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엔 어찌 잠자리로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아침엔 국물을 많이 먹었다.
지난 밤의 이야기가 흥성한데 난 어디서부터 기억이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술마시기 게임을 몇 차례 한 것 같기도 한데---
자전거 팀은 멋진 폼으로 떠난다.
몇 분은 오토바이를 대여했다.
누구에게 어딜 갈 거냐고 같이 가자고 해볼까 하다가
조용히 길을 내려온다.
천천히 바닷가를 걸어 정자와 기념탑이 있는 곳으로 간다.
해당화를 본다. 정자엔 나이 지긋한 남녀가 누구 흉을 본다.
최영장군 사당을 지나 소나무 아래에서 배낭을 베고눕는다.
해가 떠 올라 모자로 얼굴을 가린다.
배낭에서 이탁오를 몇 줄 읽는데 눈이 부시다.
싸구려 선글라스는 엉터리다.
어제 걸었던 세멘트 길을 올라 마을로 내려가지 않고 바닷가까지 가 본다.
건너 섬을 갈라놓은 바다는 바닥이 보인다.
그늘에 자리를 잡고 잠자려 해 보는데 쉽지 않다.
저 쪽 바위에선 낚시꾼이 서 있다.
1시까지 돌아가려면 이제 일어나야겠다.
천천히 걸어 마을로 들어선다.
찻길 가에 일행이 고기를 낚고 있다.
고등어라 했더니 아지란다.
3시에 버스를 타고 신양 부두에 닿는다.
영대가 배에 있다.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데 그가 타고 갈 버스가 떠난다.
배에서는 술 마시려 하지 않았는데, 삼치를 칼질하는 분과 술을 따르는 분이 있어
분위기가 좋다. 술을 몇 잔 마신다.
4시쯤에 출발한 배는 7시가 다 되어 완도에 닿는다.
차 안에서 김밥을 먹고 광주엔 9시가 다 되어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