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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비전] 13:00-13:15
별 선생님께 생각해두었던 오늘 기획단 회의 일정을 말씀드렸더니 더 좋은 방향성을 잡아주셨습니다.
어제 아이들과 약속했던 홍보물을 지역사회 곳곳에 붙이고(새들 어린이집, 새들 놀이터, 신림동 주민센터),
어제 놀이터에서 흐지부지되었던 하은이의 부스 분담을 다시 해보고,
아이들에게 상품은 공유 공간에 있는 치약, 마스크 등의 생필품이 어떨지 물어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별 선생님이 중요한 지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바로 내일 저녁에 비(눈)가 온다는 일기예보입니다.
오늘 아이들이 열심히 만든 홍보물을 붙이자마자 다 젖을뻔했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연날리기를 땅따먹기로 변경한 일,
어제 놀이터에서 하은이의 부스를 나누다가 서연, 하은, 정아가 셋이서만 뭉쳐 놀려고 해서 하늘이가 서운해한 것 같아 그것도 말씀드렸습니다.
선생님께서 예전에 부스를 나눌 때는 하늘이도 없었고, 하은이도 없었으니 아이들이 다 같이 있을 때 새로 정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는 적극 동의하며 월요일에 아이들 모두와 만나면 새로 편성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우천 시에 월드비전 교회 사용이 가능할지를 여쭤봤는데, 일단 야외에서 하는 거로 생각하고 우천 시는 날짜를 변경하자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오늘 아이들과 함께 활동 규칙과 준비물을 작성해 보면 좋겠다고 해주셨습니다.
윷놀이, 딱지치기, 팽이치기, 땅따먹기, 판 뒤집기의 세부적인 규칙이 분명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의논해서 잘 정해봐야겠습니다.
[기획단 네 번째 회의] 13:30
별 선생님과 슈퍼바이징을 하다가 너무 몰두한 나머지 그만 늦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버스를 타고 가고 있는데, 저 멀리 함께 지각한 현서와 희서를 발견했습니다.
강우와 정아가 기다리고 있겠지요?
서둘러 도착하니, 역시 부지런한 강우와 정아는 이미 도착을 했습니다.
강우의 메이플스토리 빵
아이들이 모두 모이자마자 강우가 아주 멋지게 메이플 스토리 빵과 젤리를 아이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자! 이거 네 거"
"와! 강우야 너 이거 어디서 났어?"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는 강우가 멋져 보여 제가 물었습니다.
"아빠가 GS25에서 일해서 저한테 주셨어요"
"그런데 네 거인데 나눠주는 거야?" "네!"
강우는 역시 착한 심성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최고로 좋아하는 메이플스토리 스티커와 딱지가 들어있는 빵을 척척 나눠주다니!
아이들은 꽤 만족하는 듯한 표정을 하며 안에 들어있을 스티커를 생각합니다.
포스터 수정
아이들이 모두 모였을 때, 내일 저녁에 비가 와 오늘 포스터를 붙이는 건 월요일로 미루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은 함께 동의해 주었고, 어제 놀이터에서 종목을 바꾼 땅따먹기를 각 포스터마다 수정했습니다.
'연날리기'라고 적힌 부분 위에 이면지를 잘라서 붙이고, 땅따먹기라고 새로 썼습니다.
"선생님 저 할아버지가 윷 주셨어요!" 현서가 말했습니다.
지난번에 했던 윷놀이가 꽤나 재미있었나 봅니다. 오늘도 하기로 했습니다.
포스터를 다 수정하고, 먹거리를 호떡만 하는 게 어떨지에 대해 논의하다가
아이들이 활동을 이긴 사람에게는 도장을 찍어주고, 다 찍으면 호떡을 공짜로 주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긴 사람만 주면 아쉬우니 활동을 참여한 사람에게 스탬프를 찍어주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은 좋다고 말했고, 아이들에게 스케치북을 나눠주면서 활동 규칙을 쓰자고 했습니다.
