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 : 다인, 예온, 제인, 다은, 해천, 현동, 민들레, 구슬댕댕이, 푸른솔, 고슴도치, 아린, 세아, 간송, 승희, 자허, 시우, 동그라미, 언년, 신난다, 김장로님, 동물맘, 비파, 두더지, 날개, 착착, 변홍철
# 햇살 따스한 미술실 늦은 1시 30분 ~ 4시 / 가을 흥취 가득한 배움터 돌아보기
<1부 말씀나눔>
1. 청년들이 그린 그림 해설
청년들
: 노염사에서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그림을 사랑어린 배움터의 청년들이 그렸다.
학교에 왜 숲이 필요한지, 왜 청년들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의 질문이 들었다. 제주도를 다녀오며 숲에서의 경험, 느낌, 힘 등을 느꼈으며 숲이야기를 나누며 나왔던 여러 키워드 중 움트는 새싹, 들썩들썩, 차오르는 숲바다라는 이미지를 변형시켜 나무를 심는사람도 동시에 차오르는 형상을 폭풍우치는 바다, 고요, 모든 세대가 켜켜히 쌓이는 숲 이라는 말의 이미지를 공간의 색깔로 표현해 보았다.
2. 동행한 이들에 대한 날개의 소개
: 변홍철 선생 - 조각가, 미술의 가치를 높히는 일을 하고 있음.
착착 - 인문학적 관심이 깊은 건축가이자 명리학의 대가.
우리말 중 너울가지라는 말이 있는데, 사회적 친화력이 높은 사람을 칭하는데 이 두분이 그런 분들이다.
# 착착
: 건축을 20여년 해오면서 조경에도 관심을 가졌다. 청년들이 왜 숲인가란 질문을 했는데 노자는 세가지의 바라봄(고원, 심원, 평원), 삼원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고원은 등산가서 바라보는 가득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가득참은 바꾸어 말하면 '허虛'이며 텅빈 충만, 자연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인간은 자연과 별개의 존재가 아니며 자연(전인)과의 관계성을 고원의 시선으로 찾을 수 있다. 자연 또는 숲은 실체인데 이들의 관계속에서 배움터 즉 인간의 실체를 볼 수 있다. 노자의 바라봄 중에서는 평원의 시선이며 동양화의 획득 방식이기도 하다.
형상(形象)의 상(象)자는 실체는 있지만 가둘 수 없는 것을 뜻하는데 햇빛, 마음, 소리등이 이에 속하며 이런 에너지의 유기적이며 총체적 연결을 뜻한다. 우리가 보는 정원은 사람들이 이러한 자연을 가까이 두는 방식이다. 큰 자연을 느끼는 방식중의 하나인데 내(인간, 건물)가 최소화 될수록 자연이 커질 수 있다.
풍경(風景)의 경(景)은 볕 경, 그림자 영인데 빛과 그림자의 존재를 뜻한다. 이 경의 의미에 동양에서는 진(眞)이 들어가야 하고 서양의 표현으로는 truth 이다. 이것은 생명이기도 하고 묘(妙)라고도 이야기 하는데 이것은 관계를 통해 변화하는 방식을 뜻한다.
그렇다면 배움터와 숲의 관계성을 어떻게 볼 것인가.
생명적 속성과 연속성으로 볼 수 있다. 자연스럽다는 개념이기도 하다.
1. 관계가 실체다. 이것을 1단계로 볼 수 있는데 사랑어린배움터는 이미 이 단계는 넘어선 듯 하다. 시간적으로 10년이상이며 이렇게 모여서 사는 모습을 통해 순환성 또한 가능한 곳이다.
2. 아까 청년의 표현중에서 움트는 새싹, 들썩들썩이라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것은 지금 전세계의 트랜드이다. 들썩들썩이란 표현에는 자연과 미래, 미래의 시점을 내포하고 있다.
3. 서울에서 내려오는 기차에서 날개와 진정성(authenticity) 이야기를 했는데 이전에는 위에서 아래로 부여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자기 정체성, 자아를 고민하는 태도, 자기가 성립되는 요소가 아닌가 한다.
# 변홍철
: 배움터에 오기전에 언론에 실린 배움터 기사를 하나 읽고 왔다. 나는 이곳과 확연히 다른 낯선 교육환경, 경쟁속에서 생활한 사람이다. 요즘 전시기획의 트랜드가 숲이기도 하다. 숲은 식물이 사는 곳, 지구 자체가 숲이며 순환, 순환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곳에 와서 보니 이미 숲인데 그 안에 또 무엇을 담으려 하는가 하는 질문이 들었다.
