이 목적인 학생들이 어휘력 학습에 들이는 노력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분명한 학습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아 막막하기도 하거니와 일정량의 범위를 정해 학습한다 하더라도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 암기식으로 익힌 어휘는 금방 잊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개념들을 누적하여 쌓아 놓은 구조물이라 볼 수 있어서 어휘의 개념을 너무 몰라서 잘못 이해하거나 불확실하게 이해하면 그 구조물 전체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래의 내용은 ‘EBS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다큐에서 소개된 내용인데 같은 내용의 글임에도 어려운 한자어가 많이 나오면 시선이 흐트러지며 제대로 독해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좌우측 글의 내용은 동일하다. 하지만 좌측의 경우 견과류, 산패, 지방질, 산화 작용 등의 한자어가 많다.
어휘력이 낮은 학생들은 한자어가 많이 들어 있는 제시문을 읽을 때 시선이 흐트러짐을 보여준다.
사실 우리는 어떤 글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들이 나올 때마다 사전을 찾아 단어의 의미를 익히지 않는다. 독서를 많이 해 나가다 보면 굳이 사전을 찾지 않고서도 문맥을 통해 익힐 수 있는 어휘들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입을 위한 수능 국어 학습이 목적이라면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수능 비문학에 나오는 제시문들은 철학, 경제, 과학, 법률 등 세분화된 영역들이며 그 영역마다 같은 어휘라도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경우들이 많다. 예를 들어, ‘주체’라는 단어는 ‘어떤 단체나 물건의 주가 되는 부분 또는 사물의 작용이나 어떤 행동의 주가 되는 것’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언어’에서는 ‘문장 내에서 술어의 동작을 나타내는 대상이나 술어의 상태를 나타내는 대상.’을 의미하며 ‘철학’에서는 ‘실재하는 객관에 대립하는, 의식하는 주관’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며 ‘법률’에서는 ‘다른 쪽에 대하여 의사나 행위를 미치는 쪽’이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영어 단어를 암기하듯 국어 어휘들을 학습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인가? 수능 비문학 지문들을 학습하고 나면 몰랐던 어휘들을 따로 적어 두고 암기하려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전체적인 문맥을 통해 익힌 어휘가 기억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왕 하는 노력이라면 단어장을 마련해서 자주 반복해서 학습해 두는 것이 좋다.
(2) 배경지식
배경지식이 많으면 많을수록 독해에 유리하다. 배경지식이 많았던 비문학 제시문은 거의 안 읽다시피 하고도 문제를 다 맞았다는 학생들의 이야기도 쉽게 들어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배경지식만 두루 학습해 놓는다면 독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수능 국어 비문학 독해에서는 어떤 영역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를 알 수 없으니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된다. 따라서 배경지식은 제시문 하나하나를 학습하면서 확충해 나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수능 국어 비문학 독해로만 제한해서 생각해 보면, 모든 제시문을 배경지식화하기도 어렵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배경지식의 도움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영역은 철학, 과학, 경제 영역 정도이다. 이 영역들의 제시문들은 문제만 풀고 넘길 것이 아니라 외울 것은 외워서 배경지식으로 만들어 두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또한 배경지식 확충을 위해서는 각 영역별로 집중적으로 독해 연습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낫다.
가끔 배경지식 때문에 오히려 문제를 틀렸다고 하는 학생들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니다. 배경지식을 통해 빠르게 이해하면서 읽되 문제를 풀 때는 자신이 선택한 답의 근거를 제시문에서 분명하게 찾아 표시해 두는 습관을 들이면 그런 실수는 다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3) 스키마
많은 사람들은 배경지식과 스키마가 같은 개념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배경지식이란 독해를 할 때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을 말하며 스키마는 제시된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화하는 인지적인 개념의 틀을 의미한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스키마란 배경지식뿐만 아니라 그 배경지식을 독해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글의 의미를 재구성할 수 있게 해 주는 사고의 기본 뿌리이다. 파란색 색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파래 보이고, 빨간색 색안경을 끼고 보면 세상이 빨개 보일 텐데 스키마란 이 색안경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독해에 영향을 미치는 스키마의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수능 국어 비문학 독해와 관련된 것만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스키마는 크게 내용 스키마와 구조 스키마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내용 스키마는 글의 의미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고 글의 주요 정보에 선택적 주의 집중을 가능하게 한다. 구조 스키마는 이어질 내용에 대해 예측, 확인하면서 읽을 수 있게 한다.
스키마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의 글을 읽어 보도록 하자.
승철이는 도망가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매트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에게 가장 괴로운 것은 지금 상대방에게 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보았다. 그를 잡는 상대의 압박은 강했지만 그는 그것을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자면 시도해야 할 시간이 정확해야 한다는 것 또한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승철이는 자신이 그렇게 심하게 벌칙을 받은 것은 처음에 거칠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생각 때문에 상황은 더욱 암담해지고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압박감이 그를 심하게 짓누르고 있었다. 순간 그는 그가 지금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꼈다. 그의 성공과 실패가 앞으로의 몇 초 동안에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출처 입력
이 글은 앤더슨이라는 학자가 스키마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해 만들어 낸 다소 모호한 글2)이다. 앤더슨의 실험에서 많은 사람들은 이 글이 감옥에서 탈출하려는 죄수에 관한 글이라고 이해했지만 레슬링을 공부한 사람들은 위의 글을 상대 선수에게 잡힌 목을 빼고 빠져나가려는 레슬링 선수에 대한 묘사로 해석하였다. 이처럼 독자들은 자신이 가진 스키마에 따라 글을 읽고 이해하며 그 스키마에 도움을 받아 글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거나 특정 정보에 선택적으로 주의 집중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스키마가 내용과 관련된 것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독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구조 스키마이다. 구조 스키마란 글의 다양한 구조를 알고 이를 자신의 독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구조 스키마는 글의 전개를 예측하고 확인하면서 읽을 수 있게 하며,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한다. 학생들 중에는 자신이 틀린 비문학 문제를 학원 강사나 학교 국어 선생님께 여쭈어 보았을 때 그분들도 모든 기출 문제를 다 읽고 풀어 본 것이 아닐 텐데 빠르게 답을 찾아 설명해 주시는 경우를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문제가 요구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아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구조 스키마가 많고 그것을 능숙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구조 스키마는 담화 표지 활용과 관련이 깊다. 담화 표지3)란 글의 전개와 구조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서 능숙한 독자일수록 담화 표지를 활용하여 글의 구조와 중심 내용에 대한 빠른 판단을 해 나간다.
