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번개는 좀 무리였나보다.
시간이 되어도 오신분은 딸랑 한분 뿐이다.
남자 둘이서 오붓하게 모임을 갖기로 한다.
고기뷔페를 가려다가 이번에는 다른메뉴를 선택하기로 했다.
디디엠 사모님에게 신메뉴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요즘 대세가 뭔지 몰라요? 끈적이 국수가 대세인데..."
그러신다.
끈적이 국수라니...도대체 뭘까?
궁금해서라도 먹어보기로 한다.
위치는 디디엠에서 삔까오다리쪽으로 가다가 다리건너지 말고 우회전해서 가다보면
나이쏘이 가기 전에 있고, 사람들 줄서있을지도 모른다고 하신다.
어린마음에 걸음이 빨랐는지 금새 도착했다.
연두색 칠이 인상적이다.
실내로 가려다가...
센스쟁이 구리오돈!
명당자리가 어디일까 생각 해 보니...
인도에 놓은 자리가 명당일 것 같다.
에어컨도 안나오는 실내에 국수까지 삶고 있으니 얼마나 더울까?
하여...
바깥에 자리를 잡았다.
기본세팅.
매운 것 좋아하시는 분은 기호대로 넣어서 드시길...
작은것 30밧짜리로 두그릇 주문했다.
울면같은 국물에 면은 쌀국수이다.
이번 여행에서 꼭 먹어보고 싶었던 것중 하나가 "랏나탈레"라는 해산물울면인데,
해산물이 올라간 건 아니지만, 나름 원하던 아이템이다.
구리오돈은 매운 거 잘 못먹는 관계로, 노란 고추갈아놓은 것 같은 소스 뿌려먹었는데,
매콤새콤한 맛이 일품이다.(쏘스가 매콤새콤한것임)
함께 간 분은 빨간소스 넣었는데, 엄청 맵다고 하셧다.
이번에는 쏨땀옥크록 가서 먹으려고 갔는데...
이상하게도 옆집이 장사하고있고, 쏨땀집은 문 닫았다.(17시30분)
아마도 이 두집이 인도를 점령하는 관계로, 서로 번갈아 장사하나보다.
끈적이국수를 먹어서 배가 고프지 않으니 파쑤언요새근처로 가서 공원에 앉았다.
남자 둘이서 무슨 재미가 있었냐고 하실지 몰라도, 내가 친 번개에 나와주신 유일한 손님(?)인데,
대접을 잘 해드리고 싶었던 것도 있고, 이곳 공원에서 6시부터 에어로빅을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였기에
베트남원정에 이어, 태국에서도 현지인들과 에어로빅 한 판 뛰려고 공원으로 온 것이다.
처음보는 것이었는데, S자로 생긴 두개의 나무로 뭔가 "행위예술"같은 걸 한다.
한참을 신기하게 구경했고...
길가던 다른사람들도 신기한듯 한참을 서서 구경한다.
저글링을 하시던 저 아저씨는 저글링도 여러가지다.
처음에는 둥근 공으로 하시더니 이번에는 볼링핀 같이 생긴것으로 한다.
에어로빅을 할 것 같이 좀 넓은 장소에 아주머니들이 한두분씩 모이신다.
시간은 6시 정각이 되었고, 어디선가 호루라기소리가 난다.
공원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이 벌떡 일어선다.
다들 일어서니, 우리도 얼떨결에 일어났다.
한 30초가량을 그렇게 서 있었는데, 옛날 우리나라도 오후5시경이었나...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가던 길 멈추고 가슴에 손 올렸던 것이 기억난다.
끝나고 1분쯤 지난 후...
기다리던 에어로빅이 시작되었다.
헤드셋까지 끼시고 제대로 하신다.
구리오돈이 운동하는 광나루지역에는 헤드셋이 없고, 마이크만 있어서 강사분의 목소리에
의존해야 하기에 앞자리만 목소리가 들리는데...이곳이 오히려 더 잘 갖추었네.
처음 보는 동작이라 약간은 따라하기 힘들었지만, 에어로빅을 3년이나 한 구리오돈..열심히 따라한다.
