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 태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 및 비행의 온상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지역에서, 태국 육군 및 내무부 소속 특별 단속반이 이번 주 제보를 토대로 일군의 불법 행위자들을 체포하기 위한 행동에 나섰다.
태국 군사정권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가리지 않고 사회적 병폐들 척결하고 사회 정화를 하겠다고 다짐한 상태에서, 이번 단속은 그 위력을 보여주려는 가장 최근의 보여주기식 단속이었다. 태국 언론 매체들은 수요일(2.3) 오후에 펼쳐진 스펙타클한 단속 현장을 취재할 수 있도록 파타야 남부(South Pattaya)에 위치한 한 아파트 앞으로 모여달라는 전갈을 받았다.
이 아파트는 카드 게임장으로 판명됐다.
단속반은 이 아파트 2층에 위치한 임대 방의 문들을 떠들석하게 쳐들어갔지만, 그곳에는 차라리 차분하다고 해야 할 모습의 외국인 노인들이 앉아 있었다. 노인들은 남성 26명과 여성 6명이었다. 그들은 '브릿지'(bridge)라 불리는 100년 역사의 카드 게임을 규칙에 따라 열중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제레미 왓슨(Jeremy Watson, 74세) 씨는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경찰특공대(SWAT)가 온 줄 알았다."
목요일(2.4) 현재까지도 독일 여성 1명은 여전히 유치장 신세를 지고 있다. 5천 바트(약 14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려면 자신이 도박을 했다는 자술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데, 그녀는 이 문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왓슨 씨는 자신이 이 모임의 주선자임을 밝히는데 주저함이 없었는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그녀를 존경한다. 왜냐하면 나도 그녀처럼 했어야 했지만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 방송과 회견을 가진 한 영국인은 '듀플리케이트 브릿지'(duplicate bridge)는 "도박 게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왓슨 씨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복장을 잘 갖춘 상태였다면서, 군대는 커녕 장발의 배낭여행자조차 끌어들일만한 분위기도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우리는 심지어 맥주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때가 오후 2시에서 5시 사이였고, 아무런 음료도 제공되지 않았다."
체포됐던 사람들 중에는 84세의 네델란드 여성도 있었다.
왓슨 씨는 1969년부터 태국에서 살았는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내가 주최자라서 나만 따라가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게 참가자 전원이 따라가야 하는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듀플리케이트 브릿지'는 각자의 테이블 위에 놓인 컴퓨터를 사용하여 메인 컴퓨터로 각자의 게임 결과를 전송하는 게임이다. 그래서 그들(=태국 단속반)은 이 게임을 인터넷을 사용하는 명백한 도박이라고 규정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도박 혐의를 적용했다."
브릿지 동호인들 사이에서 나도는 소문에 따르면, 이 지역 경찰이 이번 브릿지 동호회에 대한 단속을 거부하자 누군가 총리실에 민원을 제기했다고 한다. 본 방송에 제보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민원은 먼저 경찰에 제기됐고 이후 총리실에도 제기됐다. 이 민원은 이번에 단속된 브릿지 모임의 건물주와 불화를 빚고 있던 사람이 제기한 것이라고 한다.
2014년 쿠데타 이후 선포한 <과도헌법>(Interim Charter) 제44조에 에 따라, 총리는 "국가의 평화와 안정에 위해가 되는 행위들"을 단속할 수 있는 무제한적 권력을 갖고 있다.
이번 단속 직후 '아시아-태평양 브릿지 연맹'(Asia Pacific Bridge Federation: PABF)의 에스더 소폰파닛(Esther Sophonpanich) 회장도 동료 플레이어들을 도우러 달려왔다. 그녀는 본 방송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니다. 그들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카드만 사용하면 도박을 하고 있다는 편견이 아직도 존재한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에서 유사한 현상이다."
태국 경찰은 도박 관련 불법을 찾아내기 위해 브릿지나 여타 카드 게임들에 때때로 관심을 보이곤 한다. 그러나 브릿지는 합법이고, '태국 체육청'에도 하나의 종목으로 등록돼 있다.
이번에 단속된 브릿지 플레이어들에게 [정식으로 도박죄 혐의가 적용될 수 없자] 엉뚱한 혐의가 적용됐다. [최근까지 사문화 상태에 있던] 1935년 제정된 <카드 게임 법>의 독소조항인 제8조가 적용된 것이다. 이 조항은 어떤 개인이 카드 120장(카드 2목 초과)을 특정한 순간에 한꺼번에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왓슨 씨에 따르면, '좀티엔 앤 파타야 브릿지 클럽'(Jomtien and Pattaya Bridge Club)은 1994년에 창립된 이후 법률에 저촉돼 단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에 입건된 모든 참가자들은 사법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태국에서 출국하는 것이 금지되어, 법원의 결정이 플레이어들의 생활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좀티엔 앤 파타야 브릿지 클럽'은 홈페이지를 통해, "구내에서 카드 소지를 위한 새로운 허가를 취득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폐점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역주] 태국 및 캄보디아의 은퇴이민자 수에서 1위 국가가 영국이란 사실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2년 태국 내에서 사망한 영국인 수가 800명에 달했는데, 대부분은 은퇴 이민을 와서 자연사로 여생을 마친 노인들이었다. 영국인 노인들 사이에서 '브릿지'는 인기 있는 소일거리 게임이다.
첫댓글 하여간 2014년 쿠데타 이후에..
내국인 외국인 가리지 않고
편안하게 살지들을 못하는구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