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28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주유소일을 마치고 집으로 귀가한다.
(원래는 4시30분에 끝나지만 소장님의 배려로 ㅎㅎㅎ)
집에 들어와 컴퓨터키고 까페 들어갔다가 게임하다가.. 할일도없어 상록수역으로 간다. 집앞에서 택시타고..(기본요금 1500원)
괜히 난데없이 6시경 대전행표를 알아본다.. 5시46분 진주행 무궁화호는 못탈거같고
6시16분 부산행 무궁화호는 좌석이 매진됐고..그나마 46분차에 여유가있군..
친구네서 놀다간다는 거짓전화를 집에 넣은 후 46분차 대전행 표를 구입한다.
(마일리지는 물론 학생할인 적용해서 4800원)
표를사고 횡단보도건너 버스를탄다.(707번 태화상운 반월공단-상록수-수원역 좌석)
1300원을 내고 시원하게뚫린 수인산업도로를 질주해 20분만에 수원역에 도착.
(흐흐 수인산업도로를 달릴때마다 괜히 신난다.. 신호가 없어서 그런가?케케케)
역 안으로 들어가니 5시46분 진주행 무궁화호가 떠났다는 방송이 나오고 사람들로 온통 북세통을 이룬다. 그리고 다시 매표소로 간다. 6시16분 표는 없는지?
6시11분 장항행열차를 먼저 보낸 후 16분 부산행 열차 표확인을 시작한다. 엄청난 인파가 몰려 4번플랫폼으로 나가고 나도 그 틈에 끼어 나간다. 나온지 2분도 되지않아 열차는 들어오고 천천히 문이 열린다. 좌석은 1호차 29호석.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좌석에는 사람이 꽉 찼고 거기에 모자라 입석도 보였다.(다들 천안이나 대전에서 내리겠지...)그리고 열차는 서서히 출발. 한산한 전철역 세류역을 지나 1호선 종착역인 병점역을 빠르게 통과중이다. 근데 객실안에서 작은 실랑이가 일어났다. 한 할머니와 뒷좌석인 1호차 33번 좌석 손님의 실랑이. 좌석문제였다.
표를보니 할머니의 표는 수원역 18시46분 발차 영동까지의 승차권이였다. 지금 탄 차는 수원역 18시16분 발차...잘못타셨군..할머니는 개표를 제대로 해주지않은 수원역 직원을 탓했다..그리곤 내 옆좌석의 30번 손님이 할머니께 자리를 바로 양보한다.(하긴..추운날씨에 평택에서 내려 다음열차 기다리기엔 조금...게다가 대합실로 가려면 표를내고 다시 사야하는데.. 젊은사람이면 몰라도 연세 엄청드신 노인분이신데..)
내 옆손님은 서서갔고 할머니는 몇번이나 사양하셨으나 결국엔 앉으신다. 그리고는 매우 어두운 표정을 감추시지 못하신다. 그리고 서서히 말문을 여신다.
할머니:이차 영동 서는거유?
나:예, 이차 영동에 서요.
할머니:영동서는거 확실혀유?
나:예, 대전지나서 다음에 섭니다.
서서가시는 옆좌석 손님이 어디오셨다가 영동에 가시는지 묻는다. 할머니는 인천에서 일하고있는 막내아들이 갑자기 실종되서 부리나케 인천에 오셨다가 행방불명된 아들을 찾지 못한채 영동 집으로 가시는거라고... 평소 착실하고 예의바른 막내아들인데 어디로 사라졌다니...할머니께선 말씀하시는동안 두손을 모으시고 어두운표정에 변화가 절대 없었다. 그리고 할머니께선 신고방법을 모르셔서 헤메고 계신것 같았다.
실종신고 하는방법이 있다는데 그걸 어떻게 하는지... 뭐.. 그 신고를 해야 전국에 수배를 내릴 수 있다던데..하시면서.. 그리곤 자리 양보한 옆사람이 할머니께 친절히 신고방법을 알려주신다. 그렇게 얘기하면서 가는데 어느새 평택역 도착. 2개의 새마을호 열차를 먼저 보내기위해 약 8분간 정차한다는..(헉..이렇게 오래 머물다니..)
할머니의 막내아들은 20살때 인천으로 상경해 인천철강에서 20년넘게 일하면서 매년 명절때마다 내려가고 매일 가족들에게 안부전화까지하는 착한 아들이였다는데 최근 연락도 안오고 소식도 궁금해 올라가봤더니 실종됐다고.. 그것도 이미 두달이나 지났다는... 할머니께선 계속 그 이야기를 반복하신다.(조치원 갈때까지 계속....) 여수행 새마을호는 빠르게 통과했지만 부산행 새마을호는 지연된다는...-_- 아직도 차 안에는 입석들도 가득.. 부산행 새마을호가 통과하면서 우리열차도 천천히 출발한다.
