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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번째 금강경 14-1장
爾時에 須菩提- 聞說是經하사옵고
深解義趣하사 涕淚悲泣하며 而白佛言하사대
希有世尊이시여 佛說如是甚深經典은
我從昔來所得慧眼으로 未曾得聞如是之經호이다
世尊이시여 若復有人이 得聞是經하고
信心淸淨하면 卽生實相하리니
當知是人은 成就第一希有功德이니이다
世尊이시여 是實相者는 卽是非相일새
是故로 如來說名實相이니이다
* 낱자 공부
爾:너 이, 그 이, 時:때 시, 聞:들을 문, 說:말씀 설, 是:옳을 시, 이 시
經:경서 경, 深:깊을 심, 解:풀 해, 이해할 해, 義:옳을 의, 趣:달릴 취, 뜻 취,
涕:눈물 체, 漏:샐 누, 悲:슬플 비, 泣:울 읍, 而:말이을 이, 白:흰 백, 고백 백
佛:부처 불, 言:말씀 언, 希:바랄 희, 드물 희, 有:있을 유, 世:세상 세,
尊:높을 존, 如:같을 여, 甚:심할 심, 典:법 전, 我:나 아, 從좇을 종
昔:옛 석, 來:올 래, 所:바 소, 得:얻을 득, 慧:지혜 혜, 眼:눈 안, 未:아닐 미
曾:일찍 증, 若:만약 약, 復돌아올 복, 다시 부, 信:믿을 신, 心:마음 심
淸:맑을 청, 淨:깨끗할 정, 卽:곧 즉, 生:날 생, 實:열매 실, 相:서로 상, 모습 상
當:마땅 당, 知:알지, 成:이룰 성, 就:이룰 취, 第:차례 제,
功:공로 공, 공들일 공 德:덕 덕, 者:놈 자, 名:이름 명
* 단어공부
慧眼 ~ ①사물(事物)을 밝게 보는 슬기로운 눈 ②오안의 하나.(육,영,혜,법,불)
未曾有 ~ 지금까지 아직 한 번도 있어 본 적이 없음.
實相 ~ 우리 인간의 눈으로 보이는 것이 변하는 상이기에 믿을 수 없고
영원히 변치 않는 모습이 실상(본체, 본원, 법신불, 일원, ,
전체의 모습이 실상
일여(一如) ·실성(實性) ·무위(無爲) ·열반(涅槃)도 실상의 이명(異名)으로 사용된다.
* 해설
잠을 자다가 때로는 꿈을 꿉니다.
꿈속에 많은 돈을 벌어서 큰 집을 사고 재미있게 놀다가
그 꿈을 깨고 나면
꿈속에 일들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다시 볼 수 없습니다. 허망 합니다.
그래서 꿈은 실상이 아니고 가상(허상)의 세계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합니다.
컴퓨터 속에 보이는 것이 실제가 아니지만 우리 눈에 보여 집니다.
이것도 가상의 세계입니다.
컴퓨터에 전원이 꺼지면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옷이요 집이요 직장이요 하는 것들도
우리가 목숨을 거두면 자기 곁을 떠나갑니다.
마치 꿈이나 사이버상의 물건들처럼 없어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인들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꿈이라 하고
꿈을 깨라고 하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럼 영원히 변함없이 있는 것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항상 자기 것으로 남아있는 것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실상이라 하고
실상을 발견 하자는 것입니다.
2023년 12월 20일 (수)
경계 : 녹음된 나의 말을 들음
문득 휴대폰 소리에 녹음이 된 내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 정말 듣기 싫은 마음이 생긴다.
빠르고 급하게 말하고 말끝을 흐린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안 듣고 중도에 끼어들어 말을 한다.
정말 안 좋은 습관인 것 같아 불안해진다.
이제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말을 하다가 보면 편안하지 않다.
나의 말투가 자꾸 생각이 난다. 어쩌지
말을 할 때 빨리 알아차려야 되는데 자꾸 잊어버린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는데 나도 그러면 어쩌나.