# 날개
: 교육의 변치않는 목적은 행복, 더불어 행복한 상태가 아닐까. 배우미들이 중심이 되어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것...
요즘 이것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의 근본이자 가장 솔직한 행위를 말로 표현하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무엇이든지 먹고 살아야 지속할 수 있다. 숲의 첫 발걸음은 나무 한그루를 심는 것에서 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리고 공간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동학에서 사사천 물물천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든 균형을 잡아가는 것 즉 어울림이다. 평화를 우리말로 표현하며 어울림이다. 원천적 행위, 첫째 행위가 가장 중요하다.
<2부 질문과 답 그리고 마무리>
1. 오늘 순천에 있는 별서를 다녀왔다. 멋지긴 하나 이렇게 깊은 곳에 왜 집을 지었을까. 누군가는 깊은 숲에, 누군가는 사람의 집안으로 숲 또는 정원을 들이려 하는데... 그것들의 원형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이 들었다.
# 착착
: 인위적 자연이 만들어진 역사가 있다. 사냥을 시작하면서 원(園)을 사용하는데 동물이 섞여있는 것을 뜻하고, 포(哺)는 심는 것, 먹고 사는 것의 시작점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情(정)으로 표현되는데, 구곡을 경영한다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써 인위적 자연을 옆에 두려는 경향들로 드러났다. '정(情) - 경(景) - 사람' 으로 순환의 태도이기도 하다.
별서의 서(墅)는 농막이란 뜻인데 최소한의 집(오두막)을 뜻하며 자연과 하나되는 우리 조상들의 태도에서 비롯된 건축물이다. 그로인하여 자연과의 관계성을 많이 만들어낸다. 숲의 순환, 情 즉 의미부여를 통해서 관계를 맺는 행위이다.
2. 숲을 이야기 하는데 노자, 공, 허, 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흥미롭다. 이곳에 숲, 바다, 들 등 모든 자연이 있는 곳이라니 더욱 좋게 느껴진다.
3. 문명전환의 일환으로 전 지구적으로 겪고 있는 여러 상황들의 근본적 해결책이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리란 생각이 든다. 인간은 자연에 깃들어 사는 존재이지 자연을 정복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평화에 대한 문제, 코로나 등으로 알 수 있다. 그래서 숲을 이야기하는 것에 더욱 가슴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한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의식의 변화, 삶의 방식, 문화의 전환을 이뤄가는 것이 병행되어야 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전체적 시점으로 숲을 만드는데 무엇부터 시작하여야 할까.
# 착착
: 작은 것, 구체적인 것에서 부터 시작하여야 선명해진다. 그렇게 시작하다 보면 생각들이 겹겹히 녹아내리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동그라미는 끝과 끝이 맞닿은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캐나다에 경험exchange도서관이 있다. 도서관, 학교, 행정, 삶의 교차점들이 뿌리가 되어 내리게 하면 좋을 것이다.
# 변홍철
: 이미 모두 가지고 있는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실제 존재하는 것이 어울림인데 이러한 문화의 숲을 연결시켜 내면 좋겠다. 그리고 자연은 그냥 냅두면 숲이 되는게 아닌가.
# 날개
: 탄소동화 작용을 많이 하는 나무는 단풍이고 이로운 나무는 떡갈나무, 맹그로브 나무 또 탱자나무 등이 있다. 오늘 착착이 이야기 한 것 중에 핵심은 허(虛)라고 생각된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주역의 이허수인(以虛受人)이란 괘가 있는데 '비워서 상대를 받아들인다'란 뜻이다. 기(氣)를 감통하게 하는 것이다. 관계는 기(氣)가 흐른다는 의미인데 사람과 자연이 감통하는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교육은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파티를 준비할 때 미국의 발도르프 학교에 간적이 있다. 그곳에서는 바로 교실에 들어갈 수 없다. 비가 와도 학교에 놓여있는 우비와 장화로 바꿔신고 숲으로 들어가서 무조건 40여분을 그곳에서 머물다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사랑어린학교도 바닷길을 한시간여 걷고 들어오지 않는가. 정말 멋진 일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 시간을 마무리 하고 배움터를 돌아보며 순천판에서 세분을 환송했습니다.
배움터를 가로질로 가는 길에 착착이 한마디 보탭니다.
" 오래된 곳일수록 정리와 쓸고 닦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오래된 곳의 멋은 정갈함에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