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모십팔과의 재회
얼마 동안 환담을 나누고 나니 관안기와 이역세 기표청등은 경력이 풍부하고 노련한 강호인들이라 위소보의 말에는 약간 경박한 감이 없 지는 않았으나 중요한 사실들은 조금도 애매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때 갑자기 발걸음 소리가 일었다. 그리고 대청의 문이 밀여 ㅈ혀지며 두 사람의 대한이 한채의 담가(擔架)를 들고 들어왔다. 가노 육은 뛰어서 들어오며 말했다. "자형 모십팔 모나으리를 모셔왔습니다." 위소보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보니 모십팔은 담가 위에 누 워있었는데 두 빰에 뼈가 붙어있고 눈도 움축 거져 있어 매우 초췌한 안색이 아닌가 그리하여 위소보는 물었다. "그대는 정녕 병을 앓고 있는 것이요?" 모십팔은 가노육이 와서 자기를 떠매고 들어올때 천지회 청목당에서 무슨 큰 일을 상의하는 줄로만 알았지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 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위소보를 발견하게 되자 크게 기뻐서 부르짖었다. "소보...너...너도 도망쳐 나왔구나. 그것 참 잘됐다. 나는..나는 이 며칠 동안 언제나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상쳐가 나은 이후 황궁으로 들어가 너를 구출해 올 작정이었다. 그것참....잘되었구나." 뭇사람들은 어느 정도 의혹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의 이 몇마디말에 이제는 삽시간에 그 의혹을 씻어 없애게 되었다. 이 소태감이 정말 모 십팔의 친구로서 함께 청궁으로 잡혀 들어갔던 것이 사실이었다는 것 을 ㄲ닫게 된 것이다. 모십팔은 천지회의 회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강 호에서는 워낙 명성이 있는 사람이었고 언제나 자기가 한 말에는 책임 을 지고 있었다. 그리고 근년에 이르러서는 청나라 조정에서 모십팔을 잡으려고 하고 있다는 것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위 소보가 바로 그의 친구라면 진짜 청궁의 태감이 아니라고들 판단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모십팔이 이야기 할때 참된 정을 드러내는 것을 보 고 이어린애와의 교분이 지극히 독하다는 것도 생각지 않을 수 없었 다. 위소보는 말했다. "모형...그대는...상처를 입었소?" 모십팔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말했다. "그 날 밤 궁중에서 도망쳐 나오게 되었을때였지. 궁문 밖에 이르게 되었는데 끝내 시위들과 부딪치고 말았다. 나는 혼자이고 적은 다섯 명이었지. 나는 두 사람을 죽이긴했으나 내 자신도 두곳이나 칼을 얻 어맞고 죽어라고 궁문 밖으로 도망쳐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궁안에서 는 다시 시위들이 ㅉ아와 나는 원래는 더이상 도망 칠 수 없었던 것인 데 다행이 천지회의 친구들이 도움의 손길을 뻗쳐 주어 나의 목숨을 구 한 것이야. 너는...너는? 너역시 천지회의 친구들이 구출 해 낸것이 냐?" 관안기 등은 대뜸 얼굴이 겸연쩍어졌다. 사실 이일은 결코 떳떳한 일이 못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위소보는 놀랍게도 시인을 하는 것이 아닌가? "바로 그렇죠. 그늙은 태감이 나에게 소태감이 되라고 다그쳤는데 오 늘까지 꼼짝 못하다가 도망을 쳐 나오게 되었는데 다행히 천지회의 이 나리들을 만나게 되었죠." 천지회의 뭇 영웅호걸들은 암암리에 한숨을 내쉬었다. 위소보가 그와 같은 말을 해주는 것은 바로 그들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라 속으로 감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이 위소보라는 소년이 나이는 어리 지만 매우 의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즉시 가노육은 모 십팔과 위소보 두 사람을 객실로 모셔가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그리 고 청목당의 군웅들은 대청에서 계속하여 대사를 논의하게 되었다. 모십팔은 중상을 입고 있어서 몇 개월 간 상처의 치료를 받았지만 여전히 그는 극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거기다가 조금전 떠메고 올때 담가가 흔들리게 되어 상처가 지극히 아픈 것을 꼭 참고 견디느라고 정신적으로 피로해질대로 피로해져 말을 하려고 해도 힘이 없었다. 진정이 된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쨌든 그들은 나를 죽이지는 않게 되었구나.) 따라서 마음이 느긋해졌고 한 태사 위에 웅크린 채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나중에 잠속에서나마 누군가가 자기를 안아서 침대위에 눕히 고 이불을 덮어 주는 것을 느꼈을 뿐이었다.