지금까지 스키마의 개념과 종류, 그리고 효과에 대해 이해해 보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키마를 어떻게 하면 활성화할 수 있을까? 먼저, 내용 스키마는 글 전체를 읽기 전에 글의 화제를 먼저 확인해 본다던가, 하나의 문단을 읽기 전에 그 문단의 중심 내용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는 등의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 그리고 구조 스키마는 화제와 각 문단의 중심 내용을 통해 글의 전체적인 흐름과 구조를 파악해 본다든가, 글의 전개에 대해 정보를 담고 있는 담화 표지를 통해 글 전체 구조를 먼저 파악해 보는 연습을 통해 기를 수 있다.
각주)-----------------------------------
2) 원문은 영어이기 때문에 문맥을 고려하여 일부 어휘와 내용을 수정했다.
3) 담화 표지 : 목차 <5.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 세상(누리)을 읽는 눈(안)>에서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음.
(3) 메타인지
스키마에 대한 설명에서 언어학자들의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들의 실험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능한 한, 어휘력, 배경지식, 스키마가 유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연 그들은 독해 결과가 유사할 것인지 실험을 진행한 것이다. 그들은 어휘력, 배경지식, 스키마까지 유사한 사람들은 독해의 결과가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험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벗어나 사람들마다 큰 차이를 나타내었다. 그렇다면 독해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어휘력, 배경지식, 스키마를 제외하고도 또 다른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결론에 다다를 수 있다. 오랜 연구 끝에 언어학자들은 그 하나의 요인을 찾아 내었고 그것을 메타인지라고 이름 붙였다.
다음의 글을 읽어 보자.
『배비장전』에서 창피를 당해 제주도를 떠나려 했던 배 비장은 제주도에 남게 되고, 결말에 가서는 현감에 올라 사람들의 칭송을 받게 된다. 이와 같은 변화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배 비장이 제주도를 떠나고자 할 때, 제주도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신이 서울 양반이라는 우월감을 버리고 그들을 존중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 노릇을 어찌하여야 좋겠느냐’고 묻는 배 비장의 모습에서 그가 경직된 관념을 버리고 제주도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비록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서울 양반의 경직된 관념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는 ‘어정쩡하게 말하려다 춘몽을 못 깨고 또 실수했다’라고 한 배 비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은 2022학년도 문학 <보기>에 나온 내용을 목적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이상한 점이 있었다면 어느 부분이며 왜 그런지 말해 보도록 하자.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면 글을 다시 읽어 보자. 이 글 하나로 메타인지 능력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겠지만, 처음 글을 읽으면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고 왜 이상한지를 말할 수 있는 경우,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만 무엇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 경우, 다시 글을 읽고 나서 이상한 점을 발견한 경우,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의 순서로 메타인지 능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문제가 있는 부분은 <‘이 노릇을 어찌하여야 좋겠느냐’고 묻는 배 비장의 모습에서 그가 경직된 관념을 버리고 제주도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인데 논리를 따져 보면 ‘이 노릇을 어찌하여야 좋겠느냐’는 물음은 어떤 일에 대한 해결 방도가 없을 때 할 수 있는 탄식이다. 만약 배비장이 제주도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을 알고 싶었다면 ‘어찌하여야 그들을 존중할 수 있겠느냐?’라고 물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노릇을 어찌하여야 좋겠느냐는 물음에는 제주도 사람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담기기 어렵다. 이와 같은 내용상의 오류를 찾아 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읽은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스스로의 인지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그러한 능력을 메타인지라고 할 수 있다.
상위 1%를 가르는 능력이라고도 하는 이 메타인지란 인지에 대한 인지, 또는 초인지, 상위 인지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그 핵심은 글을 읽는 사람이 자신의 인지에 대해 점검, 조절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먼저, 점검은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자신이 아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자기 점검을 위해서는 자신이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를 자기 점검을 위한 질문을 하며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 독서 교과 내신을 준비할 때 보면 학생들은 이미 시험 범위로 제시된 독서 지문을 정리하며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는다. 반복하는 횟수가 많아지다 보니 시험에 가까워서는 ‘선생님, 전 이 지시문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어요.’라고 말하지만 정작 시험을 보고 나면 그 학생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틀린다.
다음으로 조절이란 이해 실패에 대한 대처, 독해 목적에 맞는 전략의 수립과 수정을 의미한다. 수능 비문학 독해에 한정해서 이를 설명하자면 화제나 글의 중심 내용을 먼저 찾아 스키마를 활성화한다든지, 잘 모르는 어휘를 문맥을 통해 이해하려고 시도한다든지, 제시문의 성격에 따라 읽는 방법을 달리한다든지, 스스로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읽는다든지, 내용의 난이도와 중요도에 따라 읽기 속도를 달리한다든지, 문제 풀이를 고려하여 글의 대략적인 흐름만 파악하고 나중에 자세히 읽는다든지, 어떤 내용이 문제로 나올지 예측해 본다든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는 다시 읽거나 의미 단락으로 나누어 읽거나 문제에 있는 그림이나 표를 활용한다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메타인지 능력은 뒤에 언급할 내용인 <7. 실전 문제 풀이를 위한 기술 및 방법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 능력은 독해에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요인들과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하고 오랜 독서와 연습을 통해 체화(體化)되어 거의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 능력만을 따로 향상시키기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메타인지 능력만 따로 연습할 것이 아니라 독해에 영향을 미치는 나머지 요인들과 함께 연습해 나가는 것이 좋으며 이 능력의 향상을 위해서는 능숙한 독자의 사고를 모방하며 다양한 글을 통해 반복 연습하는 것이 가장 좋다.4) 이런저런 생각도 싫고 잘 모르겠다면 이 글의 목차에 제시되어 있는 <5.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 세상(누리)을 읽는 눈(안), 7. 실전 문제 풀이를 위한 기술 및 방법들>을 자세히 읽고 반복 연습하면 어휘력, 배경지식, 스키마, 메타인지 이 모든 능력들을 고루 기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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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능숙한 독자의 사고를 모방하기 위해서는 시범자의 사고 구술을 통해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다.