그리곤 성환역에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이차도 성환에 서네...)
1호차에서 내리는사람 딱 한사람.. 그렇게 문 여닫는식으로 머물렀던 성환역도 출발
직산 두정역을 지나 천안역 정차 수많은 입석승객과 좌석에 앉은 대부분의 손님이 내린다. 열차 잘못탄 할머니께 자리양보한 그 분도 천안에서 내리셨다.
내린사람 못지않게 타는사람들도 많았고...1호차 30번 자리주인이 나타났고.. 할머니께 자리를 비켜줄것을 요구 할머니는 약간 당황한 기색. 이젠 내 차례구나.. 30번에 앉으시는분께 이곳에 앉으라고하며 나는 맨 뒤로 간다. 그리고 잠시 맨 뒤 통로로 나왔다. 발전차가 맨 앞에있어 풍경을 보면서...
이 때 여객전무님이 이곳에 왜 나와계시냐고 여쭤보신다. 그냥 더워서 나와봤다는...
그리고 그 할머니께서 영동에서 제대로 못 내리실것같아 여객전무님께 양해를 구한다. 1호차 30번에 앉아계신 할머니께서 수원역에서 개표를 제대로 하지 않아 46분차를 타야하는데 지금 잘못탔다는.. 영동에 내리셔야 하는데 매우 불안해하신다고...
여객전무님은 영동에 도착하면 내려드리겠다는 확답을 남기시고는 사라지셨다. 오래 서있다보니 추워서 다시 객실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는 빈자리가 보여서 앉았다.
창쪽에 기대다보니 잠이 쏠린다. 잠시나마 졸면서 갔다.(조치원에 섰는지도 모르고)
자다 깨다 반복하니 열차는 회덕역을 통과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이 내릴준비를 하고있었다.(곧있으면 대전이군...)방송이 흘러 나온 후 열차는 대전역에 2분늦게 도착했다.(19시50분) 수많은 사람들이 내리고 나도 그 무리에끼어 계단을통해 올라간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고프군.. 다시 계단을 내려가 대전역 플랫폼 키다리우동에서 가락국수를 배불리 먹고간다(국물 한방울 남기지않고^ㅜ^)수원역 스탬프가 찍힌 표는 영수증으로 간직하고 바로 매표소로 돌진한다. 그리고 다시 수원으로 가기위해 표를 알아본다.
수원에 빨리 도착하는차는 20시20분발 새마을호(수원역 21시29분 도착) 무궁화호는 32분에 출발해서 수원역에 21시59분에 도착하는...그런데 무궁화호는 밤 21시28분이 되야 좌석이 나오는군..이런! 수원역에 밤 11시에 도착이라니.. 할 수 없다.. 새마을호를 타는수밖에... 헉..새마을호도 밤 21시11분이되야 좌석이 나오다니...-_-
집에 빨리가려면 20시20분 차타고 버스타고 가야하는데..그러자니 43분차는 영등포에 서고..영등포에서도 버스가 있긴 있는데 간격이 애매하고...에라 모르겠다 다시 알아보자..라는 식으로 매표소로 다시 돌진.. 드디어 20분 새마을호 표 입수!! 비록 학생할인은 되지않지만... 마일리지넣고 8800원..-_-(주중할인 15%)스탬프도장 찍고바로 개표.. 열차 탑승. 6호차 17호석.. 역시 새마을호라 그런지 의자 느낌부터 다르군..다리받침대도 있고.. CD플레이어에 있던 이어폰이 잠시 자리를 옮겨 영상방송 시청용으로 변신!
방송보면서.. 레일로드 잡지보면서.. 잠이들고..깨어나니 오산역 통과하고있네...
조금 더 달려 수원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오고 많은사람들이 내릴준비하고.. 나도 역시 이어폰을 다시 원위치인 CD플레이어에 꽃고 내릴준비 완료. 수원역에 정시보다 3분늦은 21시32분에 도착 앞쪽계단에서 뜀박질로 올라와 표는 영수증으로 간직하고...그러고보니 대전역 스탬프를 제대로 못봤네...엑스포 꿈돌이.. 표를 주머니에 넣고 909번 좌석버스(수원역-상록수-시화APT단지)를 타고 상록수 하차. 택시타고 집으로 직행~ 옷갈아입고 바로 뻗음..
첫댓글 정말 기차 여행이네요..^^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