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아트도시 양주
경기북부 역사의 중심
양주시는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북부의 ‘큰집’이다. 조선시대에는 현재의 의정부시와 동두천시는 물론 구리·남양주·파주시 일부와 서울 도봉·노원·중랑구 일부도 행정구역상 ‘양주군’에 속했다. 그래서 양주시는 당시 군사적으로 ‘한양’ 다음의 주요 도시였다. 오랜 역사성만큼이나 양주시에는 선조들이 남긴 국보급 유산들이 적지 않다. 양주시가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도시를 지향하는 것도 바로 이런 장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다. 그중에서도 국가 중요 무형문화재 2호인 양주별산대놀이와 조선시대 왕사(王寺)였던 회암사지 터(사적 제128호)는 국내·외에서도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봉산탈춤과 함께 한국 가면극의 쌍두마차
서울과 중부지방에 전승돼 온 산대놀이의 한 분파인 양주별산대놀이는 1964년 12월 중요문화재 2호로 지정됐다. 200여 년 전 양주출신 이을축이 서울 사직골 딱딱이패들에게 배워 양주에 정착시킨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다른 한국 탈춤의 연출형태와 마찬가지로 음악 반주에 춤이 주가 되고 노래가 따르는 가무적 부분과 거기에 묵극적(默劇的)인 몸짓과 덕담, 재담이라고 하는 사설, 즉 대사가 따르는 연극적인 부분으로 구성된다. 조선시대 양주목의 관아가 있던 유양동을 중심으로 전래되어온 탈춤으로 대개 음력 4월8일, 5월 단오, 6월 유두, 7월 백중 등의 대소명절과 기우제의 행사로 공연됐다. 공연 내용은 남녀의 갈등과 양반에 대한 풍자, 서민 생활의 빈곤상 등 당시 현실에 대한 폭로와 특권계급에 대한 반항정신을 담고 있다. 양주시 유양동에는 별산대놀이 상설공연장(전수장)이 들어서 있다. 겨울철을 제외하고 5월 5일~10월 31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4시 30분까지 무료 공연이 열린다. 다만 한여름철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은 무더위로 인해 3~4주 정도 상설공연이 중단된다. 공연장에는 상설공연 외에 관람객들이 직접 탈춤을 배우고, 탈 만들기 등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매년 관람객이 2,500명 가량 증가하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봉산탈춤과 더불어 가면극의 쌍벽을 이루는 전통 민속공연으로 국내 탈춤 중에서 분화·발전이 가장 잘됐다는 평을 듣고 있다.
1 경기 양주시에 있는 양주별산대놀이 야외공연장에서 전수자들이 공연을 하고있다.<양주시 제공>
2 양주시 천보산 자락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사찰이었던 회암사지 터. <양주시 제공>
3 양주시 장흥관광지에 꾸며진 아트센터 공연장의 야경. <양주시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의 사찰 터
양주시 천보산 자락에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 걸쳐 200여 년 동안 번창했던 사찰 회암사 터가 남아있다. 1328년 고려 충숙왕(忠肅王, 1294년 ~ 1339년) 때 창건한 회암사는 고려 말에는 전국 사찰의 본산으로 승려 수가 3,000여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특히 조선 태조 이성계는 자신의 왕위를 물려주고 난 후에도 이곳에 머물며 수도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중국에도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사찰은 없다”고 기록돼 있다. 회암사는 명종 때 섭정하던 문정왕후가 사망하고 조선이 억불정책을 펴면서 유림측의 방화로 폐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보급 보물들 원형보존
절터의 북쪽 능선에는 지공(指空), 나옹(懶翁)의 승탑과 함께 보물 388호인 회암사지부도(檜巖寺址浮屠)가 서 있다. 이 부도는 무학대사(無學大師)의 묘탑으로 전해져 오고 있으며, 둘레에는 탑을 보호하기 위한 난간이 둘러져 있다. 조선 전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이 부도는 규모가 웅대하고 모양도 가지런하다. 무학대사 묘비의 기록으로 미뤄 1407년에 건립된 것으로 보고돼 있다.그리고 우리나라 부도탑 중 가장 높은 법천사의 지광국사 현묘탑(6.1m) 다음인 높이 6m의 부도탑도 있다. 발굴 전 땅속에 묻혀 있어 원형 그대로 모습이 남아있다. 조선 초기의 양식이 계승된 중기의 탑으로 추정되나 건립 연대와 주인공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지 않다. 승려 보우(普雨)의 부도탑으로 추정하는 경우도 있으나 회암사 중창을 담당했던 승려 처안(處安)의 공적을 기린 부도탑이라는 주장도 있다. 경기도유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돼 있다. 이밖에 고려말의 승려인 나옹(懶翁)화상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보물 387호 선각왕사비(禪覺王師碑), 보물 389호인 쌍사자석등(雙獅子石燈), 경기민속자료 제1호인 맷돌 등 국보급 유산들이 보존돼 있다.