속상할 땐 더더욱 소리도 크게 내고 흥분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동안 말을 안 하고 지내왔다.
말을 안 하고 지내기는 어렵다.
말없이 사는 고요함이 싫어진다.
나는 혼자서 놀기를 잘 못 한다.
습관 고치기는 쉽지 않다는데 걱정이 된다.
나를 바꾸고 싶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오른쪽 귀가 중이염을 앓았는데
귀에서 자꾸 고름이 흘러나와
40대 후반에는 어쩔 수 없이 진주종 수술을 하고 인공와우로 교체했다.
주위 사람들은 잘 모른다.
그냥 큰소리 내는 게 성격이 저렇구나 하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도 조신하게 그리고 나긋나긋 예쁘게 말하고 싶은데
경계를 당하면 소리가 점점 커진다.
내가 나의 말을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 성급하게 말하는
이런 것들이 습관이 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마음공부 시간에 마음을 발견하라 하신다.
마음이 육근을 통하여 표현되는 것이니
말하기 전에 마음을 챙기면 어쩔까 생각해 본다.
마음 챙김을 유무념으로 정하고 노력을 해 보리라.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서만 살 수는 없다.
말은 잘하면 상대방이 위로를 받기도 하고
상대방의 도움으로 나의 원하는 바를 얻을 수도 있다.
원래는 없는 것인데 중이염으로 그리되었으니
유무념으로 마음을 챙겨 습관을 고쳐 나가야 하겠다.
교무의 의견
초등학교 때 중이염을 앓아 청력이 안 좋아지셨네요
청력이 안 좋으니 말은 커질 수밖에 없지요
청력이 안 좋은 줄 모르는 사람은 왜 말을 크게 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화가 났나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말이 잘 안 들리면 자꾸 되묻기도 어렵고 갑갑하지요
말로 오해가 생기면 말하기가 더욱 어렵게 되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지요
마음공부에서는 있는 그대로 보라고 합니다.
현재의 나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잘 안 들리는 경계에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 마음공부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청력이 약하다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너무 염려 안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청력이 안 좋은 줄 아는 사람은 나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우려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으면서 삽니다.
나의 약점은 도움을 받고 나의 장점으로 남을 이롭게 하면서 살면 됩니다. 누구에게나 장단점이 있습니다.
청력이 약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불안해하고 움츠러드는 것이 문제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내 생각에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염려를 합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가를 찾고 노력하면
나중에는 다른 사람의 표준이 될 것입니다.
원기 109년 1월 2일
경계: 둘연 어머니의 섭섭하다는 말
구청에서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편지쓰기를 권유했다. 학습자들도 싫어하고 선생님들도 기피하는 업무였으나 담당자의 고충도 알고, 서로 협조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여 원고를 작성하여 학습자들에게는 베끼기만 하라고 하여 4편을 접수했다.
시일이 조금 지나 연말에 4편이 모두 최우수상부터 장려상까지 받는다고 구청으로 시상식을 하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생각지도 않던 상이어서 어머니들께 실력 있는 선생한테 배우시는 거라고 으스댔다. 나에겐 아무런 대가도 없지만, 선생으로서 올해에 뭔가 해 드린 것 같아 뿌듯했다.
세 분은 시상식에 참석하여 상장을 받아 갔고, 둘연 어머니는 학교도 그만뒀는데 받아도 되냐고 물으셔서 그만둬도 당연히 받으러 오라고 했다. 팔을 다쳐 못 오니 다른 어머니께 맡겨 달란다. 시상식이 끝난 후 상품권 확인을 하기 위해 봉투를 열어보니 빈 봉투였다. 담당자에게 확인하고 며칠 있다가 갖다 놓겠다는 연락을 받고, 바빠서 가지러 가는 것을 잊고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액수였다. 며칠 뒤 둘연 어머니가 목소리를 착 깔고 상장을 맡겨 두겠다고 하더니 연락이 없냐며 자초지종도 묻지 않고 대뜸 섭섭하다고 하신다.
