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상(鄭知常)
서경(西京-평양) 사람, 인종(仁宗) 때에 지제고(知製誥)로 있다가 묘청(妙淸)의 난(亂)에 죽임을 당했다.
서도(평양) 西都
서울 거리 봄바람에 보슬비 지난 뒤에
먼지는 일지 않고 버들가지 늘어졌네.
세도집과 안방에서 목메는 노랫가락
바로 그 모두가 이원제자 집들이네.
紫陌春風細雨過 輕塵不動柳絲斜 자맥춘풍세우과 경진불동류사사
綠窓朱戶笙歌咽 盡是梨園弟子家 록창주호생가인 진시리원제자가
1) 西都(서도)-평양. 2) 紫陌(자백)-서울의 거리, 또 서울 교외의 길. 3)柳絲(유사)버드나무 가지, 4) 綠窓(녹창)-가난한 여자가 사는 집, 또 부녀자가 거치하는 방의 창 즉 내실(內室)의 창. 5) 朱戶(주호)一붉은 칠을 한 지게문, 즉 권세가 있는 집. 6) 笙歌(생가)-생황(관악기)과 노래, 7) 梨園弟子(이원제자)-당(唐)나라 현종(玄宗)에게 속악(俗樂)을 배우던 사람, 전(轉)하여 배우(俳優),
취한 뒤에
醉後
복사꽃 분홍비에 새들은 지저귀고
집 둘레 푸른 산에 간간이 파란 남기
비스듬 오사모를 바루지도 않은 채
술에 취해 꽃둑에 자며 강남을 꿈꾸노라
桃花紅雨烏喃喃 繞屋青山間翠嵐 도화홍우오남남 요옥청산간취람
一頂烏紗傭不整 醉眼花塢夢江南 일정오사용불정 취안화오몽강남
1) 紅雨(홍우)一빛이 붉은 비. 전하여 꽃에 뿌리는 비. 또는 지는 붉은 꽃잎의 비유. 2)喃喃 (남남)-수다스럽게 재잘거림. 3) 一頂(일정)-모자 하나. 4) 烏紗(오사)-검은 깁으로 만든 모자. 벼슬아치가 쓰던 것. 5) 花塢(화오)一꽃이 피어 있는 둑.
대동강
大同江
비 개인 긴 둑에는 풀빛도 하 많아라
그대 보내는 남포에는 슬픈 노래 울리나니.
이 대동강 물은 언제나 다할는고
해마다 이별 눈물이 물결을 더하는 것을.
雨歇長堤草色多 送君南浦動悲歌
大同江水何時盡 別淚年年添綠波
1) 南浦(남포)-지명(地名),
단월역
團月驛
술에 취해 병풍 아래 베개 베고 누웠는데
앞마을의 첫닭소리에 꿈을 깨었네.
밤이 깊어 비 개던 일 도로 생각하나니
먼 하늘 외론 달이 다락 서쪽에 있네.
飲蘭欹枕畵屏低 夢覺前村第一鷄
却憶夜深雲雨散 碧空孤月小樓西
1) 飲蘭(음란)一술을 잔뜩 마신. 2) 却憶(각억) 문득 생각한, 도로 생각함.
사람을 보내며
送人
들앞에는 나뭇잎 떨어지고
책상 밑에는 벌레소리 슬프다.
홀홀이 걷잡을 수 없나니
끝없이 자꾸 어드메로 가는가.
한 조각 마음은 산이 끝나는 곳이요
외로운 꿈은 달이 밝은 때이다.
이 남포에 봄 물결 푸르거니
그대는 뒷기약을 저버리지 말라.
庭前一葉落 床下百虫悲 정전일엽락 상하백충비
忽忽不可止 悠悠何所之 홀홀불가지 유유하소지
片心山盡處 孤夢月明時 편심산진처 고몽월명시
南浦春波綠 君休負後期 남포춘파록 군휴부후기
1) 忽忽(홀홀)一사물(事物)을 돌아보지 않는 모양. 2) 悠悠(유유) 아득히 먼 모양. 흘러가는 모양, 3)之(지)-감, 4) 休(휴)-말아라.
등고사에서
題登高寺
돌길은 꼬불꼬불, 이끼는 비단 무늬
이끼 끝나는 곳에 선관에 들어왔네.
땅은 푸른 하늘과 그다지 멀지 않고
중은 흰 구름과 마주해 한가하네.
날이 따스해 제비는 별전으로 날아들고
달이 밝아 원숭이 울어 비인 산을 울리네.