활동 규칙
각자 맡은 역할이 있으니, 아이들은 성심성의껏 활동 규칙을 씁니다.
현서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맨 위에는 각자 활동 제목을 적고 그 밑에 규 칙 이렇게 쓰고 그 밑에 적어요!" "그러자!"
오늘은 강우, 정아, 현서, 희서 네 명이 함께 했는데 운명적이게도 다 다른 활동을 각자가 맡고 있어 각자 활동 규칙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강우는 "아 이런 거 안 써도 저 잘할 수 있는데.." 하면서 쓰기를 거부합니다. 윷놀이가 빨리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희서는 아주 빠르게 활동 규칙을 써 내려가다가 갑자기 "아!! 애들아 이거 전부 무조건 적어야 돼. 졌다고 울면 퇴장."
아이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의했습니다.
윷놀이 담당 정아는 원래 윷놀이 규칙을 몰랐기 때문에, 뭘 적어야 할지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희서는 아직 제목을 쓰는 중이군요.
빠르게 마무리한 판 뒤집기 담당 희서가 "선생님 저 다했어요!"를 외치더니 잠시 후
"아! 나 적어야 할 게 있어. 중요한 거야. 제일 중요한 게 있어" 하며 적었습니다.
"판은 복지관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가져가지 마세요."
정말 기발한 것 같습니다. 정아도 따라 썼습니다.
저는 반칙 금지를 제안했습니다. 역시 아이들이 동의해 주어 작성했습니다.
이때, 희서가 말했습니다. "아 선생님 만약에 저희 어리다고 어른 중에 자기 규칙이 맞다면서 우기는 사람 있으면 선생님이 막아주셔야 돼요!"
어리다고 무시를 당한 적이 있는 건지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안심할 수 있게 "그래! 걱정 마"라고 했습니다.
스탬프북
사람들에게 스탬프를 어떻게 찍어줘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희서가 말합니다. "선생님 저 집에 스탬프 8개 있어요! 제가 가져올게요"
"좋아! 그럼 우리 스탬프를 찍어줄 스탬프북을 만들까?"
희서가 말합니다. "아 근데 스탬프북은 어려우니까 카드로 만들어요. 제가 만들게요! 야 너네 다 와봐"
희서와 정아가 모여 만들기 시작합니다. 현서는 놀다가 아직 활동 규칙 제목을 쓰고 있네요.
아이들이 자를 찾다가 자가 없으니 신문지를 일자로 접어 자로 씁니다. 정말 자급자족의 삶이군요.
적극적으로 바닥에 앉아 스탬프 카드를 만듭니다. 희서가 제게는 가위질을 하라고 시켜주어서 열심히 잘랐습니다.
가위질을 하다가, 아이들에게 박스에 있는 치약, 마스크, 비누를 보여주며 이긴 사람 상품은 이게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각자가 어떤 상품을 걸고 싶은지 말했고, 강우는 비누, 현서는 치약, 희서는 마스크, 정아는 핸드워시를 택했습니다.
또, 어제 놀이터에서 부스 위치를 정했기 때문에, 부스를 어떻게 꾸밀지 물어봤습니다.
이름표를 달지, 풍선을 붙일지 제안했지만 아이들에게 거절당했습니다. 역시 강단이 있는 아이들입니다.
스탬프 카드 종이를 28장 만들고, 놀이 이름을 써서 도장 받기 좋게 만들었습니다.
초대장
아이들에게 VIP 초대장을 가장한 새해 인사 계획을 말했습니다.
월요일에 새해 카드 겸 초대장을 만들 텐데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써보라고 했습니다.
강우는 이미 10명 정도 초대할 거고 말도 다 해놓았다며 윷놀이를 하기 바라는 것 같습니다.
희서는 친구들을 위주로 썼습니다. 현서는 10명이 넘게 썼네요.
어른들도 쓰자고 말했더니, 희서와 현서는 시무룩해지며 어머니와 할아버지가 안 온다고 했다고 말합니다.
