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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희나 님과의 두 번째 만남입니다. 지난 시간 MBTI 검사를 함께 해보자고 하고 헤어졌어서, 약속 전 MBTI 공부를 조금이나마 다시 하고 갔습니다. 한 번의 만남뿐이었지만 희나 님에게서 밝고 명량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어서 희나 님을 ENFP라고 예상해보았습니다. 그래서 ENFP, 저와 서연 선생님의 MBTI 그리고 MBTI에 관한 설명과 각종 밈을 캡쳐했습니다.
희나 님께서 밝게 환영해주셨습니다. "잘 지내셨나요?"라고 여쭈어보니 "네네~ 항상 똑같아요"라고 대답해주셨습니다. "오늘 MBTI 검사 하기로 한거 기억하세요? 오늘 그거 할 거예요!" "아 하하하 네네~" 크게 웃어주셨습니다. 오늘의 주제에 희나님 도 함께 설레신 것 같아서 덩달아 기분이 더 좋아졌습니다.
와이파이 연결이 걱정이 되어 희나 님께 노트북이 있으신지 물어보았습니다. "와이파이도 있고, 핸드폰도 있고, 저 노트북도 있어요. 뭐가 좋으세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희나 님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오늘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 타드릴게요."라고 하시며 척척 원두를 넣으셨습니다. 지난 번에는 희나님의 언니분께서 타주셨는데, 오늘은 희나 님이 직접 타주셨습니다. 커피를 내리시며 희나 님께서 먼저, "오늘 이거 끝나면 어디 가세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관악산 계곡에 간다고 말씀드리며, 계곡에 가본 적이 별로 없어서 무슨 옷을 챙겨야할지도 고민되었고 말했습니다. "희나 님은 계곡 언제 마지막으로 가보셨어요?" "계곡은 저도 많이 안 가본 것 같은데. 마지막이 20대 초? 요즘 몸이 안 좋아서 아무데도 못 가요." "관악산 계곡은 초등학생 때 가봤어요."
서로의 근황과 계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커피가 완성되었습니다. 시원하고 연한 아이스커피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희나 님! 너무 제 취향의 커피예요, 지난 번보다도 맛있는 것 같아요!" "아~ 하하, 지난 번보다 이 원두가 더 좋으신가보다."
"그럼 MBTI 검사 시작해볼까요?" "네네." "혹시 저희가 옆으로 가도 될까요?" "네, 오세요." 희나님께서 자리를 옆으로 옮겨주시며 함께 소파에 앉아 검사를 시작했습니다. 제 핸드폰으로는 희나님이 검사를 하셨고, 서연 선생님 핸드폰으로도 함께 검사지를 보며 체크하신 문항을 확인했습니다. '주기적으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에는 '동의함'을, '생활 공간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에는 방을 둘러보시더니 하하 웃으시며 '동의하지 않음'을 체크하셨습니다.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좋아하시고, 전화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신다고도 하셨습니다. 희나 님은 문제 하나 하나를 꼼꼼히 읽어보시고 고민하시면서 체크하셨습니다.
결과는 놀랍게도 저희가 예상했던 ENFP가 나왔습니다. 각 알파벳의 뜻을 설명해드리며 "희나님도 이런 분이 맞으세요? 예를 들어~" 라며 저희가 해석한 것을 확인해보았습니다. 희나 님의 유형에 대한 설명에 집중해서 들어주시고, 그 반대 성향에 대한 이야기도 엄청 신기해하면서 들어주셨습니다. 또 결과지를 소리내어 읽어드리며 설명 글에 동의하시는지, 설명과 같은 경험이 있으신지 여쭈어보았습니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해야한다'는 말에 크게 고개를 끄덕이시기도 하고, '외향적이고 솔직하며 개방적인 성격'이라는 것에 "맞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상상력', '창의력', '독립적', '즐거움 추구'라는 표현이 반복적으로 나온다는 것을 발견하자, "저 그래요. 맞아요."라며 계속 동의하셨습니다. 희나 님은 원래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하셨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어떤 학원을 다니셨는지 저희에게도 추천해주셨습니다. ENFP설명과 희나 님의 꿈이 딱 어울린다고 말씀드리니 "그렇네요~"라며 신기해하셨습니다. 조금은 씁쓸해하시면서도 메이크업에 대한 더 자세한 말을 해주실 때는 목소리가 커지셨습니다. 다시 꿈을 위해 노력하시는 희나 님의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다만 다른 사람을 지레짐작하지 말고, 직접 상대방에게 물어본다면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도 동의해주셨습니다. 친구와 멀어졌던 경험도 생생하게 털어놓으시며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꼭 맞는 사람들이라면 소수라도 좋다는 저희의 말에 크게 공감하셨습니다. 또 '직관'이 굉장히 중요해서 나와 잘 통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느낌이 온다고도 하셨습니다. MBTI 유형 중 'N'에 속한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마침 저희 셋 모두 N이여서, "저희도 희나 님 저희랑 잘 통할 것 같다는 느낌이 아주 세게 왔었어요. 희나 님도 그러세요?"라고 능청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또 꺄르르 웃으시며 마지못해서인지 진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쨋든 고개를 끄덕여주셨습니다.
