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비해당소상팔경시첩 (匪懈堂瀟湘八景詩帖) :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 기록유산 원문 예문제학 탐진 안지 (藝文提學 耽津 安止)의 시(詩)
보물로 지정된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 안평대군(安平大君, 1418~1453)의 소상팔경시첩에 안지(安止)가 1442년에 지은 친필 글씨의 시가 포함되어 있다. 안지(安止)의 본관이 탐진(耽津)으로 명기되어 있는 초기 문헌이다. 역시 보물로 지정된 이보다 이른 시기의 1414년 문과방목이 안지의 본관이 탐진으로 나오는 최초 문헌인 듯하다.
〈題字〉 “海宇奇觀 翁正春” [翁正春印] [壬辰狀元]
시첩의 제자를 쓴 옹정춘(翁正春, 1553~1626)은 명(明)나라 사람으로 1592년(임진) 과거에 장원급제했으며, 예부상서(禮部尙書)를 지냈다. 아마도 조선에 사신으로 왔다가 이 시첩을 보고 제자를 쓴 것 같다. 임진왜란(1592) 때 명이 조선에 원군을 파병했으므로 이와 관련하여 조선에 왔던 것으로 보인다. 세조가 왕위 찬탈할 때 반대하던 동생 안평대군을 죽였지만 임진왜란 무렵에는 그의 시첩을 소장한 사실을 공개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모양이다.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의 동국여지지(東國輿地志) 卷九 / 平安道 / 成川都護府 조에 객관(客館) 동명관(東明館)의 현판 글씨를 옹정춘이 썼다고 했다.(求大明侍郞翁正春書揭額) 1442년 안지의 친작, 친필 시 : 虔州異景未曾知 / 一幅鮫綃恍惚移 / 皓月初升鍾更響 / 晴嵐方好雨還奇 / 日斜浦口帆飛疾 / 雪滿沙頭鴈下遲 / 不出戶庭看盡處 / 渺然淸興入新詩 : 藝文提學 耽津 安 止 건주의 기이한 경치는 예전에는 몰랐는데 虔州異景未曾知 한 폭의 비단에 옮기니 황홀하다. 一幅鮫綃恍惚移 하얀 달 처음 돋아오를 때 종소리 울려 퍼지고 晧月初昇鍾更響 맑은 남기 좋을시고 비 또한 기이하다. 晴嵐方好雨還奇 해 지는 포구에 배는 나는 듯이 빨리 달리고 日斜浦口帆飛疾 눈 가득한 모래밭에 기러기 더디게 내린다. 雪滿沙頭鴈下遲 문밖을 나가지 않아도 모든 곳 볼 수 있어 不出戶庭看盡處 아득히 고상한 흥취가 시로 들어온다. 渺然淸興入新詩
예문제학(藝文提學) 탐진(耽津) 안지(安止).
소상팔경(瀟湘八景)은 중국의 소수(瀟水)와 상강(湘江) 일대에 있는 유명한 경승으로 8경의 대명사로 불린다. 유사한 사례로 건주팔경(虔州八境)도 있는데, 소동파(蘇東坡)의 건주팔경도(虔州八境圖) 시로 유명하다. 안지는 소상팔경과 건주팔경을 구분하지 않고 시를 지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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