이튿날 아침 일어나자 한 사내가 세숫물을 떠왔다. 그리고 찻물과 한 대접의 고기 국수를 갖다 주었다. 위소보는 속으로 생각했다. (나에 대한 대접이 점점 나아지는 구나. 그야말로 나를 큰 나리로 모시는 것 같지 않은가?) 밖을 보니 객실 밖에 두 명의 사내가 서있고 창 밖에도 두 명의 사 내가 서있었다.그들은 그저 서성거리는 듯 가장하고 있으나 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자기가 도망치지 않을까 감시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 다. 위소보는 다시 걱정이 되어서 생각했다. (정말 나를 큰 손님정도로 알고 대접한다면 어찌하여 네 명의 사내 를 보내 나를 지키는 것일까?) 그러자 갑자기 그는 동심이 치밀었다. (흥. 이 위소보를 지키겠다고? 그렇게 쉬운 노릇은 아닐걸. 바깥으 로 빠져나가 보아야겠다. 너희들 네명의 멍텅구리가 나를 어떻게 하는 지 두고 봐야지.) 그리고 그는 주위의 형세를 살피고는 좋은 생각이 떠올라 즉시 손을 뻗쳐 힘주어 동쪽 창문을 열었다. 창문에서 소리가 나자 네 명의 사내 들은 동시에 창문 쪽을 바라보앗다. 그는 네 사람의 시선을 다른 쪽으 로 쏠리게 하고는 맹렬히 객실의 문을 안쪽으로 끌어당겼다 놨다. 그 리고 그 자신은 재빨리 침대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네명의 사내들은 문 소리를 듣고는 즉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보 니 두 쪽의 문이 이미 열어 ㅈ혀져 건들거리고있는 것이 아닌가? 모두 들 깜짝 놀라게 되었다. 이 네 사람은 바로 위소보를 감시하도록 명 령을 받은 사람인데 갑자기 방문이 열려져 있는 것을 보고 떠오른 생 각은 위소보가 이미 도망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 었다. 따라서 네 사람은 일제히 부르짖었다. "아이구." 그리고 그들은 객실로 달려들어왔다. 보니 모십팔은 침대위에서 한 참 깊은 잠들어 있는데 위소보는 아니나 다를까 어디로갔는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한사람이 부르짖었다. "이 애는 멀리 도망가지 몫했을 것이니 세 방향으로 빨리 나누어 쫓 아 가도록 하세. 나는 위에 보고를 하겠네." 그러자 나머지 세 사람이 대답을 했다. "예." 그리고 그들은 급히 방을 나섰다. 그 가운데 두 사람은 지붕 위로 뛰어 올랐다. 위소보는 기침을 한 후 침대 아래에서 의젓하게 걸어나 와 바깥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대청으로 들어섰다. 문을 밀자 관안기와 이역세가 나란히 앉아 있고 한 명의 명을 받고 감시하던 사내가 매우 당황해서는 보고를 하고 있었다. "그...그 애가 갑자기 도..도망을 쳤습니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 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도전에 갑자기 위소보가 나타난 것을 보고는 아! 하 고소리를 내더니 두 눈을 크게 떴다. 워낙 놀라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모양이었다. 위소보는 기지개를 켜고 말했다. "이형. 그리고 관부자 두 분은 밤새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관안기와 이역세는 서로의 얼굴을 한번 쳐다 보더니 그 사람에게 말 했다. "물러가게. 이런 쓸모 없는 것 같으니라고." 그리고는 위소보에게 웃으며 말했다. "이리와 앉게나. 어젯밤 잘 주무셨나?" 위소보는 실글벙글 웃으며 앉았다. "잘 잤죠." 