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재 하늘에는
아직 보름달이 걸리지 못한 채 서성거리고 있을 뿐이었다만
저녁 나절 들어서는 발걸음 끝에
보름달이 살짝 걸려든다.
서두른 흔적이 역력한 발걸음이지만 그들이 싣고 온 향기 속으로 슬쩍 들어가 본다.
늦었지만 무설재를 들르지 않고는 결코 쎄울로 돌아갈 수 없다는 유병칠님의 은근한 협박에 밀려
얼떨결에 찾아왔노라는 핸섬가이 박규호님.
유병칠님과는 고종사촌지간이지만
어느 형제보다도 친밀감과 결속력으로 똘똘 뭉쳐있다는데
그도 그럴 것이 3개월 차이로 세상 구경을 하게 된 인연 덕분이어서라나 뭐라나.
게다가
애정이 가득 담긴 눈길로 서로를 보듬어 주는 그들의 형제애가
바라보기만 하여도 흐뭇 그 자체요 진한 동지애까지 가늠케 하는데
차암 보기에 좋더라가 절로 나온다.
어쨋거나
안성 곁의 입장이 고향이라는 핸섬가이.
좋은 부모님의 영향으로 세상살이에 불편함이 없었다는데 -하긴 한국통신 감사 정도 였으면 부르조아가 아니었을까?-
성실함과 인내와 탁월한 두뇌회전은 아마도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유산이 아닐까 한다고...
암튼
40대 중반의 세월을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걸어온 탓에
누구보다도 안정적인 사회기반을 잡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이고 보면
쾌속 승진, 고속 명퇴의 불안감에서 충분히 해방되었을 것 같은 예감이다만서도
그 이면에 누구 못지 않은 고통의 날들이 분명 존재 하리라 싶으나 긴 이야기는 알 수가 없다.
다만 LG전자에서 무궁무진한 두뇌의 에너지를 소진하고
스스로 독립하여 하나의 기업체를 이루기 까지
몸과 마음의 고통은 스스로 감내했으리라 짐작은 된다.
이제 그는
korea Expert 라는 회사의 CEO로서
인공지능 관련 IT업체의 선두 주자가 되었다.
그의 피와 땀과 노력과 열심의 결과물인 것이다.
약간의 부연 설명을 붙인다면
그가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IT 시스템이란
일명 지식처리 시스템, 전문가 시스템이라고 불리우기도 하는데
본인의 경험이나 지식, 노하우를 획득하여
모델링을 하거나 설계화 하여 시스템화 하는 작업이라고 하니
아마도 숙련된 사람의 지식을 시스템화 하는 작업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한때
그에게도 몸과 마음의 과부하가 걸린 시기가 있었다 하니
이제 그에게도 휴식의 시간이 필요할 듯....
어린 시절을 함께 해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충전은 이미 완료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노심초사, 서로의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혈육이 있다는 것.
아마도 인생의 보너스가 아닐까 싶다.
그런 그들에게 늘상이 함께 하는 情이 고갈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더불어
그들의 가족애 에도
무한리필의 박수를 보낸다.
돌아가는 발걸음에
두웅실 무설재 보름달이
앞길을 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