사고 구술 학습의 단계 : 1. 학습자가 제시문을 먼저 읽는다. 2. 능숙한 독자가 독해를 수행하는 과정을 사고 구술을 통해 단계적으로 학습자에게 보여 준다. 3. 학습자는 자신의 독해 과정과 시범자의 독해 과정을 비교해 보며 새롭게 알게 된 방법들을 노트에 적어 본다. 4. 학습한 독해 전략들을 새로운 글 읽기에 적용해 본다.
4. 그래서 수능국어 비문학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1) 수능 비문학? 일단 지피지기부터
일단 수학능력시험, 줄여서 수능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쓸데없는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수능이란 수학 능력, 다시 말해 대학에 가서 ‘전공에 대한 학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시험이다. 여기서 핵심은 ‘지식의 정도’가 아니라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그 능력이란 것이 국어에 있어서는 독해 능력, 논리적 사고력, 문학 감상 능력, 문법 탐구 능력 등이다. 이들 중 비문학과 관련된 것은 독해 능력과 논리적 사고력이다. 시험의 성격이 이렇다 보니 비문학 독해에는 역사학, 사회학, 철학, 과학, 예술, 기술, 법학 등 정말 다양한 영역의 제재들이 등장한다. 가끔 상담을 오시는 어머니들께서 비문학 제재들을 보시곤 ‘이게 국어예요?’라며 의문을 가지실 만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수능 비문학은 제한된 시간 안에 능력을 평가하려는 것이다 보니 그 나름의 특징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알아야 할 수능 비문학의 특징은 대략 다음과 같다.
① 정답의 근거는 모두 제시문 안에 있다.
② 제목은 없고 4~6개의 문단으로 되어 있으며 완결된 형식의 설명문이 많다.
③ 다양한 영역에서 고루 출제하되 제시문은 문제 출제를 위해 재구조화되어 있다.
물론 이것 말고도 더 디테일한 내용이 있지만 그것들은 따로 후술5)하기로 하고 이 세 가지만 각각 살펴 보기로 한다.
첫째, 비문학에서 출제되는 문제의 유형에는 화제 및 중심내용 파악하기, 세부 정보 확인하기, 제시된 정보 통해 추론하기, 다른 대상과 비교하기, 다른 상황에 적용하기, 문맥적 의미 파악하기 등이 있지만 이 모든 문제 유형의 정답이 되는 근거는 모두 본문에 제시되어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각 시도 교육청에서 출제하는 학력 평가보다 교육과정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6, 9월 모의 평가와 수능에서 강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러한 출제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교육청 학력 평가 문제를 출제한 사람에게 책임을 추궁하지는 않지만 수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비문학 문제를 풀 때 자기가 생각한 답의 근거를 찾아서 본문에 표시하거나 왜 이 선택지가 정답인지 간단하게 문장으로 써 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러한 연습은 비단 실수를 줄이고 정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일 뿐 아니라 제시문의 내용과 선택지의 내용이 같은 내용임을 판단하기 위한 사고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둘째, 제목이 없는 글은 많지 않은데 유독 수능 비문학 제시문에는 제목이 없다. 제목이 있으면 대충 글의 내용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텐데 왜 수능 비문학 제시문에는 제목이 없을까? 그것은 화제를 파악하는 능력 또한 평가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화제를 알아야 이어질 내용이나 그에 걸맞은 글의 전개를 예측6)할 수 있고 화제를 알아야 글의 핵심과 중심내용이 무엇인지 판단7)할 수 있다. 따라서 글의 내용을 최소로 읽고 화제를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하며 파악해 낸 화제를 활용하여 글의 내용과 구조에 대한 예측이나 중심내용을 빠르게 판단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각주)-----------------------------------
5) 목차 7. 실전 문제 풀이를 위한 기술 및 방법들(작성 예정)
6) 화제에 걸맞은 내용전개 방법은 대체로 고정되어 있다. 예를 들어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법’이 화제라면 글의 전개 방법은 당연히 단계적으로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7) 영어를 배울 때도 마찬가지지만 ‘A but B’이면 당연히 ‘B’가 중심내용이다. 그러나 글 전체의 화제를 고려할 때 ‘A but B’가 포함된 부분이 ‘예시나 상술’에 해당된다면 B가 A보다 중요한 내용일 수 있지만, A도 B도 모두 중심내용이 될 수 없다.
셋째, 출제되는 다양한 영역 중에 과학, 철학, 경제 영역은 배경지식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평소 학습할 때 문제만 풀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필요한 배경지식을 누적해서 쌓아 놓는 것이 좋다.8) 또한 제시문은 문제 출제를 위해 재구조화된 것이어서 출제를 위해 내용이 생략된 경우 아무리 노력해도 제시문의 정보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따라서 때로는 문단의 핵심만 간략히 파악해 놓고 문제와 함께 제시문을 다시 읽어야 할 때9)도 있고 문제 푸는 순서를 조정해야 할 때10)도 있다.
(2) 자전거를 잘 타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지
이미 언급했지만 수능은 능력의 평가이다. 비유적으로 말해 자전거를 잘 타려면 제대로 된 방법으로 연습을 많이 해야지 자전거의 종류와 역사, 부품의 명칭 따위를 학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안장에 올라타 페달부터 구르라는 것은 아니다. 일단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지식도 있음을 알아두자. 자전거 타기에서 좀 더 나아가 수동 자동차 운전법을 배우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먼저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아 좌석의 위치와 각종 미러들을 자신에게 맞게 조정한 후 핸들을 잡는다. 다음으로는 브레이크를 밟고 키를 꼽아 돌리면서 시동을 건다. 그 후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고 클러치를 밟은 후 기어를 1단에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클러치를 살짝 떼는 동시에 액셀레이터를 가볍게 밟으면서 차를 전진시킨다. 이러한 지식들을 절차적 지식이라고 하며 이 지식들을 숙지하고 있는 것뿐 아니라 순서를 생각하지 않아도 몸에 배어 자동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숙달되어야 수동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다.