대청의 기다란 창문이 열어 ㅈ혀지면서 갑자기 두 사람이 달려 들어 왔다. 그리고 한 사람이 부르짖었다. "관부자...그...그 어린애가 어디로 도망쳤습니....." 그러다가 갑자기 위소보가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말했다. "어...그는...그는...!" 위소보는 참 우습다는 듯 껄껄 웃었다. "하하하...당신네 들 네명의 대한은 너무도 쓸모가 없구료. 어린애 마저도 지키지 못하다니 무엇하겠소. 내가 만약 도망치길 원했다면 벌 써 도망 쳤을 것이오." 다른 사람이 멍청해져서 물었다. "어떻게 그 곳에서 빠져 나왔지? 어찌하여 내 눈이 깜박하는 사이에 그림자도 보지 못했는데 그대는 이미 도망치고 없더군." 위소보는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은신술을 알고 있소. 그 방법은 그대에게 전수할 수 없소." 관안기는 눈살을 찌푸리고는 손을 내저으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 "물러가라" 그 멍청한 사람은 여전히 중얼거렸다. "정말 은신술을 알고 있었나? 무리는 아니군. 무리도 아니야." 이역세는 말했다. "소형제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총명하고 기민한 점엔 실로 탄 복 하지 않을 수 없구먼." 이때였다. 갑자기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은연중에 들려왔다. 관안기 와 이역세는 동시에 몸을 일읕켰다. 이역세는 나직이 말했다. "오랑케의 관병?" 관안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가락을 입 안으로 집어 넣고는 휙휙 휙! 하니 세 번 불었다. 그러자 다 섯 명이 대청 안으로 뛰어 들어왔 다. 관안기는 말했다. "모두들 준비를 하게. 그리고 가노육에게 모십팔 모나리를 보호하도 록 하게. 오랑캐의 군사가 만약 떼를 지어 들이닥치게 되면 맞서 싸울 필요없이 옛날 방법대로 나누어 퇴각을 하는 것일세." 다섯 사람은 대답하고 나가서 명령을 정했다. 사방에서 천지회의 사 람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관안기는 말했다. "소형제는 나를 따르도록 하게나." 갑자기 한 사람이 질풍과 같이 대청 안으로 들어오더니 큰 소리로 외쳤다. "총타주께서 왕림하셨소." 관안기와 이역세는 동시에 물었다. "뭐라구?" 그 사람은다시 말했다. "총타주께서 오당(五堂) 향주를 모시고말을 타고 이쪽으로 오고 계 십니다." 관안기와 이역세 두 사람은 크게 기뻐서 일제히 물었다. "자네가 어떻게 알지?" 그 사람은 말했다. "길에서 총타주를 만나뵙고 친히 분부하시는 것을 들었소이다.총타 주께서 먼저 가서 통지하라고 일렀소이다." 관안기는 그가 숨을 헐떡 거리는 것을 보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좋아. 자네는 돌아가 쉬도록 하게." 그리고 그는 다시 휘파람을 불어 사람을 불러들이더니 말했다. "오랑케의 관병이 아니라 총타주께서 왕림하셨다네. 모두들 일제히 밖으로 나가 영접을 하세." 그 소식이 전해지자 집안은 온통 술렁거렸다. 관안기는 위소보의 손 을 잡고 말했다. "소형제. 본회의 총타주께서 왕림하셨네. 우리 함게 나가서 맞아들 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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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잼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