순간 화가 올라온다. 상장도 별로 받고 싶어 하지 않더니, 상품권의 액수가 많다니까 욕심이 생겼나 하는 마음이 생겨 얄밉기까지 하다. 연락 못 한 이유를 설명하니 계속 같은 이야기만 하신다. 짜증이 나서, 이래서 선생님들이 이 업무를 하지 않는가 보다. 우리는 상품권 하나 안 받는다. 이거 내가 써 준건데 이렇게 말씀하시니 나야말로 섭섭하다고 말을 했다.
전화를 끊고서야 둘연 어머니의 마음을 알아차린다. 안 받는다고 했다가 그래도 구청장상이고 상품권이 있다니까 사람의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나 역시 생각보다 상품권의 액수가 크니 나한테는 한 장도 안 오는데 괜히 원고를 써줬다는 생각이 올라왔다.
수행품 1장에 <사람의 마음은 지극히 미묘하여 잡으면 있어지고 놓으면 없어진다 하였나니, 챙기지 아니하고 어찌 그 마음을 닦을 수 있으리오>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많이 기다리셨죠? 라고 진정시켰다면 어머니도 화를 누그러뜨리고 고생했다 했을지도 모르는데…. 오늘 하루도 말의 중요성과 그 사람의 입장에서 마음을 돌려보는 연습을 해보려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교무의 의견
구청에서 편지쓰기 공모가 있었고 우리 학교 4분이 당선되셨네요. 그중에 한 분인 돌연 어머니는 학교를 그만두어 직접 상장과 상품권을 못 전해드렸는데, 처음에는 학교를 그만두어 받아도 되느냐고 겸손하게 표현하시더니 나중에는 내 상품권을 왜 안 주느냐고 따지듯이 말을 하니 화가 나셨네요.
그것도 자기가 쓴 것이 아니라 베끼기만 한 것인데 내가 노력해서 타 준 것인데 상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말을 하니 고마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으셨지요. 나에게는 아무 이익도 없는 일인데 수고의 대가도 없는 일을 고맙다는 말을 들어도 시원찮은데 왜 안 주느냐고 대들 듯이 말하면 당연히 화가 나지요.
그런데 화가 났다가 바로 사라지면 괜찮으나 그 일이 기억 속에 저장이 되고 그 생각이 날 때마다 화가 올라온다면 문제입니다. 화가 올라온다는 건 요란함이고 요란함은 낙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우선 내가 낙원 생활을 하여야 합니다. 그러려면 화가 올라오지 않아야 할 것 같습니다. 화가 올라오는 이유는 화를 만든 경계가 사라지지 않고 저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대종사님께서는 주착심이라 하셨습니다.
주착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럴 수 있다고 인정을 하면 그 경계가 원만히 정리되어 원망이나 감정으로 저장되지 않고 편안함으로 저장이 되는 것입니다. 육식이나 칠식에 편안함만 있으면 화가 일어나 요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불편한 감정이 저장되면 요즘 말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는 것이고 스트레스는 악한 기운을 내보내게 됩니다. 그러면 서로가 불편하게 되지요. 그리고 스트레스는 신경전달 물질과 호르몬(엔도르핀, 세레토닌)의 변화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건강에 이상이 오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돌연 어머니의 처지에서 보면 상을 준다고 할 땐 좋았는데 기다려도 주지 않으니 화가 났을 것 같고 화난 마음이 말로 표현이 되니 섭섭하게 들렸을 것 같습니다. 돌연 어머니는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일찍 챙길 걸 하는 마음도 들 수 있고, 미안한 마음도 있을 수 있지요. 그러면 많이 기다리셨느냐는 말이 나올 것 같습니다.
마음공부는 나의 마음도 읽고 상대의 마음도 읽고 그리하여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고 요란한 마음을 편안한 마음으로 바꾸는 공부법입니다.
일기 감사합니다.
2023년 12월 26일
경계 : 엄마의 짜증
엄마 집에서 동생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날이다. 저녁 준비를 하면서 나왔던 쟁반과 큰 그릇들을 씻어서 건조대에 엎어두니 엄마는 그것을 닦아서 들여놓으라 하신다. 나와 올케는 “있다 다 끝내고 들여놓을게요.” 했더니 엄마는 짜증을 내신다. 나는 그 순간 엄마의 표정에서 “나”를 보았다.