그런데...
다른 구경꾼들의 시선이 내가 아닌 다른 분에게 집중 되어있다.
누굴까...
찾으셨는지...
구리오돈은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카메라를 꺼내 찍기 시작했다.
바로 이분!!!
뒷태에서 엄청난 포스가 느껴지지 않는가!
글쎄...이 분을 보고나서는...
더이상 따라할 수 없었다.
이 분의 강한 포스에 밀려서...
...
이번에는 수상버스를 타고 야경 구경하기로 햇다.
배가 들어오는데, 태사랑지도에 나오는 아래쪽이 아니라 윗쪽으로 올라가는 배다.
윗쪽도 가보고 싶어서 일단 탔다.
두정거장 지났을때 차장언니가 왔고, 어디가냐고 묻길래 타창간다 햇더니 배 잘못탔다고 내리란다.
배 잘못탔다 해도 돈 받는지 궁금했는데, 정상요금 다 받으니 참고하시길...
배에서 내려보니...
주인을 기다리는 개들만 나와있고, 한적한 동네이다.
그냥 돌아갈까? 생각하다가...
태사랑 지도에도 안 나오는 신세계에 도전하기로 했다.
선착장을 등지고 걸었다.
멋진 건물들이 있다.
태국은...아무리 생각해도 잘사는 나라인 것 같다...적어도 구리오돈에게만큼은.
큰 사거리가 나왔는데, 앞쪽이 번화가다.
일단 길을 건너니 길가에 노점이 엄청 많다.
이분들은 뭘 파는 분일지 맞춰보시라.
단번에 절구를 보시고 "쏨땀"이라고 생각하신 분은 전문가 또는 센스쟁이일 것이다.
절구에 넣고 콩콩 빻아서 쏨땀을 내어 주셨다.
가격은 "이씹(20)밧"
그렇다면 이번에는 아래 음식도 맞춰보시길...
족발이 보이시는지...
족발이 있는 곳은 "카오카무(족발덮밥)"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카오카무집이었다.
"쌈십(30)밧"에 한그릇 주문.
느끼해서 어떤분은 못드신다고 하지만...
그런 거 안따지는 구리오돈이라는 것은 다 아실테고...
함께 간 친구도 너무나 맛있게 먹었다.
하나 아쉬웠던 건...
껍데기 좋아하는 구리오돈을 못알아보시고 살코기만 주셨다는 것.
달콤바삭한 디저트는 20밧.
이외에도 돼지바베큐 씨십(40)밧, 오렌지쥬스Big size 쌈십(30)밧...
왜 자꾸 태국어로 숫자를 쓰냐하면...
이동네 분들...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아서 그런지...
영어를 안하시는지 못하시는지...태국어로 말씀하신다.
얼마예요?, 숫자세기, 고맙습니다. 까올리(한국).
이정도만 알아도 다 통한다.
얼마예요? 물어서 가격 알고 먹고나면 돈 내고, "아러이(맛있어요)"라고 해주면 엄청 좋아하신다.
"아러이 막(엄청 맛있어요)" 이라고 해 주시면 더 좋아하신다.
합장하고 "컵쿤캅"까지 하며 헤어지려고 하면 인정많은 태국인들, 뭐라고 또 말을 시키신다.
이때 대답은 "까올리"그러면 된다.
대부분이 이 대목에서 어느나라에서 왔는지를 궁금해 하시기 때문에...
"마짝 티 까올리"라고 하면 더 좋지만, 그냥 "까올리"라고만 해도 대부분 감격하신다.
구리오돈의 사진찍는 능력이 안되는 관계로...
밤에는 사진이 별로 없다.
밝은 곳이 있길래 괜히 한 장 찍어봤다.
지나다 보니...
철물점같은곳에 쑈케이스(냉장고)가 있고, 시원한 음료수가 있다.
유리병에 든 탄산음료를 물어보니 10밧이란다.
빨대꽂아서 마시면서 가려고 하니 뭐라뭐라 말씀하신다.
아마도...
