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숙한 분위기 속 성금 모금ㆍ노란리본 달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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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등회 제등행진 참가자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등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부처님오신날 봉축 행사인 연등회(연등법회, 제등행진)가 여객선 세월호 침몰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생자의 극락왕생,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행사로 치러졌다.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 기원장’에 참석한 참석자들은 아픔의 눈물을 흘렸다.
연등회 보존위원회와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자승 스님)는 4월 26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장충동 동국대운동장에서 2만여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기 2558년 연등회 연등법회를 봉행했다.
연등법회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천수경 독경과 정근,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축원의식으로 시작됐다. 이어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정사 등 불교 지도자들의 관불의식. 개회사, 경전봉독, 기원문, 발원문 등으로 엄숙하게 진행됐다.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은 개회사에서 “우리는 지금 너무나도 큰 아픔을 마주하고 있다. 삶의 무게를 서로 나눠가지며 행복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의 소명이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등불을 함께 밝혀서 모두가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슬기로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지혜의 눈으로 보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인연으로 연결되어 가치 없는 생명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피할 수 없는 아픔과 두려움 앞에서 하나하나의 소중한 생명이 밝은 광명으로 나서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은 기원문에서 “부처님의 말씀대로 진정한 아름다움은 서로를 살피고 아끼는 헌신적인 나눔 속에서 피어난다. 그러나 우리들은 나 자신만의 생각에 눈멀어 또 다른 나인 이웃을 슬픔과 절망으로 멍들게 하고 있다. 저 차가운 바다 속에서 어린 생명들이 엄마를 부르며 불쌍하게 죽게 만든 어른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을 간절히 참회한다”고 애통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모든 이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살리는 세상, 나누고 비우는 삶을 통해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태고종 총무원장 도산 스님도 기원문을 통해 “부처님께서는 하늘 위 하늘 아래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존귀하다는 본래부터 정신을 일깨워 주셨다”며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큰 뜻을 되새겨 중생들이 본래 행복하고 평화로운 자리를 찾아 함께 어우러지기를 원한다”고 기원했다.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발원문에서 “여객선 세월호 사건으로 모두가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한 이때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 서로가 위로하고 격려하며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나누고 봉사하는 불자가 되어 모든 이들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쉼 없이 정진해 나가자”고 서원했다.
연등법회 직후 참가자들은 제등행진을 위해 동대문으로 이동했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제등행진에는 5만여 명의 불자와 시민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백색등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홍등을 들고 종각사거리까지 이동했다.
제등행진에 이어서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하는 국민 기원의 장’이 열렸다. 기존 회향한마당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행사로 바꿨다. 국민기원의 장에서는 천도의식와 발원문 음성공양, 기원등 밝히기 등이 진행됐다.
박선연(성신여대 3학년) 씨는 참가자들을 대표해 낭독한 발원문에서 “이웃의 상처는 우리 모두의 상처다. 이번 참사는 우리 모두가 짊어져야 할 공업이다. 아이들이 애절하게 우리에게 외쳤던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아이들을 모두가 내 자식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키우는 나라를 만들어 가겠다. 사람이 존중받고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생을 마감하신 우리 부모, 형제, 친구, 아이들이 밝은 세상에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간절히 기원했다.
한편 27일 낮 12시부터는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전통문화한마당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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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지도자들이 제등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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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축위원장 자승 스님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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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불의식을 하고 있는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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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광 스님이 기원문을 낭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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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승 스님이 연등법회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 돕기 모금함에 성금을 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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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에서 진행된 연등법회 전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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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태종 스님들이 제등행진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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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두에 천태종 종기를 비롯해 뒤로 장엄등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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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자들이 천태종이 적힌 등을 손에 들고 행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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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천도 의식을 지켜보던 스님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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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 흘리고 있는 재가자와 슬픈 표정의 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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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생자 천도 의식에서 스님들이 바라춤을 추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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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풀이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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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소녀가 노란리본 달기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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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불자가 등에 세월호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종이를 달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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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거리에 '아픔을 함께'라는 문구를 조성한 연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