독해력도 이와 마찬가지의 방법으로 기를 수 있는데 수동 자동차 운전하기보다 더 변수가 많고 복잡한 것이어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오랜 기간 훈련하지 않고서 짧은 시간 안에 능력의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왕 자동차 운전하기의 예를 들었으니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수동 자동차를 운전한다든가 주차를 잘한다든가 하는 일은 이론만 학습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좋은 코치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비문학 독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시범을 잘 보여주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고, 꾸준히 연습하도록 독려해 주는 능력 있는 선생님이, 한동안은 필요하다.
각주)-----------------------------------
8) 누군가는 배경지식이 오히려 문제를 푸는 데 독이 된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배경지식은 많을수록 좋다. 배경지식을 잘 활용하여 제시문을 빠르게 이해하되 문제 풀 때만 답의 근거를 본문에서 확인하기만 하면 배경지식 때문에 문제를 틀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9) 대체로 그래프, 도표, 그림 따위가 있는 문제가 그러하다.
10) 대체로 3점짜리 문항을 가장 마지막에 푸는 것이 좋다.
(3) 그래서 결국, 이렇게 하라는 겁니다
많은 변화가 있긴 했지만 여러 해 동안 지속되어 온 시험이다 보니 비문학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기술이란 것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기술이라 할 법한 것들이 당장 독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좀 더 뒤로 미루어 설명하기로 한다. 지금은 수능시험을 위한, 독해 능력 자체를 향상시킬 수 있는 연습 방법부터 알아보기로 한다. 일단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다음의 사항들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① 연습할 제재는 학력 평가나 평가원에서 기출된 수능 비문학 지문11)이 좋다.
② 지문의 난이도12)는 현재 본인의 독해 능력에 맞추어 시작하되 점차 수준을 높여 간다.
③ 연습할 제재는 과학, 철학, 경제 등 영역별로 묶여 제시된 교재13)가 배경지식을 쌓기에 좋다.
④ 문제보다 해설이 훨씬 많은 교재를 고르되, ‘화제, 문단별 정리, 전체 줄글 요약’이 있고, 정답뿐 아니라 오답의 근거까지 잘 설명되어 있는 것을 선택하자.
⑤ 이후 설명할 내용에 따라 연습을 하되, 빠르게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한 달 이상, 하루에 3개 이상, 1시간 30분 이상씩14) 꾸준히 해야 한다.
⑥ 이후 설명할 독해 연습 방법은 가급적 순서대로 모두 하는 것이 좋지만 제시문의 성격, 학생의 독해 수준, 학습에 소용되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일부는 빼고 진행할 수도 있다.
아래에 제시된 교재 이미지는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독해 연습 방법에 맞게 구성해 놓은 것이다. 그러나 시중에 이런 교재는 없을 테니 앞서 언급한 교재에다 아래 이미지에 제시된 내용들을 순서에 맞게 잘 따르며 연습하면 된다.
각주)-----------------------------------
11) <7. 실전 문제 풀이를 위한 기술 및 방법들(작성 예정)>에서 자세히 언급할 예정임
12) 지문의 난이도가 세분화되어 구성된 교재는 많지 않다. 가끔 고1 지문이 고2 지문보다 어려울 때도 있지만 대체로 고1,2,3 순으로 구성된 교재를 선택하면 된다.
13) 모든 영역을 배경지식화할 필요는 없다. 과학, 철학, 경제의 세 영역이면 충분하다. 그러나 시중에 판매되는 교재들은 ‘철학과 경제’가 ‘인문•사회’라는 큰 영역으로 묶여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때는 ‘인문•사회’ 영역 중에서도 ‘철학’만 따로, ‘경제’만 따로, 우선적으로 학습한 다음 나머지 부분들을 학습하는 것이 좋다.
14) 타교과들도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1시간 이상씩 꾸준히 비문학 독해 연습을 할 수 있는 학생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러므로 방학을 이용해서 한 달 이상 독해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비문학 독해력 향상이 시급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3,4지문씩 독해 연습을 시켜본 적이 있는데 그 수업에 참여한 모든 학생들이 스스로도 충분히 느낄 만큼 독해력이 향상되었다.
5. 비문학 독해 능력 향상을 위한 정도(定道)
-교재 이미지에 제시된 번호와 함께 글을 읽어 내려가면 된다.
<독해력 향상을 위한 비문학 독해 연습법> ① 화제 먼저 파악하기 ② 문단별 중심 내용 파악하기 ③ 특정 문단의 세부 내용 정리하기 ④ 모르는 어휘 정리하기 ⑤ 정답의 근거를 확인하면서 문제 풀기 ⑥ 재인 검사하기 ⑦ 진위형 문제 만들기 |
(1) 화제 먼저 파악하기
앞서도 언급했듯이 수능 비문학 제시문에는 제목이 없다. 제목이 없는 글을 읽을 때 글의 화제를 먼저 찾아낼 수 있다면 그것을 모르고 읽을 때보다 한결 이해에 도움이 된다. 화제 파악의 중요성을 알기 위해 아래의 글을 읽어 보자.