정아는 한 명도 쓰지 않아서 지현 선생님께서 "선생님들 이름이라도 적어줘~"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저희는 부모님보다는 친구가 중요할 나이에요" 희서가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어른 둘레 사람이 친해지는 것.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마을잔치에 어른들이 어떻게 하면 오실까요?
청소
할 일이 드디어 다 끝나니, 강우가 가장 신났습니다.
윷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번 주 마지막 회의니 공유 공간을 청소하자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쓰레기봉투를 들고 와서 만들었던 재료와 쓰레기를 분리수거합니다.
정아는 부직포로 바닥을 닦네요. 잘 협조해 주어서 고맙습니다.
윷놀이
복지 요결에 따라 아이들이 어르신께 윷놀이를 한 번 배웠으면 하는데,
아무래도 아이들은 자기들끼리만 하고 싶은가 봅니다.
드디어 윷놀이를 시작합니다.
지난번과는 달리 3:3으로 나누어서 진행했습니다.
선생님들과 강우가 한 팀, 희서 현서 정아가 한 팀입니다.
강우 팀은 파란색 말, 희서 팀은 빨간색 말입니다.
말은 총 3개! 잘 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판에서는, 정아가 모를 연속으로 던지면서 빨간색 말이 완승을 했습니다.
파란색 팀은 늘 도가 나오더군요.
두 번째 판에서는 제가 빨간색이 운이 좋은 것 같으니 바꾸자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두 번째 판. 강우가 갑자기 모를 3번 던집니다.
현서는 "정말 빨간색이 운이 좋은가 봐!!"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강우가 이 책상에서는 이 윷을 굴려서 던지면 모가 잘 나오는 사실을 알아낸 듯합니다.
격차가 너무 벌어지니 아이들이 흥미를 잃는 것 같아 일부러 말을 잡힐 수 있게 놓았더니, 강우가 "야!!!!"라며 싫어했습니다.
아무래도 승부욕이 엄청난 것 같습니다. 아마 지난번 완패를 했던 기억 때문이겠지요?
결국엔 강우 팀이 이겼습니다. 희서가 "아까 정아가 우리 운을 다 써서 그런가봐" 이야기합니다.
시간을 보니 벌써 3시 반이 넘었습니다.
오늘은 교수님께서 방문할 예정이라 일찍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말이 없어지며 표정으로 몹시 아쉬워했습니다.
내일도 강점 워크숍 때문에 만나지 않아 오늘이 이번 주 마지막 회의임을 알려줬는데, 아쉬워했습니다.
왜 아쉬워하는 게 뿌듯한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가서 더 논다고 하는군요. 어머님들께 연락을 드리고
다음 주 월요일을 기약하며 아이들과 헤어졌습니다.
[한윤선 교수님 방문] 16:45
실습 담당이신 한윤선 교수님이 방문하셨습니다. 하은, 창현 선생님과 별, 은선 선생님과 함께 했습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과 말씀을 나누시는데 너무나 화기애애하게 좋은 말씀만 해주셔서
별 선생님께 고개 숙여 감사했습니다. 굉장히 부족한 저희를 나무라지 않으시는 천사십니다.
연말 연초에 바쁘신데 실습생을 가장 많이 담당하셔서 부담이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슈퍼바이저 선생님들이 떠나신 후, 교수님과 1:3 면담을 했습니다.
당장 이번 주 토요일이 4차 실습 세미나인데, 주제별 보고서 주제를 아직 잡지 못해 교수님께 조언을 구했습니다.
너무 사례만 소개하는 글과, 방대한 이론만을 설명하는 글은 좋지 못하고,
큰 이론적 접근으로 시작해 사례로 들어가 근거를 찾고 다시 이론으로 나와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는지 이야기하는
'모래시계 형' 글이 좋은 글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보통은 문제 제기 - 개선방안의 구조로 글을 쓰거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당사자와의 면접과 설문을 통해 전과 후를 척도에 따라 분석하기도 한다고 하셨습니다.