장흥아트파크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한 관광도시
양주시에는 가족 나들이 코스로 가볼 만한 곳이 많다. 먼저 한류 붐의 주인공인 드라마 <대장금>을 주제로 조성한 ‘대장금 테마파크’. 이곳에는 드라마에 등장했던 소도구와 전통의상이 이해하기 쉽게 전시돼 있다.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국궁체험장’, 국내 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돼 있고 그들의 아틀리에를 만날 수 있는 문화체험 공간 ‘장흥아트파크’ 등 다양하다. 장흥은 국민관광지였지만 본래의 조성 취지에서 벗어나 서울 근교 향락시설로 유명했던 곳이다. 그러다 이미지 쇠퇴 등으로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즐비했던 모텔들도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나갤러리의 아트파크 운영과 작가들을 위한 작업실 제공 등으로 최근에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큰 전시공간에서는 우리나라 작가는 물론 외국 작가들 작품까지도 보고 만질 수 있다. 또 우리 기술로 개발한 600㎜ 반사망원경 등 다양한 천체관측 장비를 갖추고 있는 ‘송암천문대’, 계명산 자락 21만㎡에 조성돼 있는 ‘자생수목원’ 등이 대표적 관광 코스다. 조명의 모든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필룩스 조명박물관도 양주의 볼거리다. 특히 북한 공작원의 침투로 41년 동안 일반인들의 통행이 금지됐던 북한산 우이령길도 산책코스로는 수도권에서 손꼽힌다. 우이령은 양주 장흥면 교현리에서 서울 강북구 우이동을 잇는 지름길로 폭 4~6m, 길이 6.8㎞ 비포장 도로로 주변 경관이 빼어나고 길이 완만해 가족 나들이로 제격이다. 우이령길을 산책하기 위해서는 국립공원관리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신청을 해야 한다.
새로운 주거환경 프로젝트 ‘Green 21’
조선 중기 양주의 백정(白丁) 출신 임꺽정의 전설이 서려 있는 불곡산과 회암사지가 자리한 천보산, 북한산 등 자연환경이 쾌적한 양주시는 이런 천혜 조건을 활용한 고품격 주거환경 조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개발은 옥정(700만㎡)·회천(430만㎡)·고읍(148만㎡)·광석(110만㎡)·가석(18만㎡)·덕정2(24만㎡)지구 등 1,300여㎡에 이른다. 이들 신도시는 모두 중·저밀도 주택단지로 개발된다. 임충빈 양주시장은 “신도시 개발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한 숲 속의 도시로 꾸밀 계획이며 시 전역에는 호수·조각공원, 전시관, 도서관, 문화예술거리 등을 조성해 국내 최고의 친환경 아트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도농복합도시인 양주시는 농축산 농가들을 위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채소·과실·화훼·축산물 중 우수특산물로 선정된 품목은 ‘어하둥둥’이라는 공동 브랜드를 사용,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
중요무형문화재 제2호인 양주별산대놀이 공연장. 이 공연장에서는 매주 주말 무료공연이 펼쳐진다. 양별산대놀이는 봉산탈춤과 함께 한국 가면극의 양대축이다. <양주시 제공>
가는 길
의정부역에서 3번국도를 이용해 동두천 방향으로 가다 양주시청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양주관아지를 지나면 양주 별산대놀이마당이 나온다. 회암사지를 가려면 의정부에서 포천방향으로 가는 것이 편하다. 의정부에서 43번 도로를 타고 가면 보면 포천 소흘을 지나 56번 도로와 만나는 사거리가 있다. 이 곳에서 좌회전하면 회암사지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장금 테마파크는 동두천 방향으로 가다 양주시청 사거리에서 우회전해 6㎞가량을 달리면 된다. 장흥아트센터는 외곽순환도로 송추IC로 나와서 고양시 방면 좌회전 진행 후 장흥관광지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된다. 송암천문대는 장흥관광지 안에 있다.
출처:(신택리지, 이상호, 경향신문)
2023-05-11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