『 절차는 간단하다. 먼저 항목들을 종류별로 분류하여 두세 묶음으로 나눈다. 양이 적다면 한 번에 해도 좋다. 중요한 것은 한 번에 너무 많은 양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한 번에 많은 양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조금씩 여러 번 나누어 하는 것이 낫다. 이 점은 얼핏 보기에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으나, 일이 복잡하게 되면 곧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한 번의 실수로 대가를 크게 치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위 글에는 그닥 어려운 어휘가 없다. 그래서 읽어 내려가는 데 어려움이 없겠지만 다 읽고 나면 무슨 내용인지 모호하고 불분명하다. 이번에는 이 글의 제목을 알고 다시 한번 읽어 보도록 하자. 제목은 ‘세탁기 사용법’이다. 제목을 고려하면서 글을 다시 읽게 되면 모호했던 부분들이 명료해진다. 이것이 수능 비문학 독해를 할 때 화제를 먼저 파악해야 하는 이유이다. 화제 파악은 중요한 내용과 그렇지 않은 내용을 구분할 수 있게 해 주는 기준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체 글을 읽기에 앞서 글의 화제를 파악해 둔다면 글의 이해는 물론 중심내용 파악하기에도 도움이 된다.
전체 글을 읽기 전에 화제를 파악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글이라는 것은 목적에 따른 효율적인 구성 방법이 있게 마련이고 또한 언어 공동체의 오랜 관습을 따르기 때문에 대체로 글의 첫머리에 화제가 제시된다. ‘집중호우의 매커니즘’을 설명한 글에서도 1문단의 맨 마지막 문장에 화제가 제시되어 있다. 마지막 문장이 의문문으로 되어 있다면 화제임이 더욱 분명하다. 1문단에서는 포괄적인 내용을 다루고 2문단부터 본격적으로 화제를 다루는 글도 있다. 따라서 1문단을 자세히 읽고 화제를 찾지 못했다면 2문단의 앞부분을 보면 된다. 2문단의 앞부분을 읽고도 화제를 모르겠다면 마지막 문단의 마지막 부분을 먼저 살펴 보면 된다. ‘집중호우의 매커니즘’을 설명한 글에서도 마지막 문단 마지막 부분에 화제를 다시 언급하고 있다. 만약 1문단 자세히 읽기, 2문단 앞부분 읽기, 마지막 문단 마지막 부분을 읽고도 화제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불친절한 글이므로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다.
처음 연습부터 화제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않는 것이 좋다. 만약 화제를 명료하게 진술할 수 없다면 1문단을 읽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단어라도 하나 선택해 두는 것이 좋다.
(2) 문단별 중심 내용 파악하기
<문단별 중심 내용 파악하기> ① 일반 구조(두괄식, 미괄식)를 활용하여 중심 내용 찾기 ② 담화 표지를 활용하여 중심 내용 찾기 ② 찾은 중심 내용을 진술하기 |
문단별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것도 화제 파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단의 내용을 다 읽지 않고 파악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이 또한 화제 파악하기와 마찬가지로 문단의 첫머리, 문단의 마지막, 다음 문단의 첫머리를 순차적으로 살피면 중심 내용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집중호우의 매커니즘’을 다룬 위 글을 보면 2, 3문단의 중심 내용이 각 문단의 마지막 부분에 언급되어 있다. 문단을 구성하는 방법에는 두괄식과 미괄식이 있으니 각 문단의 첫부분과 마지막 부분을 살피는 것이 중심 내용 파악하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테지만 다음 문단의 첫머리는 왜 살펴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다음 문단의 첫머리에서 앞서 나왔던 문단의 내용을 요약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앞 문단의 마지막 문장에 다음 문단의 핵심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도 많다. 각각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문단 첫머리에서 중심 내용을 안내하는 경우 광고는 광고주인 판매자의 이윤 추구 수단으로 기획되지만, 그러한 광고가 광고주의 의도와 상관없이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 -> ‘광고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이 문단의 핵심 내용임을 알려 준다. 인간의 본성에 관한 서로 다른 두 관점이 있다. …… -> ‘인간의 본성에 대한 두 관점’이 이 문단의 핵심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예약에서 예약상의 급부나 본계약상의 급부가 이행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예약의 유형에 따라 발생 문제의 양상이 다르다. …… -> ‘예약의 유형에 따른 발생 문제의 양상’이 이 문단의 핵심 내용임을 알 수 있다. |
② 문단 첫머리에서 이전 문단의 핵심을 요약하는 경우 왜곡 보정이 끝나면 영상의 점들에 대응하는 3차원 실세계의 점들을 추정하여 이로부터 원근 효과가 제거된 영상을 얻는 시점 변환이 필요하다. …… -> 앞 문단의 내용이 ‘왜곡 보정’에 관한 것이었고 이어지는 문단의 내용이 ‘시점 변환’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에피쿠로스의 자연학은 우주와 인간의 세계에 대한 비결정론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 -> 앞 문단의 핵심 내용이 ‘에피쿠로스의 자연학’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통적인 경제학에서는 금융감독 정책을 통해 금융 안정을, 통화 정책을 통해 물가 안정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이원적인 접근 방식이 지배적인 견해였다. …… -> 앞 문단의 내용이 ’금융과 물가의 안정을 위한 전통 경제학의 이원적 접근 방식‘이었음을 알 수 있다. |
③ 문단 마지막에서 다음 문단의 핵심을 안내하는 경우 ……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영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보자. -> 다음 문단에서 ‘영상의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할 것임을 알려 준다. …… 이 신호를 이용하여 2차원 평면에서의 위치를 측정하는 방법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다음 문단부터 ‘2차원 평면에서의 위치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할 것임을 알 수 있다. …… 그런데 이와 같이 환율 상승이 항상 경상 수지를 개선할 것 같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 ’환율 상승이 경상 수지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상‘에 대해 설명할 것임을 알 수 있다. |
또한, 각 문단의 처음과 끝에서 문단의 핵심을 찾을 때, 의문문으로 제시된 문장이 있다면 그 문장이 핵심 내용임을 알아두자. 또한 항목으로 나뉜 부분이 있다면 각각의 항목을 이어지는 글에서 미리 찾아 표시해 놓으면 글의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고 글의 이해에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
① 문단의 처음과 끝이 의문문으로 제시된 경우 그렇다면 영화는 역사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을까? …… -> ‘영화와 역사의 관계’가 이 문단의 핵심 내용임을 알려 준다. 만일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 차원에서 기준 금리를 내린다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 ‘기준 금리 하락시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이 문단의 핵심 내용임을 알려 준다. …… 존재하지도 않는 화성의 운하들이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을까? -> ‘천문학의 오류가 지속된 이유’가 전체 글의 화제임을 보여 준다. ② 문단의 처음과 끝이 몇 개의 항목으로 나뉜 경우 각각 의사설과 이익설로 불리는 두 입장은 권리란 무엇인가에 대해 서로 견해를 달리한다. -> 의사설과 이익설이 어디에 나오는지 미리 확인해서 표시해 둘 것. 경제학에서는 실업이 발생하는 원인에 따라 실업을 크게 마찰적 실업, 구조적 실업, 경기적 실업 등으로 분류하고 그 해결책을 정부의 역할과 관련하여 제시하고 있다. -> 마찰적 실업, 구조적 실업, 경기적 실업이 어디에 나오는지 미리 확인해서 표시해 둘 것. …… 예술 작품에 대한 주요 비평 방법으로는 맥락주의 비평, 형식주의 비평, 인상주의 비평이 있다. -> 다음 문단부터 각각의 비평 방법에 대해 설명할 것임을 알 수 있다. 각각의 비평 방법이 어디에 나오는지 표시한 후 글을 읽어가면 글의 구조와 함께 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이처럼 문단을 구성하는 일반적인 방법인 두괄식과 미괄식을 활용하여 중심 내용을 찾되 다음의 내용에 유의하도록 하자.