빈병보증금이 있어 가지고 갈꺼면 10밧을 더 내라는 것 같다.
가게앞에서 시원한 음료까지 마시고 나니 더욱 더 행복하다.
이번에는...
벌레튀김 파는 노점발견.
큰 메뚜기들은 왜 구리오돈의 손에 있을까?
빙고!
구경만 하다가 처음으로...
먹기에 도전 해 보았다.
그런데...
입에 넣다가...
저 꼬부라진 갈코리 같이 생긴 긴 발에 입술이 꿰였다.
이런 거 드실때는 조심해서 드시길...
맛은 한국에 있는 작은메뚜기 튀김과 거의 똑같다.
이왕이면, 조금 더 바삭했으면 더 맛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망고 최상급으로 Kg당 60밧이라길래, 까달라고 해서 2Kg구입.
선착장에 돌아오니 19시 40분이었고, 매표소에서 장사하는 언니 말로는 배가 끊겼단다.
저 앞 4거리에 가서 길건너 30번 버스타고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30번버스는 안오고 64번 버스가 자주 오길래, "까우싼?"물으니 간다고 하여 시원한 버스타고
카오산로드로 이동.
경찰서앞에 정확히 내려주셨다.
여전히 북적이는 카오산로드.
조금전에 있던 시장과 가격차이가 엄청나다.
사람들이 왜 카오산로드 비싸다고 하는것인지 이제야 알았다.
걸어가는데...
이상하다.
수술한 게 도졌나?
가랑이 쪽이 아프다.
곰곰히 생각 해 보니...
땀띠가 난 것이었다.
갓난아기도 아니고...
얼마나 열심히 땀흘리며 다녔길래 땀띠라니!
편의점에 가서 베이비파우더를 하나 구입했고 "올레"의 마사지샵에 가서 1시간 마사지를 받았다.
어제 나에게 해주신 60세정도 되신 베테랑 아주머니를 함께 간 친구에게 양보했다.
함께 간 친구도 만족했다고...
나를 마사지해준 이친구도 정성스레 잘 해준다.
그리고...참 순진한 친구이다.
내가 올레의 친구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사진 찍자고 먼저 말할 정도로 티없이 맑고 순수한 친구이다.
그런데 이친구는 영어를 거의 못한다.
"If you learn English, you can earn money..."말하다가 못알아들은 그녀에게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영어를 배워서 잘 할수 있게 된다면...
이친구도 안좋은 유혹을 받게되지 않을까?
글쎄...구리오돈이 너무 오지랖이 넓다고 탓하셔도 할 수 없다.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고 믿는 구리오돈은...
그저 그녀가 지금처럼 순수하게 행복하게 웃음 잃지않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었다.
11시에 나이트 가실 분 오시라고 했던 공지때문에 숙소로 돌아와 샤워하고 파우더 발랐다.
11시가 되어도 아무도 오시지 않았고, 우리 둘이서 나이트로 이동.
어제의 그 나이트인데...
사람들은 어제처럼 춤추고 있었고, 음악도 빵빵하게 나오고 있었지만...
구리오돈은...
춤을 출 수 없었다.
내일은 암파와 가야해서 나이트 오늘이 마지막인데...
즐겨야 하는데...
왜일까?
땀띠 때문인줄 알았다.
물론, 아직도 움직이면 아프다.
그렇지만, 어제 알아버린 가슴아픈 사실이 생각나서 춤을 출 수 없었다.
주변에는 억지로 웃음을 팔기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함께 간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먼저 숙소로 돌아와 베이비파우더를 떡칠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첫댓글 그동안 하는것 없이 바빠서 오돈님의 글을 이제야 읽었네요....
순간순간 잼나는 현실의 느낌이 그대로 다가오는 글.....
위해 여행에서 대한민국.. 김덕원님을 만나서 구리오돈님의 소식을 들을수가있었네요....
구리에서 오돈을 운영하신디구요?? ㅋㅋㅋ....항상 잼나게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한참만에 댓글이 달렸네요.
저도...그러면...
한참만에 다음 글 올려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