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말
6월은 신록의 계절이고 모든 동식물에게 적당한 기온이며
누구나 활동하기 좋은계절이다.
이런 계절에 바닷가 길에서 해풍을 맞으며 너른 산야를 한 없이 걷고 싶었다.
또한 농촌은 벼를 심은 바쁜 농사철이기도 하다.
나는 다시 한달만에 남파랑을 걷기위해 출발했다.
이번 출정은 남파랑길 일곱번째이며, 15일차이다.
일정은 2박3일이며 경남 거제구간을 18코스부터 걸어 볼 계획이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정부는 비상계엄을 발표했으나
다음날 12월 4일 새벽 국회에서 비상계엄령이 해제되었고
그후 윤석열대통령은 탄핵되었으며
2025년 6월 3일 21대 대통령선거가 실시되어 이재명대통령이 선출되었다.
이제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으니
대한민국 사회가 통합되고 좀 더 나은 미래로 가는 일정들이 순조로왔으면 좋겠다.
- 걸었던 날 : 2025년 6월 6일(금요일)
- 걸었던 길 : 남파랑길 거제, 18코스(장목파출소~두모몽돌해변~김영삼대통령생가16.4km)
19코스(김영삼대통령 생가~ 덕포해변 3.2km ~옥포항8.2km)
- 걸었던 거리 :24.6km ( 44,000보, 9시간,휴식시간 2시간포함)
- 누계거리 : 310.3km
- 글을 쓴 날 : 2025년 6월 17일.(화 )
오늘 걸어야할 18코스는
거제시 장목동 장목항에서 해안선 산책로와 낮은 야산을 넘고 대금산을 넘어
제 16대 대통령 김영삼 생가까지 걸어 가는 일정이다.
그러나 시간이 충분하여 19코스중 일부를 더 걸어 볼 계획이다.
차량을 장목항 공영주차장에 주차을 하고 남파랑길18코스를 시작한다.
날씨도 고르고 2박 3일간 재미있는 트레킹이 될듯하다.
야산지대를 지나며 임도를 내려 가는데 산딸기가 지천이고 보라색 엉겅퀴가 곳곳에 솟아나 있다.
아내는 엉겅퀴 씨앗을 채취한다고 비닐봉투를 찾는데 나는 하지 마라고 한마디 했더니
"거참! 참견이 많소" 라고 타박이다.
두어시간쯤 걸었을까?
정자나무가 있는 두모 마을회관앞에서 쉬며 땀을 닦고 남은 삶은 계란으로 새참을 했다.
오전 10시무렵인데 마을길에는 지나는 사람도 들녁에서 일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마을회관에서는 한글 수업을 하는지 한글 공부하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들이 공부중인가 보다.
한평생 글을 모르고 살았을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안타깝고
저 글 읽는 소리를 들으니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조용한 두모마을을 벗어나니 작은 모래해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캐고 있다.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섞여 바다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인데
제법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바다 생물을 체험하는중이다.(유로체험장임)
농경지 농로길과 도로를 번갈아 걷다보니 매미성 입구에 도착한다.
근처에 사람들이 많고 차량도 많아 호기심이 생겼다.
매미성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어 트레킹 노선을 약간 벗어나지만 가 보기로 한다.
매미성은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이곳 주민 백순삼씨가
자연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오랜시간 홀로 바위 위에 돌을 쌓아올린 성벽이다.
바닷가 근처 천년바위 위에 네모 반듯한 돌을 쌓아올려
그 모습이 유럽의 중세시대 성벽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어서 인상적이다.
이 성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고
마을은 핫한 관광지가 된 모습이다.(설명은 현판글 참고)
한 사람의 집념으로 만들어진
저 모습이 멋지고 그 열정이 크게 다가 왔다.
경치도 좋은데 그냥 갈수 없잖아!
그래서 막걸리를 한사발하고 간다,
대금산 마루에 올랐다.대미산을 오르는길은 가파른 코스와 완만한 길을 반복적으로 긴시간 걸었던 등산로이다.젊은 한 청년이 쉬고 있다가 우리가 올라가니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우리는 베낭을 벗고 잠시 쉬면서 마룻길을 조망했다.대금산은 해발 437m의 제법 높은산이어서 가벼운 트레킹이 아니라 등산을 한 셈이다.둘레길을 걷다보면 간혹 이렇게 등산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황당하기도 하다.해안 둘레길중에 이렇게 산으로 유도하는 경우를 보면 산 마루에 봉수대가 있거나,문화재가 있거나,어떤 의미를 가진 지명을 가졌거나,경치가 좋은곳도 있고, 또는 국가 시설이 있어 우회를 하기 위해 산을 넘는 경우도 있는데 산을 넘다보면 힘이 들기도 하다.그래서 때로는 짜증이 나기도 하는데 오늘이 그런 날이어서 종일 힘들었다.그래도 산 마루에 오르니 기분은 상쾌하다.