① 문단의 중심 내용은 보통 문단의 첫 문장이나 끝 문장에 담겨 있다.
② 문단의 처음과 마지막에 의문문으로 제시된 부분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③ 뒤 문단의 첫 문장은 앞 문단의 중심 내용인 경우가 많다
④ 뒤 문단의 요지는 앞 문단 마지막 문장에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⑤ 가정, 비유, 유추, 상술, 부연, 예시, 인용 등의 구체적인 진술은 버린다.
⑥ 긴 문장에서는 종속절이 아닌 주절에 중심 내용이 있다.
⑦ 설명 방법이 대조일 때(첫 문단에 화제가 두 개가 나오면) 글쓴이가 강조하는 내용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문단의 처음과 마지막에서 문단의 중심 내용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글들이 그처럼 친절하지는 않다. 글의 구조가 친절하지 않다면 담화 표지를 활용하여 중심 내용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담화 표지와 잘 활용하는 것이 중심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과 높은 상관을 가진다는 연구들이 이미 많이 있었다. 이러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뛰어난 독자일수록, 어렵게 느껴지는 글일수록 담화 표지를 많이 활용한다. 또한 담화 표지에 대해 많이 알수록 글의 내용과 구조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담화 표지는 크게 ‘내용에 관한 것’과 ‘구조에 관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내용에 관한 것’은 다음과 같다.
① 의문 부호
-> 문단의 처음과 마지막에 제시된 의문문에 중심 내용이 담긴 경우가 많다. 이 의문문은 독자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② 사람들은 A라고들 생각한다.
-> 이런 형식의 문장에서 A에 해당하는 것을 통념이라고 한다. 이 통념은 일반적으로 첫 문단에 나타나며 이때 통념인 A는 부정되고 A와 반대되는 내용이 중심 내용이 된다.
③ ‘작은 따옴표’
-> 작은 따옴표가 담긴 문장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작은 따옴표는 글쓴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어에 놓이기 때문이다.
④ '예컨대, 예를 들어, 만약 ~하다면’ 등
-> 이같은 ‘예시 표지’ 다음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이러한 예시 표지 앞에 중심 내용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⑤ ‘한편, 반면, 이에 반해, 그런데, 그러나, 하지만’ 등
-> 이같은 ‘대조 표지’ 뒤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⑥ ‘그러므로, 따라서, 그래서, 왜냐하면, 이 때문에, 그 이유는 ~ 때문이다’ 등
-> 이같은 인과 표지 뒤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⑦ ‘무엇보다도, 다시 말하면, 한 마디로, 중요한 것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명심해야 할 것은’ 등
-> 이같은 강조 표지 뒤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⑧ '-라고 본다. -이 필요하다. -해야 한다. ~해야 할 것이다.' 등
-> 이같은 태도 표지가 있는 문장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이 표지에는 필자의 평가가 담기기 때문이다.
⑨ 이와같이, 이처럼, 이렇듯, 결론적으로 말하면, 요약해 말하면(요컨대), 지금까지의 내용을 간추리면, 간단히 말하면, 등
-> 이같은 요약 표지 다음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⑩ ‘~일지라도, ~일지언정, 비록 ~하더라도’ 등
-> 이같은 양보 표지 다음에 중심 내용이 담기는 경우가 많다.
⑪ ‘즉, 곧, 다시 말하자면, 이를테면‘ 등
-> 이같은 부연 표지 다음에는 이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기 때문에 이러한 부연 표지 앞에 중심 내용이 나와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러한 표지들을 활용해 중심 내용을 찾을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 표지들은 공식처럼 모든 글에 딱 맞게 적용할 수 없으며, 어떤 문장이 주변 문장들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정보를 알려 주는 것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중요도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A but B’라는 문장에서 ‘but’은 B가 A보다 중요한 내용이라는 정보를 알려 줄 뿐 B가 중심 내용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A but B therefore C’라는 문장에서는 오히려 C가 중심문장일 수 있으며 ‘A but B’가 예시나, 상술, 부연 등의 내용에 포함되었다면 A도 B도 중심 내용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표지를 활용해서 중심 내용을 예측하되 ① 글 전체의 화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② 세부 내용인지 아닌지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다음으로 ‘구조에 관한 것’은
① '첫째, 둘째, 끝으로, 다음으로, 우선, 먼저, 마지막으로' 등
-> 이같은 열거 표지는 글의 전개와 구조에 관련되므로 미리 표시해 두고 글을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② ‘~으로 나뉜다, ~으로는(~에는) A, B, C가 있다. A의 유형에는 세 가지가 있다.’ 등
-> 이같은 구분 표지는 설명 대상이 몇 가지로 나뉨을 알려 주므로 각각의 항목을 미리 표시해 두고 글을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③ 이제부터, 앞으로 ~할 것이다, A에 대해 살펴보자, A는 다음과 같다. A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A는 다음의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 이같은 예고 표지는 이어질 내용에 대한 단서를 주므로 이어지는 내용의 핵심을 미리 표시해 두고 글을 읽으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표지를 활용하여 중심 내용을 찾는 것은 글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글의 구조는 문제를 풀 때 자신이 찾아야 할 내용이 어디 있는지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도의 역할을 한다.
