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성 , 天南星청사두초, 靑巳頭草, 가새천남성, 삼봉자, 三棒子
천남성속에 속하는 속씨식물. 중국과 한국이 원산지이고, 산지의 습지에 서식한다. 크기는 15~50cm 정도이다. 꽃은 늦봄에서 한여름 사이에 피며, 꽃말은 ‘보호’, ‘비밀’, ‘현혹’, ‘전화위복’이다. 뿌리는 납작한 구슬 모양을 하고 있고, 줄기는 녹색을 띠지만 때때로 자주색 반점이 나타날 때도 있다. 열매는 붉은색이다. 줄기는 대부분 약재로 사용하는데, 거담·구토·진경 등의 증상에 좋다.
네펜데스의 벌레잡이 통처럼 생긴 천남성의 꽃은 곤충을 유인해 가두어 죽입니다
하늘에서 가장 양기가 강하다는 남쪽의 별 노인성(老人星)에 빗대 이름 유래
천남성. 사진 출처=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반하(半夏), 창포, 토란, 너른잎천남성, 점백이천남성 등 천남성과에는 약효가 뛰어난 식물이 많습니다. 천남성이라는 이름은 한자명 天南星(천남성)에서 유래한 것으로, 덩이줄기가 노란색으로 둥글고 그 약성(性)이 강해 하늘에서 가장 양기가 강하다는 남쪽의 별 노인성(老人星)에 빗대어 붙여졌습니다. 행운을 가져다 주는 별로 알려진 천남성(노인성)과 같이 중풍 등에 약효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하지만 덩이줄기를 약용했고, 독성이 없는 어린잎을 데쳐 식용했습니다.
성종20년, 윤호 등이 편찬,간행한 의서인 '구급간이방언해'에 기록된 옛이름 '두야머주자기'는 덩이줄기를 약재로 사용한 것에서 유래했으며, '두야머'+'주'+'자기'로 '머리 혹은 구슬 모양 같은 덩이줄기를 가진 풀'을 뜻합니다. (인용;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 조민제 외 편저 , 2021)
천남성은 우리나라와 일본 등 동아시아의 그늘진 숲 속에 비교적 흔한 여러해살이 풀이지만 생긴 모습이 독특합니다. 꽃 모양이 피처 잔처럼 길쭉한 통 위에 뚜껑이 달려 벌레잡이풀이나 코브라의 머리를 닮았습니다. 네펜데스의 벌레잡이 통처럼 생긴 녹색의 꽃이 피며, 꽃이 지고 나면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빨간 알갱이들이 한데 모여 꼭 옥수수처럼 생긴 열매를 맺습니다.
이 식물은 독성이 강해 약용으로만 쓰입니다. 조선 시대 때 덩이줄기를 사약으로 썼다고 알려질 만큼 줄기, 잎, 열매가 독성을 띠는 맹독 식물로 유명합니다. 천남성의 통 모양 꽃이 식충식물처럼 가루받이 곤충을 유인해 죽게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중풍과 담 등을 고치는 약으로도 쓸 수 있지만, 맹독으로 유명한 식물답게 과거에는 주로 사약의 재료로 썼습니다. 야사에 따르면 희빈 장씨가 천남성으로 제조한 사약을 먹었다고 합니다.
천남성. 사진 출처=국립백두대간수목원
천남성은 전체가 180여 종으로 주로 동아시아에 서식합니다. 둥근 덩이줄기를 물에 오래 우려 약재로 쓰지만 독성이 아주 강합니다. 천남성에 든 옥살산 칼슘은 토란을 먹었을 때처럼 점막을 자극해 아린 맛을 내며, 기도와 복부 장기 등에 부종을 유발하고 특히 기도가 심하게 부으면 호흡장애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고베대학교 스에츠구 겐지 교수는 과학저널 ‘식물 인간 행성’에 실린 천남성 속 식물의 번식생물학을 종합 검토한 논문에서 “천남성이 버섯파리의 성호르몬을 흉내 내 꽃 속으로 유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천남성은 “자신의 꽃가루를 매개하는 곤충을 꽃 함정 속에 영구적으로 가두는 유일한 식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천남성 열매. 사진 출처=국립백두대간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