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호의 『매화』
동안거 매듭 풀고 함초롬히 여민 뺌에
죽비소리 염불소리 합장으로 빚은 소망
화사한
눈웃음으로
시방세계 보고 있네.
어머님 백일기도 지성으로 지샌 밤들
천수경 반야심경 두 손으로 공덕 빌 듯
새하얀
가슴을 열고
시방세계 밝혀 주네.
하이얀 모시적삼 풀 먹여 차려입고
사뿐히 걷는 모습 선녀인 듯 고운 자태
그 향기
시방세계
법문 되어 처져 가네.
【주제】이상세계, 극락세상을 밝혀주는 꽃
【감상】
시리고 시린 매서운 칼날을 쥐고 있는 동장군의 시위도 아랑곳 않고 하얀 심성을 그대로 표출시켜 피어난 삶을 매화는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의 매화꽃은 서민들의 꽃이 되고 있다. 고운 자태 뒤에 숨어있는 아픔이 서민의 삶을 이상세계로 이끌고 있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고통을 감내하며 죽비소리 염불소리로 승화시킨 삶으로 빚어낸 꽃을 눈웃음이라 표현하고 있다. 이 꽃향기가 퍼지면 시방세계의 법문으로 펼쳐지는 이상세계가 열린다고 시상을 펼쳐놓고 있다. 다분히 불교적 심상을 바닥에 깔려 있는 단아하나 활달한 작품이다.
이용호(李瑢浩.1935∼2020)시조시인. [서울신문] [대전일보] 등에서 기자를 지내며, 1965년부터 대전을 중심으로 동인활동을 전개, 황희영(黃希榮)ㆍ임헌도(林憲道) 등과 청자시동인회(靑磁詩同人會)를 조직, 동인지 『청자』를 발간했다. 1967년 시조문학 추천되고,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에 『산에서』가 당선되어 데뷔. 대전일보 문화부장, 대전일보 논설위원, 인천대ㆍ서울여대ㆍ경기대ㆍ명지대학교 교수를 역임하였다. 시조집에 <노랑꽃 개나리> <점경시첩,1977>, <겨울 대나무,2001><풀잎 소묘,2004>가 있다. 한국시조시인협회장상, 정훈문학상을 수상하였다.
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