중심 내용을 찾는 것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중심 내용을 진술하는 것이다. 명료한 언어 표현은 명료한 사고를 이끌기 때문이다. 중심 내용의 진술은 문장식보다는 요약식으로 하는 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그래야 글 전체의 흐름과 구조를 파악하기 쉽기 때문이다. 문단별 화제 진술방법은 ‘피수식어-수식어’의 구조로 된 다음의 두 가지로 한정해서 연습하는 것이 좋다.
① A의 B [특성, 성격, 유용성, 장단점, 견해, 관점, 문제점, 유의점, 과정, 의의, 개념, 원리, 배경, 한계, 도입, 등장, 구분 기준, 영향, 요소, 기능, 발달 등 ] ② A에 대한 B [예시, 전망, 비판, 견해, 통념, 옹호, 관점 등] |
여기서 A는 핵심어이고 B는 핵심어의 속성이다. 각각의 예를 들어 보면 <① 집중호우의 매커니즘 ② 케인즈 학파에 대한 비판> 등이다. 이때 B에 해당하는 어휘들을 잘 익혀두고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화제나 문단별 중심 내용 정리를 잘했는지 못했는지 모범답안과 비교해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능력이 향상되어 더욱 빠르게 내용 정리를 잘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 모범답안은 화제와 문단별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교재가 될 수도 있겠고 모범답안 역할을 해줄 선생님이나 강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3) 특정 문단의 세부 내용 정리하기
<세부 내용 정리하는 법> ① 문단별 중심 내용에 대한 답을 적는다 ② ‘비교와 대조’, ‘인과와 절차’를 번호와 표를 활용해 정리한다. ③ 그림을 그리거나 제시문 또는 문제에 나와 있는 그림과 도표를 활용해 정리한다. |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세부 내용을 정리하는 것도 많이 해 본 사람이 체계적으로 잘 할 수 있다. 사실 어휘 문제, 내용 확인하기 문제를 제외하면 모두 세부 내용에서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빠르게 세부 내용을 정리하는 능력은 문제를 풀어내는 데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중심 내용을 진술하고 나서 그 내용이 복잡하여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면 첫째, 문단별 중심 내용에 대한 답을 찾는다 생각하고 정리하면 된다.
[2] 상대 속도와 상대 속력의 개념 •상대 속도 : 상대 위치가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빨리 바뀌는가를 나타내는 것 •상대 속력 : 상대 속도의 크기 | ||||
같은 방향 같은 속도 | < | 하나 정지, 다른 하나 이동 | < | 서로 다른 방향 |
둘째, 세부 내용을 정리할 때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비교와 대조’, ‘인과와 절차’라 할 수 있다. 사실 대부분의 오답 선택지들이 이에 따라 만들어진다. 무슨 말이냐면 A와 B를 비교하는 경우, A의 특성에 B의 특성을 끼워 넣어 오답을 만들거나, A로 인해 B가 나타나는 인과의 경우, 인과를 뒤집거나 하는 식으로 오답을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세부 내용을 정리할 때 아래의 예시와 같이 ‘인과와 절차’는 번호를 매겨 두고 ‘비교와 대조’는 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3] 소나기의 매커니즘 | [4] 집중호우의 매커니즘 |
① 높은 곳에서 적란운 형성 ② 적란운에서 비 ③ 적란운 아래 공기 온도↓-> 밀도↑ ④ 찬 공기 확산 ⑤ 찬 공기와 고온 다습한 공기와의 만남 ⑥ 기존 적란운에서 떨어진 곳에 새 적란운 형성 ⑦ 소나기 | ① 매우 고온 다습 공기 ② 낮은 곳에서 적란운 형성 ③ 적란운에서 비 ④ 적란운 아래 공기 온도↓-> 밀도↑ ⑤ 적란운 바닥과 지표 사이 좁아 찬 공기가 조금만 확산 ⑥ 고온 다습 공기 유입 ⑦ 기존 적란운 가까운 곳에 새 적란운 형성 ⑧ 집중호우 |
셋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은 읽으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이해하고, 제시문이나 문제에 그림이나 도표가 나와 있다면 이를 함께 보면서 내용 정리한다. 모든 것이 그렇지는 않지만 과학, 기술 등의 글은 그림을 그리면서 내용을 정리해 보면 내용 정리가 간단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4) 모르는 어휘 정리하기
내용 정리가 끝났다면 본문에서 모르는 단어를 찾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제시문에 모르는 어휘가 너무 많으면 내용 이해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잘 모르는 어휘는 대부분 한자어인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학생들에게 한자어들을 모아 따로 학습시켜 보면 문맥을 통한 것이 아니라서 그런지 금방 까먹어 버려서 그닥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따라서 어휘는 국어학습을 할 때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며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5) 정답의 근거를 확인하면서 문제 풀기
어휘 학습까지 끝났다면 다음으로 문제를 풀어 보되 자기가 선택한 정답의 근거를 본문에 표시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이런 습관은 실수를 줄여 줄 뿐 아니라 본문과 선택지의 내용이 일치하는지를 논리적으로 따져 보기 위한 사고력을 길러 준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연습할 때 모든 선택지들의 근거를 찾으면 좋겠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정답의 근거만 찾으면 된다. 단, 5개년 정도의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 기출은 모든 선택지의 근거를 찾아보도록 하자. 다소 힘들겠지만 그러한 과정이 교육과정 평가원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를 틀린 경우에는 해설지를 읽기 전에 ‘왜 나는 잘못된 답을 선택했는지, 이것은 왜 답이 아닌지, 왜 이것이 답인지’ 등의 생각을 문장 형식으로 여백에 기록해 두면 사고를 더욱 정밀하게 할 뿐 아니라 사고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만약 실전 연습의 성격을 강화하고 싶다면 ‘(1)화제 파악하기 (2)문단별 중심내용 파악하기’ 단계 이후 바로 이 단계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6) 재인 검사15)하기
