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1시 눈이 뜨인다. 며칠째 이 모양이다.
T.V모니터에 타짜의 여배우 신세경이 어느 古城에서 김래원과 로맨스를 벌이고 있다.
아! 저기는 나를 며칠 째 잠못들게 하던 블레드성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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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수술 후 두 달 간 기어 다니며 때로는 목발로 장애의 삶을 살았다.
깁스를 떼어내고 기분전환을 위해 노랑머리로 변신하고 유럽패키지를 예약하고 말았다.
꿈에 그리던 프라하의 야경과
모짜르트의 빈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인천에서 이스탄불로 그리고 프라하로 장시간 발목으로 쏠리는 고통 쯤은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일정 때문에 배운지 35년이 지난 나의 전공 독일어도 한 단어 한 단어씩 떠오르기 시작한다.
체코와 발칸반도의 구유고권 나라들에 대한 선입견이 깨어진 건 첫 날 체코에서부터이다.
프라하의 야경이 아름다운 건 세 살 먹은 애도 들어 알 것이다.
그러나 까를橋의 야경을 보고 체코가 맥주로만 이름 난 곳이 아닌 유럽역사에서의 유서도 매우 깊은 곳임을 깨닫는다.
오스트리아에서 우리를 맨 처음 반겨 준 건 모짜르트도 쇤부른궁전도 아닌 바로 雪國의 아침이다.
중식 때ㅡ찾은 레스토랑 금발의 서빙걸에게 물으니 첫 눈이라네
오스트리아를 독일어로는 "외스터라이히"이리라.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뜻은 동쪽의 잘 사는 나라에 가깝다~
합스부르크왕가의 영광과 부유함 호사스런 쇤부른궁전을 보고나니 그 뜻이 유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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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의 블레드~ 발음도 시크한 신세경이 지금 티비에서 흑기사와의 만남을 갖는 바로 그곳.
밤의 호수면 위로 번지는 블레드성의 야경 그리고 성위에서 내려다 본 백설의 블레드섬,
나룻배로 블레드 섬으로 우리를 태워주며 소양강처녀를 부르던 뱃사공 알렉스는 평창올림픽에 대한민국을 응원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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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프로에서 자주 들었던 찬사의 플리트비체~ 올 초에 다녀왔던 사천성 구채구의 물빛을 떠올리게 한다.
장엄한 스케일의 폭포들과 물줄기는 미세먼지에 찌든 폐부마저 씻어주는 듯 한다.
안목이 트인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중국여행을 주로 하던 나에게 발칸반도는 또 다른 세계로의 다른 여행을 꿈꾸게 해준다.
다음은 역사와 절경이 어우러지고 세계를 지배하려던 웅대한 기상 오스만투르크의 후예인 터어키로 갈 것이다.
(파묵칼레)
이스탄불상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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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브르브니크~~언제인가 서점에서 읽은 책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했다 .
이러한 인류의 유산들은 그래서 전쟁 중에도 폭격을 맞지 않는다 하네.
빨간지붕들의 합창이라니... 이 도시에 대한 정곡의 수식어이다.
성벽으로 말하자면 만리장성들의 느낌들과는 많이 다른 해안을 에두르는 곡선의 미가 있어 좋다.
여행 마지막의 몬테네그로의 코토르성 또한 두브르니크공화국에 속해 있었다지.
그 성 은 이런 모습이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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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물녘 스플릿의 아드리아해변에서 배 한 척 띄워 아드리아를 건너 베네치아로 가고 잡다.
인도네시아민요라 생뚱맞지만 한 곡 뽑아본다,(,,,情人을 찾아 노 저으며 덩리쥔(鄧麗君)누님의 船歌를 들으며:)
~~~바람아 내 돛을 밀어다오~~
~~~내 배야 저 바람에 몸을 맡기고 출렁출렁 물결따라 우리 님 계신 데로 가보자~~
~~~사랑하는 님이여,情郞~我要和니見面
~~~ 당신을 만나 그대 향한 그리움을 애기할래요~~
중략
말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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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모스타르에선 이 좋은 풍광에서 겪어야 했던 종교와 민족의 갈등에 마음 아파한다.
Dont forget 1993.........그리스정교, 이슬람과 카톨릭이 함께 살아 가는 도시.
역사의 가장 큰 비극들은 종교 간 갈등 그리고 민족주의이었으리라.
서로서로 보다듬고 타협하며 이해하며 관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스타르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한반도와 그 주변의 미래까지도 함께 기원해본다.
6박9일 간의 아름다웠던 곳들이 이 새벽에 한 편 필름이 돌아가듯 나를 깨어있게 한다.
다음 여행지는 터어키가 될 것 같다. 투르키예라는 이름은 돌궐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다는 설이 잇다지? 비잔틴을 멸망시킨 오스만 투르크의 나라~ 파묵칼레와 카파도키아 괴뢰메계곡 그리고 트로이문명,유구한 역사와 동서 문명의 충돌이 끊임없이 이루어졌던 우리의 브라더국가 터어키라를 가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