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상권에 부활의 신호탄이 울렸다. 지난 19일 동대문 내 쇼핑몰 패션TV는 롯데자산개발과 일괄입점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추진 1년여 만이다. 또 패션TV는 지난 2007년 준공 이후 5년 만에 문을 열게 됐다.
롯데는 총 20년 동안 패션TV에 장기 입점할 계획이다. 임차규모는 총 11개 층(지하3층~지상8층), 영업면적 1만7070㎡(약5200평)로 건축인허가와 리뉴얼 공사 등을 마친 후 오는 9월 도심형 패션타운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일본 시부야나 하라주쿠 등지의 영 패션타운 형태로 차별화된 쇼핑공간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들을 발굴ㆍ유치해 향후 쇼핑몰 및 해외출점 전략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체험형 가전매장 디지털 파크도 들어선다. 디지털 파크는 상품군별로 다양한 상품을 구비, 토털형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애플숍과 삼성 IT숍 등 최신 트렌드 숍을 비롯해 악기 매장도 도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롯데의 동대문 진출이 동대문 상권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대 패션 타운으로 도약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의 유통 노하우와 매니지먼트적인 요소가 동대문의 인프라가 합쳐져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롯데는 향후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진출하는데 있어 동대문을 기반으로 할 계획이며, 이는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해외 시장을 함께 겨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준원 롯데자산개발 운영사업부문장은 "이번 동대문 진출을 통해 패션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갖고 있는 젊은 패션인들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패션TV 관계자 역시 "동대문은 세계적인 패션메카로 도약하기 위한 충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제 그 경쟁력을 세계에 펼쳐 보일 때이며, 제대로 된 기회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롯데의 굿모닝시티 일괄입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초 롯데는 굿모닝시티와 패션TV를 동시에 장기임차해 롯데타운을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굿모닝시티는 영업면적이 총 17만여 평으로 두타의 1.6배, 패션TV의 2배 이상에 달하며, 지하철과 가장 가까이 연결되는 최상의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롯데는 굿모닝시티와 계약을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 왔다. 하지만 구분소유주들이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아 계약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굿모닝시티는 롯데 측이 요구한 전체 3069명의 구분소유주 중 95%의 동의를 받기 위해 마지막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0월 롯데자산개발이 직접 굿모닝시티에 현장사무소를 개설하고 구분소유자들의 동의를 받으면서 87%까지 동의했으며, 이후 1월 중순 현재까지 굿모닝시티는 92%까지 동의를 받은 상태다. 굿모닝시티 관리단 관계자는 "3%, 90여명의 추가동의만 이뤄지면 된다. 다수의 공동이익을 위해 롯데와의 계약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굿모닝시티 측은 내달 중 구분소유주들의 동의를 모두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롯데와 굿모닝시티의 본계약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대문 상권 한 관계자는 "국내 메이저 유통의 동대문 진출과 오는 7월 준공 예정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 등 동대문 상권이 글로벌 패션 타운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신호가 커졌다. 동대문 내 상인들은 각자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 좋은 기회를 맞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