만약 누군가가 하나의 글을 읽고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술술 설명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독해력이 뛰어난 사람일까? 글 읽기의 목적이 학습에 있다면 매우 마땅하게도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독해 후 재인 검사는 한 사람의 독해 능력을 평가하는 좋은 수단이 된다. 사실 마음이 급한 수험생들의 경우 비문학 독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비문학 문제집을 들입다 풀어내는 경우가 많다. 경험해 본 학생들은 잘 알겠지만 시간을 재고 모의고사를 풀고 나면 비문학 지문 중 기억에 남는 내용이 거의 없듯이 문제만 푸는 연습을 해서는 도통 머릿속에 남는 내용이 없으니 독해 능력이란 것이 길러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능에 나오는 비문학 제시문 정도의 분량을 읽고 그 핵심 내용을 기억해 내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그에 대한 대답에 앞서 먼저 ‘바둑 복기’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많은 바둑 기사들은 대국 후 승리와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자신이 두었던 순서와 상대가 두었던 순서를 기억해서 복기한다. 물론 그들은 머리가 좋겠지만 좋은 머리만으로는 그것이 가능할 리 없다. 바둑에는 그 나름의 규칙이 있고 순서가 있기 때문에 ‘복기’라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재인 검사 또한 그러하다. 글의 구조를 잘 파악하고 내용을 잘 이해한 상태라면 비문학 제시문 정도의 분량은 충분히 재인해 낼 수 있다. 이러한 재인 검사는 첫째, 잘 기억하기 위해 잘 이해하고 정리하려는 노력을 하게 한다. 둘째, 읽은 내용들을 배경지식화할 수 있게 한다. 셋째, 글의 흐름을 고려하여 체계적으로 말하고 쓰는 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를 위해서는 온전한 줄글의 형식으로 쓰는 것이 좋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학습하는 모든 제시문들을 재인할 필요는 없다. 내 생각에는 과학, 철학, 경제 영역 정도면 배경지식을 만들고 논리적인 사고를 기르는 데 충분할 것이다. 재인이 어려운 경우 문단별 중심내용을 참고하여 요약문을 써 보는 연습으로 대체할 수 있다.
각주)-----------------------------------
15) 재인 검사 : 읽은 글의 내용을 다시 글이나 말로 인출해 내는 독해 결과 평가법.
(7) 진위형 문제16) 만들기
‘다른 사람을 틀리게 해 봐야 내가 안 틀릴 수 있다.’ 만약 짝 학습이나 모둠 학습이 가능한 경우, 한 제시문 당 2,3 문제씩 진위형 문제와 그에 대한 해설을 만들어 본다면 1. 읽은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2. 오답 유형17)에 대한 대응 능력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제대로 된 문제를 내려면 글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다른 문장이지만 본문과 일치하는 내용이나, 비슷하지만 본문의 내용과 다른 문장을 만들다 보면 아무래도 오답을 만들어 내는 몇 가지 유형들을 익힐 수 있게 된다. 그 유형을 익혀서 다른 학습자를 많이 틀리게 해 본다면 비슷한 오답 유형에 대응하는 능력 또한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학습은 ‘독서 과목 내신’이나 ‘모의고사 비문학을 활용한 내신 문제’에 특별히 많은 도움이 된다. 아무래도 학교 내신은 지엽적인 내용이거나 배배 꼰 내용들이 많이 출제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진위형 문제들을 예로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1. 전통과 교양은 선입견의 종류 중 하나로 인간의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한다. O [해설] 하나만 예를 든다면 전통은 근거가 없지요. 따라서 합리적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 2. “너무 늦게까지 남의 집에 있으면 실례이다. 그런데 희선이는 아영이네 집에 너무 늦게까지 있었다. 그러므로 희선이는 실례를 범했다.”에서 희선이의 행동에 대한 판단은 이성적 사유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O [해설] 위 따옴표 내용은 연역추론입니다. 물론 전제(너무 늦게까지 남의 집에 있으면 실례이다)가 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분명 연역추론이지요. 그리고 연역추론은 이성적 사유이지요. 이 글에서 문제 삼는 것은 ‘너무 늦게까지 남의 집에 있으면 실례이다’라는 전제가 합리적 사유를 통한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O 3. 교양은 인간의 행위가 예의에 어긋나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O [해설] 3문단을 보면 교양이 실례 판단의 기준이라 했습니다. 다만 그 기준은 이성의 사유를 통해서 얻어진 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4. 어떤 사람이 교양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은 이성이 아닌 감각의 활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O [해설] 4문단에 교양의 기준은 사회생활을 통해 공공 안에서 습득한 ‘감각’이라고 나와 있다. 5. ‘전통’은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선입견 중 하나이므로 지양되어야 한다. X [해설] 5문단이요. ‘전통’이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선입견은 맞아요. 하지만 지양되어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삶의 일부로 해명되어야 하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 |
각주)-----------------------------------
16) 진위형 문제 :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문장 형식의 문제
17) 오답 유형 : <7. 실전 문제 풀이를 위한 기술 및 방법들(작성 예정)>에서 자세히 언급할 예정임
6. 학생들이 직접 한 독해 분석 예시
첫댓글 좋은 글입니다. 연구 많이 하셨네요
건강하신지요? 날은 선선한데 잠이 안 오네요.
저 역시...
톡 한번 주세요
kang9811.
좋은 글 잘 읽어보겠습니다. 꼼꼼한 연구가 담겨 있어서 앞으로 비문학 수업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항상 독해를 어덯게 해야 고민하게 돼요.감사히 읽고 해보려고요^^
메일 확인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