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관리 소홀로 입주민 갇힘 사고 관리회사·승강기 관리업체 ‘공동책임’

[늘벗]

수원지법 성남지원

승강기 도르래 [아파트관리신문 DB]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사 양상윤)은 최근 승강기에 갇혀 상해를 입고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입주민들이 위탁관리회사와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를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1년 8월 26일 경기 성남시 소재 모 아파트 승강기가 하강하던 중 갑자기 큰 충격과 진동을 일으키며 정지했다.

그 승강기에 탑승했던 입주민 A,B씨는 정지할 때 발생한 충격에 의해 요추의 염좌 긴장 등의 상해를 입었다.

또한 그 승강기에 약 8분 동안 갇히게 되면서 불안, 불면증 등의 정신질환 발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에 A,B씨와 그 승강기에 함께 갇혔던 입주민 1명은 각자에게 치료비와 위자료를 합해 약 1500만원을 배상할 것을 청구했다.

판결에 앞서 재판부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공작물 점유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공작물의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뜻하며 이는 공작물 점유자가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관련 법리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해당 승강기는 로프가 적정 장력을 유지하지 못한 상태임과 동시에 도르래에 설치된 로프이탈방지기의 고정이 미흡한 상태에서 운영되던 중 로프가 이탈하면서 발생했다”며 “해당 상태는 면밀한 점검을 통해 사전에 충분히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부분이므로 해당 승강기의 점유자가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지 않아 생긴 하자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아파트 위탁관리회사와 승강기 유지·관리 업무를 위임받은 업체는 해당 승강기의 공동점유자이므로 두 업체 모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해당 사고로 인해 입주민 3명이 입은 상해의 정도를 고려해 두 업체의 위자료는 300만원으로 제한한다”고 판결했다.

판결 결과에 따라 이 아파트 위탁관리회사와 승강기 유지·관리업체는 A씨에 치료비 약 50만원을 포함한 약 350만원, 나머지 두 사람에는 각자 치료비 약 5만원을 포함해 약 305만원을 공동배상할 의무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