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카나 키요시의 걱정처럼 지로는 어디로 간 것일까.
레이카는 밤에도 변변히 못잤다.
레이카는 3일째 아침, 드디어 기다리지 않고 지로의 회사에 가봤다.
사장인 에이이치도 회사에 있었다.
“형님, 그이는?”
수척해진 레이카의 얼굴을 보고 형 에이이치는
“아, 몸이 안좋아서. 잠시 쉰다고 31일에 전화가 왔어요.
집에서 쉬고 있지 않나요?”
무슨 일이 있는가 하고 걱정스럽게 에이이치는 말했다.
“네, 새해부터 무엇인가 가라앉아서
지금까지의 남편과는 사람이 변했어요.
형님, 짐작 가는 것은 없으세요?”
라고 걱정스럽게 레이카는 형 에이이치에게 물었다.
거기서 지난날의 일을 생각해내서
“30일에 회사로부터 3백엔을 빌렸는데
어디에 쓰는지는 말하지 않았어요.”
라고 뭔가 숨기고 있는 동생의 비밀을 말해버렸다.
형 가즈에는 지로가 무엇인가 생각하고 있는지 몰랐다.
“레이카씨 더 기다려 보세요. 뭔 일이 있으면 내가 연락할께요.”
레이카는
“나의 먼 친척이 신주쿠역의 가까이에서
내내헌이라는 중국요리점을 하고 있는데
설마 남편이 거기에 가지는 않았을까요?
전에 2, 3번 같이 간적이 있지만.”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에이이치는
“전화는 있어요?”
라고 되물었다.
“전화는 요도바시의 37번입니다.”라고 형 에이이치에게 말하자
“혹시....”
라고 하며 에이이치는 시외전화를 신청해서 내내헌에 연락해보았다.
“어제 왔다가 잠시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갔습니다.”
라고 내내헌의 주인 이수신이 대답했다.
“역시 레이카씨. 신주꾸에 갔나봅니다.”
“도대체 그리고 어디에 갔을까요?
며칠 생각하고 온다고 하고 기분이 안좋았던 것같은데...”
라고 레이카는 혼잣말을 했다. 레이카는 걱정됐다.
레이카도 에이이치도 지로의 지금까지의 일로 보면
저 성실한 인간이 어떻게 그런 기분이 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키요시는 집을 지키고 있었다.
그날 저녁 지로는 술에 취해서 돌아왔다.
“아빠. 무슨 일이야? 엄마가 걱정되어서 회사에 갔어?”
라고 아빠의 얼굴을 보면서 키요시는 걱정이 되듯이 말했다.
“키요시, 아빠는 너희들이 불쌍해서 어떻게 도쿄에서 살려고 생각했어.
학교도 4월부터 시작하고 너희에게 위축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싶지 않다. 아버지는...”
라며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울고 있는 모습을 본 키요시는
“아빠. 울지마. 키요시. 어떤 일이 있어도 참아”
아직 7살이 됐을 뿐인 키요시가 아빠의 어깨에 손을 대고 위로했다.
지로의 취직자리는 없었다.
그리고 레이카는 저녁 7시쯤 어두워진 후에 돌아왔다.
“당신. 어디에 갔었어요?
회사도 쉬고 형님도 걱정하고 계셔요.
우리들은 어쩌면 좋아요? 정말 걱정되어서 밤에 잠도 못 잤어요.
그래도 돌아와서 안심이예요.”
레이카는 걱정으로 지친 몸을 버티며 현관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지로는 술에 취해 있었다.
“레이카, 나와 헤어지자. 대만으로 돌아가”
술기운이 아니고는 말할 수 없는 말을 술의 힘을 빌려 지로는 말했다.
“당신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예요. 남자인 주제에--.
이제와서 무슨 말을 하나요.”
레이카는 놀라고 말았다.
지로의 말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건 대만으로 돌아갈 여비야”
라며 던졌다.
그리고 말도 강하게 지로는
“대만의 친정으로 돌아가 줘. 그것이 최고로 행복한 길이다.
나는 나는 혼자 살겠어. 이대로”
라고 레이카에게 부탁했다.
어떻게든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다.
키요시 때문에도 레이카를 위해서도,
대만에 돌아가는 것이 위축되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지금까지 도쿄에 가려고 여러 가지 일자리를 찾았으나
이 이상 방법이 없다.
키요시가 학교에 가면 차별의 괴로움이
항상 따라다녀 키요시의 장래에 좋은 결과가 생기지 않는다.
지로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마시지 않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
사랑하는 아내, 레이카도 그리고 우리 아이를 떼어놓는 것이 불가능했다.
레이카는
“당신이 거기까지 말하는 데는 뭔가 복잡한 이유가 있겠지요.
당신의 행복이 된다면 나와 키요시는 물러나겠어요.
그러는 데는 하루 이틀 시간을 주세요.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니까.”
레이카는 이미 놀란 나머지 충격으로 눈물도 말라 버렸다.
“그렇게 하는 게 좋아. 서로 행복해지는 길이다.”
라고 지로는 차갑게 말했다.
의지해야 할 사람을 잃고,
내팽개쳐진 레이카는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렸다.
레이카는 키요시를 재우고 방에 들어갔다.
지로도 레이카도 뒤척이다가 마침내 아침까지 자지 못했다.
레이카는 남편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무심하게 자고 있는 사랑하는 키요시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면서,
이 아이와 함께 결심을 하고, 솟아나는 슬픔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무책임한 남편을 현관에서 보냈다.
지로는 아이의 모습도 보지 않고 아침 일찍 회사로 가버렸다.
레이카는 일체를 버리고 죽으려고 유서를 썼다.
“지로님. 7년간의 행복은 나의 일생의 추억입니다.
당신과의 대만에서의 생활, 일본에서의 생활,
슬픈 일도 있었지만 나의 인생에서 최고로 즐거운 때였어요.
지금까지 나같은 사람을 이렇게 귀엽게 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나는 키요시와 함께 긴 여행에 떠납니다.
그리고 키요시는 나의 곁에서 떠나지 않아요.
앞장서는 불행을 허락해 주세요.
그리고 언젠가 우리들이 있는 곳에 당신이 오기를 기다릴께요.
대만에는 돌아가지 않습니다.
나는 언제까지나 당신의 아내예요.
이 돈을 돌려드립니다.
항상 건강하고 우리들의 몫까지 오래 사세요.
27세로 일생을 마감합니다.
그리고 에이이치 형님께 우리 친자에게
변치않는 자애를 주신 점 마음으로부터 감사하고 있습니다.
영원히 이 호의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안녕, 안녕.
2월 4일 정오 레이카
사랑하는 지로님께
레이카는 죽음을 각오하고 키요시와 함께 집을 나갈 결심을 했다.
한편 지로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장소에
10시경 사장인 에이이치가 나와서
“지로 너는 도대체 어디에 갔던 거야.
레이카씨가 어제 걱정되어서 왔었어.
집에 돌아갔었어?”
형 에이이치는 걱정해서 동생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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