주로 아동 사업을 하고 있는 저희에게 활동 전후로 아이들의 자존감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계획능력, 실행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지는 않겠지만, "계획하고 스스로 완수하는 과정이 좋았다"라는 문구를 통해
자기효능감이 향상됨을 알 수 있고,
학교에서 선생님이 시키는 일을 할 때와는 어떤 점이 달랐고, 어땠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다 하셨습니다.
아이들 활동을 이야기할 때 주로 이론으로는 아동의 권리를 중심으로 밝혀 사례로 들어가는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아무도 답을 알 수 없는 주제 연구나, 현실과 거리가 먼 연구는 어렵다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아직은 주제별 보고서의 주제를 무엇으로 할지 잘 모르겠지만 복지 요결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더 고민하겠습니다.
[슈퍼비전] 17:40
마지막으로 퇴근하기 전, 별 선생님과 팀별로 슈퍼바이징을 했습니다.
부스의 예상 위치를 알려드리고,
차분히 준비물을 함께 검토했는데, 조금 부족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상되는 인원을 설정하지 못해 30명 정도가 한 번에 놀이를 할 수 있는 선에서 생각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윷놀이는 2:2:2 구조로 6명이 큰 윷과 3개의 말판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을 생각했는데,
사람이 몰릴 수도 있으니, 작은 윷도 4세트 정도는 챙기자 하셨고, 시간이 길어지니 말을 2개로 결정했습니다.
큰 윷이 특별해 사람들이 선호할 수 있으니, 규칙 자체를 작은 윷에서 이긴 사람끼리 큰 윷에서 대결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또, 큰 윷에 대한 윷판은 없으니 아이들과 만들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팽이와 딱지는 강우가 사람들이 자기와 대결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알려드리니
'강우를 이겨라'와 같은 제목을 지어주셨습니다.
판 뒤집기는 8명이 반을 나누어 진행하고, 땅따먹기는 청테이프를 이용해 할 예정임을 말씀드리니
땅따먹기를 위한 마스킹 테이프가 있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 몇 개의 숫자만 하는 방법과 팀전으로 하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먹거리는 통장님께서 도와주신다고 알려주셨고,
이미 재료가 있는 호떡은 손이 많이 가니 새로 사야 하지만 어묵과 호빵을 나누어 주는 걸 고려해 보는 것도 말씀하셨습니다.
스탬프북 이야기를 드렸더니 좋을 것 같다고 해주셨습니다.
상품에 대해 말씀드렸더니, 먹거리가 있으니 차라리 상품이 없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말씀하셔서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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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로 아동 사업을 하고 있는 저희에게 활동 전후로 아이들의 자존감이 어떻게 변했는지 분석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하셨습니다."
기관에서는 아이들에게 사전사후척도 검사하는 것을 삼가고 있어요. 사업마다 맞는 척도가 다 다르지만, 윷놀이잔치와 같은 단기사회사업으로 아이들의 자존감 향상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조심스러워요. 사전사후척도검사는 기관에서 지양하지만, 아이들이 이 활동을 이루면서 느낀 성취감이나 얻게 된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에 사용했던 질문들이 있어요.
또한 아이들과 인터뷰하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들께도 취지를 설명드리고 여쭈어보면, 성과를 알 수 있는 깊이 있는 내용들도 얻을 수 있어요.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한 과정들을 사진과 기록으로 잘 담아두고, 부모님들께 보여드리며 아이들이 잘해왔던 것을 설명하는 거에요. 그 과정에서 부모님들의 말씀을 통해 우리가 의도했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진 것을 직접 귀로 들을 수 있어요. 사업의 의미를 책이나 다큐멘터리, 대학교수님의 강의를 빗대어 짚어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아이들의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정확하게는 연구주제를 정하지 못했지만, 아이들과 인터뷰하는 것 이외에도 부모님과의 대화를 염두에 두고 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