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모처럼 온화하니 집에 있기가 좀이 쑤시는지
옆지기 안절 부절이다
쉬고 싶다고 사흘간의 휴가를 내더니 지루한 모양새다
낚시를 좋아하여 이곳저곳 물이 있는 곳이라면 전국 팔도를
유람했기에 어디가고 싶다 하면 먼저 바다를 떠올린다.
이른 조반을 먹고 서둘러 화성소재 궁평항으로 길을 나섰다
마이홈에서 그리 멀지 않은 바다 사람도 많고 갈매기도 많고
볼거리 먹을거리 많은 궁평항으로 달렸다
워매~!
가는날이 장날 이라더니 모든업주들이 노는 요일인지 부산하던
항구가 아주 쥐죽은듯 잠잠하다
가끔 우리처럼 모르고 놀러나온겐지 처음나들이 하는겐지
가믐에 콩나듯 걷고 있는 사람들 외엔 갈매기 조차도 미동이 없다
새우깡 한 봉지면 궁평항 갈매기떼를 한가득 불러보아 노는재미 쏠쏠한데
새우깡 팔던 가게조차도 휴업상태
이렇다 보니 자연 바다와 친할 수 밖에.....
바닷가를 거닐다 보니 물이 많이 빠져 있는 상태라서 그런지
바닥을 드러낸 곳에 눈길이 갔다
자세히 보니 바위에 달라붙은 굴들이 많았다.
도구는 없지만 따보고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마치 도끼처럼 날카로운
돌이 보였다.
얼른 집어들어 굴을 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톡톡 깨어보니 신기하게도 껍질안에 가득찬 굴이 보인다
한개를 까서 입에 넣으니 짭쪼롬하지만 향긋한 굴 내음이 입안 가득 하다
완전 자연산 굴!
바다가 키워낸 바다의 우유라는 굴이다.
욕심을 내어 바위에 달라붙은 굴을 채취하는데 몰입을 하다보니
비닐봉지에 한가득 쌓인다.
제법 무게를 느낄만큼 채취를 했다.
허리도 아프고 손에 쥐가 나서 작업을 일단 중지하고 서로 마주 보며
흐믓한 미소를 주고 받는다.
옷과 얼굴엔 온통 굴파편이 튀어 가관이다
희끗희끗한 굴파편이 마치 죽은깨처럼 달라붙은 남편의 얼굴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큭큭큭~! 크윽~!
웃는나를 쳐다보던 남편
그이도 역시 나를 바라보며 킥킥 거린다
굴좀따려다 온통 뒤집어쓴 굴 파편들!
누가 보면 굴따는 할배.할매인줄 알것같다.
인적도 드물고 조용한 궁평항 그야말로 우리들의 천국이었다.
맘껏 웃고 재밌게 굴도 따고 즐거운 한나절 보내고 나니 배가 고프다
평상시 같으면 정오에 식사를 하던 우리부부
시계를 보니 한시가 훌쩍 넘었다.
굴캐는 재미로 시간 가는줄 몰랐네!
"자 밥먹으러 갑시다"
오케이! 콜~!
다행이 우리가 좋아하는 조칼집 (조개칼국수집) 만큼은 영업중이라서
회덮밥에 조칼을 시켜놓고 맛나게 먹었다.
배도 부르고 마음도 흡족한 우리부부 더 이상 부러울것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공짜로 주는 헤즐럿 커피도 한잔 하고 그곳에서 판매하는
우리밀 건빵. 웨하스,각기 한봉씩 사들고
집으로 향하는 기분 그야말로 기분 업!
룰루랄라~!
즐거운 궁평항 나들이 였답니다.
물론 캐온굴이 궁금하지요?
어렵사리 캐고 힘들게 굴을 까보니 어촌 사람들의 노고가 생각나네요
조그맣게 자리한 자연산굴을 갖은도구를 다 사용하며 빼어내니
반대접쯤 나옵니다
물에 흔들어 씻고 씻어도 조개 파편을 걷우어 내기가 힘이 듭니다.
사서 먹는 우리들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알게 됩니다.
어렵살이 얻어낸 자연산 굴!
갖은 양념하여 굴회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캬~! 맛도 좋고 향도 좋고 탱글탱글한 자연산 굴!
너무도 달큰하고 싱싱한 자연산 굴회맛
죽어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답니다.
첫댓글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도 행복하지만,
다시~
글로 재탄생 시키는 즐거움과 성취감과 행복이 두배가 되시네유~~~
좋습니다~!
글을 찾아 새로운 삶을 끊임 없이 연출해보시지요.
넵.....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