다음은 ENFP에 관한 밈들을 보았습니다. 웃긴 표현이 많다 보니 희나 님께서도 적극적으로 사진을 확인하시며 점점 더 신나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납니다. '끈기가 없어 반복적인 일상을 매우 극혐함'에 "와~ 맞아요."라고 하셨습니다. '흥 폭발! 하이텐션', '필에 죽고 필에 사는 사람들' 를 읽어보시더니 과거에는 굉장히 외향적이고 재즈 패스티벌이나 클럽도 좋아하셨다고 하셨습니다. "하, 그 땐 정말 많이 갔죠. 요즘은 못 가지만. 그런 거 엄청 좋아해요. 근데 지금 갈 생각하면 너무 힘들어요. 줄 서고 계속 서 있고."
또 "ENFP 여자친구"라는 이름의 밈을 살펴봤습니다. '엉뚱한 사차원'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저 이런 말 많이 들었어요. 예전 남자친구한테" 라고 하시며 과거 연애사도 재미있게 풀어주셨습니다.
ENFP를 살펴보면서 중간 중간 저희의 MBTI는 어떻게 설명하는지 비교하며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각자 공감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관련된 이야기도 풀어보았습니다. 희나 님과 다른 저희의 모습에 크게 웃으시며 흥미를 보여주시기도 했고, "맞아요, 저도 그럴 때 있어요."라며 공감하시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너무나도 알차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번에는 어떤 주제로 대화를 해야할지도 몰라 어색한 분위기에서 소재를 끄집어 내느라 힘들기도 했는데, 오늘은 준비한 주제로 1시간 동안 어색함 없이 대화를 끝냈습니다. 그래서 더 뿌듯하고 의미있는 경험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의 성격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희나 님의 과거 이야기도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저희에게 마음을 더 열며 시간을 함께 주신 것 같아 희나 님께 감사했습니다. 또 얼른 건강을 되찾으셔서 ENFP인 희나 님께서 좋아하시는 재미와 흥을 앞으로도 더욱 누리시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게 들었습니다. 즐거운 대화 끝에 희나 님을 전보다도 깊이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서연 선생님과 함께 남은 소품 제작을 서둘러 마쳤습니다. 잠깐 시간이 날 때 빨리 끝내야 했지만, 이런 시간들을 아동기획단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귀엽고 예쁜 소품들을 다 완성하니 수박 수영장이 더욱 기다려졌습니다. 남은 수박 수영장 PPT 제작과 영상 제작, 수료증과 감사증 문구 작성, 게임 문제 작성 등은 서연 선생님과 함께 주말에 만나 완성하기로 했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 희나 님과의 대화를 통해 준비의 중요성을 더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준비했느냐, 얼마나 그 시간을 위해 노력했는지가 언제나 결과로 티가 나는 것 같습니다. 희나 님과는 어쩌면 마지막 만남이었을 수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당사자와 나눌 대화를 위해, MBTI 말고도 어떤 흥미로운 주제들이 있을지, 어떤 접근을 하면 그 사람을 더 알 수 있을지 제가 살아가면서도 계속 기록해놔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2) 보완점
- 녹음이 잘 되고 있는지 중간 중간에도 잘 확인하자
2) 슈퍼비전 요청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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