“나”라는 사람도 내가 생각했던 대로 어떤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무척 마음이 불편하고 짜증이 올라와 그것을 상대에게로 퍼붓기도 하고 아니면 스스로 못 견디므로 힘들어했었다. 지금은 그래도 공부를 통해 경계 알아차림으로 내 마음을 볼 수 있어 조금씩 그런 상황이 줄어가긴 하지만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다.
엄마의 짜증을 보니 ‘나도 그랬지~’ 하며 엄마가 인정이 되어진다. 그래서 엄마가 우리말에 수긍하지 않고 다시 “큰 쟁반이 엎어져 있으니 아래에 있는 그릇을 꺼내는 데 불편하잖냐”며 들여놓으라고 다시 말씀하시기에 얼른 물기 닦아서 서랍에 넣었다.
교무의 의견
설거지하면서 엎어둔 쟁반을 닦아서 들여놓으라는 어머니의 의견에 끝내고 하겠다고 대답을 하셨네요. 어머니는 그릇 위에 쟁반이 엎어져 있으니 그릇이 필요하면 찾기가 어려우니 그리하라고 하신 것이고 나는 설거지를 하는 중이니 끝내고 나서 들여놓겠다고 하였네요. 무슨 일이든지 의견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경험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므로 다른 의견을 내게 되지요. 쟁반을 먼저 닦아 들여놓는 것이 잘못이 아니고 설거지 끝내고 들여놓는 것이 잘하는 일도 아닙니다. 어느 것을 먼저 해도 안 될 것은 없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자기의 입장은 잘 알지만, 상대방 마음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자기의 말을 세우고 상대보고 그렇게 하라고 요구를 하지요. 상대방이 의견이 있어도 그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기의 생각만 이야기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서로 의사소통이 잘 안 되니 답답하게 되지요. 그리고는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다른 사람 마음을 읽는 훈련을 많이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만일 이때 어머니 그릇들이 쟁반에 가려 그릇을 꺼낼 때 불편하다는 말씀이시지요. 이렇게 어머니의 마음을 읽어드렸다면 어머니 표정이 어땠을까 하는 겁니다. 아마도 그려 그렇게 해라. 하고 지나가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말을 못 알아듣는 것 같으니 또 말씀하시고 짜증이 나신 것이겠지요.
엄마의 짜증을 보면서 받아들이는 나는 마음이 편할 리 없지요. 그리고 더하면 잔소리한다고 그만하시라고 그러거나 다 알아서 할 건데 가만히 계시라고 하기가 쉽지요.
마음만 한번 읽어드리면 어머니가 짜증 내시지도 않을 것이고 짜증을 내시지 않았으니 듣는 나도 불편할 것이 없지요. 또 탓할 것도 없지요. 말은 서로 소통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니 말을 통해서 서로의 마음을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3년 12월 26일
경계 : 엄마와 동생의 대화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중 엄마와 동생의 대화 목소리가 높아진다.
엄마의 청력이 안 좋으니 엄마는 다시 묻고 그것을 대답하는 동생은 목소리가 높아지고….
그러다 보니 그 과정에서 서로의 불편한 감정이 묻어난다. 옆에서 듣고 있는 나는 동생이 엄마의 되묻는 질문에 큰 소리로 설명하는 말이지만 조금은 짜증이 묻어남이 느껴져 그것을 듣는 엄마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지니 불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동생 말에 엄마가 힘없이 “이제 엄마가 늙었다고 그렇게 뭐라고 하네, 내가 빨리 죽어야지.” 하신다.
그 모습을 보며 지난날 “나”를 떠올린다.
지금의 동생이 바로 “나”임을 발견한다. 그때의 “나”도 내 의견을 엄마에게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말했는데 상대는 그리고 주변에서 보고 듣는 이에게는 그렇게 보여지지 않았겠구나. 그 마음이 알아지니 더 엄마에게 죄송하다. 그리고 마음이 아프다.