대금산을 내려와 도착한곳은 작은 항구 외포항이다.
그런데 대구라는 어종이 많이 잡히는 항구인가 보다.
기후변화로 지금은 예전만 못하겠지만 그래도 꾸준히 대구가 잡혀 올라왔으면 좋겠다.
이제 18코스 종점이 멀지 않다.
제 14대 대한민국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13세까지 살았던 생가의 건물 형태는 목조 한옥이고
내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통령 재임 당시의 사진과
직접 쓴 붓글씨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생가 옆에는 현대식 건물로 기념관이 잘 지어져 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반도 남해안 끄트머리 거제도 바닷가 어촌 마을의 한 소년이
대한민국 근대화 시기에 민주화의 선봉에서 갖은 고난과 고초을 격으면서도 투쟁하고
마침내 대한민국 제 14대 대통령을 엮임하신 이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라는 생각이 오래도록 머물고 있었고 그분의 까랑까랑한 목소리와 손짓이 기억났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오후 일정도 편안하게 바다를 옆에 두거나
마을과 도로길을 번갈아 걸으며 덕포마을에 도착한다.
그리고 덕포해수욕장 편의점 나무의자에서 잠깐 쉬었다.
시원한 캔맥 한잔이다.
덕포해수옥장에서 옥포해변까지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만나러 가는길이다.
해안 산책로에 임진왜란 당시 옥포앞 바다에서 있었던 전쟁사와 당시 활약했던 장군들의
활동사항을 설명하는 현판글이 여러개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은 행주대첩,진주대첩,그리고 한산도 대첩이다.
그리고 이순신 3대 해전은 한산도해전,옥포해전,그리고 명랑해전이다.
그중 옥포해전은 1592년 5월7일 전라좌수군과 경상우수군이 연합하여
옥포만에서 일본함대를 물리친 조선수군의 첫 해전이고 크게 승전한 해전이다.(현판글 참고)
남해 현령 기효근장군의 일대기를 설명하는 현판글을 본다.
기효근장군은 옥포해전에 참가하여 큰 전공을 세우셨다.
420여년전의(생년일기준)종친 일가여서 더 자세하게 현판글을 읽는다.
한화오션의 조선소가 보이기 시작한다.과거 김우중의 대우조선소가 1997년 IMF를 격으면서 부도가 나서 지금은 한화오션의 조선소이고 옥포만 바다에 큰 배들이 꽉차있는 형국이다.나는 조선소와 배에 대한 상식이 전혀 없는 문외한이어서 저런 배들을 보면서 그저 큰 배가 만들어지고 있구나 라는 정도였고 지금은 중국이 배 만드는 기술이 급성장하여 한국 조선소의 입지가 작아졌다는 정도의 뉴스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바닷가 산책로 데크길을 내려가다가 바다를 주시하고 있는 어떤분을 만났다.
눈이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목례 인사을 했더니 그분도 답례를 해주시며 미소를 띠는데
7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노인이셨다.
잠시 옆에 서서 말을 걸었다.
한화오션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커다란 선단을 가르키며
"저런배들은 무슨 배 인가요? "
라고 물었다.
노인은 자신있게 말했다.
"맨 앞 저 배는 시추선입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배는 시추를 해서 원유를 정제하는 정제선이구요"
"그 다음 배는 LNG운반선 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런 배들은 매우 높은 기술력이 따르는 배입니다."
"저런 배들은 다른나라들과 기술력차이가 있어 부가가치도 있고 경쟁력이 있을 겁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다른쪽 선단의 선박을 가르키며 컨테이너선과 화물선
그리고 특수선박의 설명이 이어졌고
한화오션(조선업)의 유상증자로 인한 주식가격 변동설까지 한참동안 설명이 이어졌다.
나는 "우와 저 회사에 대해 많이 아시네요."
"배를 만드셨던 분인가요?"
라고 물으니
"나는 저 회사에서 오래도록 근무한적이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신다.
그분은 대우중공업시절부터 조선소에 근무했던 분인듯 했다.
해안 데크길에서 만난 어떤분에게서 조선소 강의를 들은 셈이다.
나로서는 전혀 모르는 분야여서 신기했고
그분과 한 10여분의 짧은 대화로 여러가지를 알게 되었으며
그후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앞서 간 아내는 한참을 걸어 갔는지 보이지 않아 부지런히 뛰면서 걸었다.
옥포항 북쪽 부두에 도착하니 오후 7시이다.
가까운곳에 서둘러 숙소을 잡고
저녁은 코다리 해물찜을 먹고 들어가 쉬었다.
2025년 6월 17일(화)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