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술꾼이었다. 오래 살라고 장수인가! 술 오래 많이 먹으라고 장수(長洙)인가! 집 지하실에는 맥주병이 박스로 쌓여 있었다. 아버지를 찾으러 동네에 나가면, 길가 허름한 가게 평상에 앉아있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물론 앞에는 소주랑 간단한 안주가 있었다. 소주랑 소금을 안주로 하는 것을 보고. 가게 주인이 집에 있는 반찬을 내어준 모양이다. 아버지는 젊었을 때 쇠를 다루는 공장을 오래 하셨다. 유명한 상표 양산에 황동이 들어가서 협립양산이 되었다. 그래서 큰돈을 벌어서 내가 초등학교 일 학년 때 억 대 부자로 신문에 났다고 한다. 그때 골병이 들었나 보다 짐작한다. 몸이 아파도 아프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않아서 그 심각성을 몰랐다. 화를 잘 내시고 짜증이 늘었다고 한 것이 몸이 아파서 그러나 어렴푸시 짐작할 뿐이다.. 어느. 날 아버지는 나에게 병원에 가자고 했다. 평소에도 아버지랑 같이 잘 다녔기에 동네병원에 갔다. 그랬더니 큰 병원에 빨리 가 보라고 한다. 그 길로 택시 타고 소개한 파티마병원에 갔더니 의사는 "이렇게 되도록 뭐 했냐?"라고 폐암 2기란다. 파티마병윤에서 운영하는 칠곡요양병원에 입원할 것을. 안내받았다. 그 길로 밖으로 나와 택시를 타고 알려준 병원으로 가려고 하니 아버지는 집으로 가자고 한다.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나는 못 있는다." 병명을 알고부터는 약을 쓰고 술 먹는 것은 중단되었다. 폐암 2기를 선고받고부터는 술 대신에 약을 쓰면서 아버지의 술꾼은 종지부를 찍었다. 아버지는 넓은 집에서 십여 년을 더 사시다가 일흔아홉에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몸이 아파 안주 없이 술 먹을 때 반찬을 내어준 구멍가게주인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러 채 있는 집 중에 한 개가 팔아야 될 경우가 생겼을 때, 그 가겟집에 좋은 조건으로 싸게 팔았다. 그 사람은 구멍가게를 접고 3층 빌딩 주인이 되었다. 끝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