나를 비추어 동생의 마음도 헤아려진다. 그동안 안에 쌓아둔 힘듦이 보였다.
경계를 당하여 알아차림이 중요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교무의 의견
어머니와 동생이 대화하는데 어머니 청력이 안 좋으시니, 동생이 큰 소리로 말을 하게 되고 되묻는 경우가 많으니 했던 말 또 하게 되지요. 그러다가 어떤 때는 짜증 섞인 말로 그렇게 말했는데 그것도 못 알아듣냐고 할 때가 있지요.
동료들은 작게 하는 말도 잘 알아들으니 큰 소리로 말을 하지 않아도 되고 두 번 반복하지 않아도 되지요. 그런데 잘 못 들으시는 어머니와 대화는 쉽지가 않지요.
어머니 귀가 잘 안 들리니 어머니의 갑갑한 마음을 알아드리면 어머니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이고 어머니를 위해서 두 번 세 번 말해도 짜증이 나는 게 아니라 어머니를 어떻게 불편하지 않게 해 드릴까 하는 마음을 갖게 되겠지요.
내가 어머니와 대화를 할 때는 못 느꼈는데 동생이 하는 걸 보니 나도 그렇게 한 것이 돌아보아 지며 공부를 하셨네요. 동생의 말하는 것을 보면서 느낀 감각 감상입니다.
2023년 12월 26일
경계 : 엄마의 서두름
예전에 한집에 살면서 지냈던 고모가 돌아가셨다고 해서 저녁 먹고 엄마와 동생이 문상을 다녀오기로 하였다. 문상을 8시에 가자고 말해두었는데 엄마는 밥 먹고 상을 치우기가 바쁘게 갈 준비를 하신다. 설거지도 끝나지 않았고 7시도 되지 않은 시간인데 빨리 가자고 재촉하시는 엄마. 동생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하며 기다리라고 한다. 엄마는 그 말이 들어오지 않는다. 뭔가 할 일이 있으면 가만히 기다리지 못하는 성격인지라 그것이 항상 우리들과 부딪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또 한 번 일촉즉발 상황이 되려는 순간이다. 나는 얼른 설거지 하고있는 동생에게
“그만하고 얼른 챙겨서 갔다 와. 엄마 성격 알면서 그냥 엄마 하자는 대로 해.”라고 말했다.
시간을 정해두었지만, 엄마에게는 그게 중요하지 않다. 할 일도 없는데 굳이 그 시간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나와 상대가 생각(마음, 뜻)이 같을 수 없음을 인정해야 되는 순간이다. 그게 나를 인정하고 상대를 인정하는 공부임을 확인한다.
교무의 의견
어머니와 동생이 문상을 다녀오기로 했고 8시에 출발하자고 하였네요. 동생은 8시에 가자고 했으니 그 시간에 가려고 하고 어머니는 8시에 약속은 했지만 빨리 갔다가 빨리 오면 좋지 않으냐 하는 것이네요.
동생의 말을 들으면 동생 말이 맞지요. 사전에 서로 약속을 했으니 그 시간에 맞추어 자기 일을 보다가 가면 좋겠지요. 그런데 어머니는 늘 시계를 보면서 사는 분이 아니시고 날이 밝으면 일어나시고 해가 지면 주무시는 분이시라, 8시 약속은 그때쯤 가자는 말이지 꼭 8시 정각에 출발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밤에 다니는 것을 염려하시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다녀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이지요.
동생이 특별한 일이 없으면 어머니 마음을 읽으시고 가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일 하던 일이 있어서 그러면 어머니께 사정을 말씀드려 소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성격이라 맞추어 드린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희생이 되는 것이고 덜 편안함입니다.
결혼하기 전에는 큰딸로서 어머니와 이렇게 많이 하셨지요. 그때는 어머니만 탓하고 나는 잘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제는 시집을 가서 남동생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었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두 분이 서로 대화하는 걸 보니 지난날의 나가 보이면서 마음을 읽어야 함을 느끼고 계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