사내 대장부, 본래 사방의 뜻 품었거니
내 어찌 포과처럼 여기 매어 있는가.
石逕崎嶇苔錦斑 錦苔行盡入禪關 석경기구태금반 금태행진입선관
地應碧落不多遠 僧與白雲相對閑 지응벽락불다원 승여백운상대한
日暖燕飛來別殿 月明猿嘯響空山 일난연비래별전 월명원소향공산
丈夫本有四方志 吾豈匏瓜繫此間 장부본유사방지 오기포과계차간
1) 崎嶇(기구)一길이 험함, 2) 禪關(선관) 좌선(坐禪)하는 집, 즉 절. 3) 碧落(벽락)一푸른 하늘. 4)四方志(사방지)-천하 사방을 원유(遠遣)하며 또는 경영하려는 큰 뜻. 5) 匏瓜 (포과)-박, 바가지.
개성사
開聖寺
백 걸음에 아홉 굽이 높은 산에 오르노니
반공에 있는 집이 오직 두어 칸이네.
신령스런 맑은 샘에 찬 물이 떨어지고
암담한 오랜 벽에 파란 이끼 아롱졌네.
돌 위의 솔이 늙어, 한 조각의 달이요
하늘 끝에 구름 낮아, 천 점의 산들이네.
속세의 어떤 일도 감히 닿지 못하나니
혼자 유인만이 언제고 한가하네.
百步九折登巑岏 家在半空惟數間 백보구절등찬완 가재반공유수간
靈泉澄清寒水落 古壁暗淡蒼苔斑 령천징청한수락 고벽암담창태반
石頭松老一片月 天末雲低千點山 석두송로일편월 천말운저천점산
紅塵萬事不可到 幽人獨得長年閒 홍진만사불가도 유인독득장년한
1) 巑岏(찬완)-산이 높고 뾰족한 모양. 2) 紅塵(홍진)-시끄럽고 번화한 속세. 3) 幽人(유인)-어지러운 세상을 피하여 그윽한 곳에 숨어 사는 사람. 은자(隱者).
장원정
長源亭
드높은 두 정자가 강을 베고 누웠는데
맑은 밤이라 한 점 티끌도 없네.
나그네 배를 바람이 보내나니 조각조각 구름이요
집 기와에 이슬이 내렸나니 옥이 인린하여라.
버들 속에서 사립문을 여나니 8,9채의 집이요
밝은 달에 발을 걷나니 세넷의 사람이네.
아득해라, 봉래산은 그 어디쯤인고.
깊은 꿈에 꾀꼬리는 이 봄을 지저귀네.
岧嶢雙闕枕江濱 清夜都無一點塵 초요쌍궐침강빈 청야도무일점진
風送客帆雲片片 露凝宮瓦玉鱗鱗 풍송객범운편편 로응궁와옥린린
綠楊開戶八九屋 明月捲簾三四人 록양개호팔구옥 명월권렴삼사인
縹緲蓬萊在何許 夢闌黃鳥囀青春 표묘봉래재하허 몽란황조전청춘
1)岧嶢(초요)一산이 높은 모양. 2) 鱗鱗(인린)-비늘같이 산뜻하고 고운 모양, 3) 縹緲(표묘)-아득한 모양. 4) 蓬萊(봉래)-삼신산(三神山)의 하나. 발해(渤海)에 있는 신선이 산다는 산. 5) 何許(하허)-어느 곳. 어디.
변산의 소래사
邊山蘇來寺
묵은 길이 적막한데 솔뿌리 얽히었고
하늘 가까와 별을 손으로 만질 듯.
뜬구름과 흐르는 물처럼 절에 온 나그네여
붉은 잎 푸른 이끼에 중은 사립문 닫네.
썰렁한 가을 바람은 해질녘에 불고
차츰 밝은 산달에 잔나비 울어예네.
기특해라, 흰 눈썹의 늙은 중이여
여러 해로 시끄러운 세상 꿈꾼 일 없네.
古逕寂寞縈松根 天近斗牛聯可捫 고경적막영송근 천근두우련가문
浮雲流水客到寺 紅葉蒼苔僧閉門 부운류수객도사 홍엽창태승폐문
秋風微凉吹落日 山月漸白啼清猿 추풍미량취락일 산월점백제청원
奇哉厖眉一老衲 長年不夢人間暄 기재방미일로납 장년불몽인간훤
1) 斗牛(두우)-28수(宿) 중의 북두성(北斗星)과 견우성(牽牛星), 2)厖眉(방미)-흰 털이 섞인 눈썹. 3) 老納(노납)一늙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