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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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그림에서 주황색)을 섭식하고 있는 호중구(그림에서 노란색)의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면역계(免疫系, 영어: immune system)는 생물이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한 다양한 구조와 과정으로 이루어진, 자가 방어 능력을 가지는 기관 및 세포이다. 단세포생물에서 식물이나 동물에 이르기까지 모두 저 마다의 면역계를 지니고 있다.
효율적인 기능을 위해 면역계는 반드시 스스로의 건강한 조직과 바이러스부터 기생충에 이르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병원체를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면역계는 비자신(非自身, non-self)을 확인하면 면역 관련 요소가 활성화 되어 병원체에 작용하는 세 단계로 작동된다.[1]
면역계는 작동 방식을 기준으로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으로 나눌 수 있다. 선천 면역은 생물 개체의 발달 과정에서 유전자 발현을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병원체들이 보이는 일반적인 분자 패턴을 인식하면 자동으로 작동하는 비특이적 방어 작용이다. 이에 반해 후천 면역은 병원체와 접촉하면 해당 병원체를 항원으로 하는 항체를 형성하여 병원체를 무력화 시키는 특이적 방어 작용이다.[2]:354 후천 면역은 적응 면역이라고도 부르는데 한 번 겪은 병원체에 대한 항체를 보존하는 면역학적 기억을 통해 같은 병원체가 다시 침입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이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 백신을 이용한 예방 접종은 이러한 후천 면역의 특징을 이용하여 질병을 예방하는 활동이다.[3]
한편 면역계는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 방식을 기준으로 체액 면역과 세포 매개 면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체액 면역은 혈액이나 림프액에 항체를 방출하여 항원을 무력화 시키는 작용을 하고 세포 매개 면역은 여러 종류의 면역 세포들이 직접 병원체를 제거하거나 병원체에 감염된 세포를 죽여서 질병의 확산을 막는다. 체액 면역과 세포 매개 면역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작동한다.
거의 모든 생물에서 발견되는 선천 면역과 달리 후천 면역은 인간을 포함한 유악류에서만 발견된다. 이는 진화의 산물이다.[4] 병원체는 급격한 진화가 일어날 수 있으며 그 결과 면역계에 적응하여 면역 기능을 회피할 수 있다. 한편 면역계 역시 변화하는 병원체에 맞서 진화하여 왔다. 붉은 여왕 가설은 생물들이 서로에게 선택 압력으로 작용하여 끊임 없이 변화한다고 설명한다. 가장 단순한 단세포 생물의 경우에도 기초적인 면역계를 갖추고 있다. 박테리아는 바이러스의 일종인 박테리오파지의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효소 형태의 면역 물질을 만든다. 진핵생물의 경우 이 보다 복잡한 면역계가 진화되었는데 식작용을 이용한 병원체의 분해, 디펜신과 같은 항균 펩타이드의 활성화 같은 기능들이 망라되어 있다. 인간이 속하는 유악류의 생물들은 더욱 복잡한 후천 면역 체계를 지니고 있다.[5] 후천 면역 체계는 매우 복잡한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된다.
면역계는 병원균의 침입을 막는 여러 단계의 층위로 구성되어 있다. 피부나 세포벽, 점막과 같은 장벽은 그 자체로 단단한 방어벽의 역할을 한다. 거기에 더해 여러 종류의 화학 물질이 병원체의 증식을 방해한다. 장내 미생물 역시 면역 층위로서 작용한다. 병원체가 이러한 여러 겹의 방어 층위를 뚫고 체내의 조직을 감염시키면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세포간 신호 물질 즉 사이토카인이 방출되고 면역계의 여러 요소가 작동하게 된다. 여러 생물들은 체내의 조직에 대해서도 별도의 장벽을 마련하여 보다 중요한 장기를 보호한다. 인간의 경우 혈액-뇌 장벽, 혈액-척수액 장벽, 그 외 여러 수액-뇌 장벽이 나뉘어 있고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면역 역시 따로 작동하여 뇌를 보호한다.
면역계는 진화를 통해 효율적이고 다층적인 구조를 이루었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면역계에 장애가 일어나면 자가면역질환이나 염증, 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6] 어떠한 이유에서든 면역계의 기능이 저하되는 면역 결핍이 일어나면 대수롭지 않은 병원체의 감염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면역 결핍은 유전 질환의 의한 선천적인 경우와 HIV 감염 등에 의한 후천적인 경우로 나뉜다. 자가면역질환이 자신의 건강한 조직마저 공격하는 과잉 면역 반응이라면 면역 결핍은 사소한 감염도 퇴치하지 못하는 면역 반응 결여에 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