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시: `00 . 2.17(수)
2. 장소:
3. 내용: 훌륭한 부모는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다.
내 나이이 이제 40중반을 달리고 있고 나의 자녀도 어느새 나보다 훌쩍 커 버려 아이들을 볼 때마다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자녀를 키워 본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아무런 말썽없이 잘 자라주면 그것은 더할나위 없이 좋은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 가정도 많이 있으리라 본다. 대체로 이러한 경우 부모들은 자식의 탓으로 돌리면서 마음고생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 마음이 아파온다. 막연한 생각으로 `철이 들면 인간이 되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살아가는 것이 보편적인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자녀교육에 있어서도 부모의 역할에 따라 삐뚫어진 자녀를 바로 잡을 수가 있고 착실하던 아이가 한순간에 삐뚫어 져버리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져 하는 이야기는 우리 집안에서 일어났던 자녀와의 관계에서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제시함으로써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며 하는 뜻에서 글을 전개해 본다. 먼저 독자 여러분들께 양해를 구할 것은 결코 나의 자녀 그리고 부모의 입장인 나와 나의 처를 자랑하기 위한 것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본다.
우리집의 큰아이는 금년 고등학교를 입학하고 작은아이는 중2을 올라간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야 누구든지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한결 같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러하듯 막연한 바람으로써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 지지는 않는다. 즉 다시 말하자면 부모인 내가 자식의 자리를 메꿀수 없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의 뒷바라지만을 해 주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뒷바라지라는 것은 동기부여와 여건조성이다. 동기부여는 정신적인 것이고 여건조성은 물질적인 지원이며 이중에서 내가 보기에는 후자보다 전자가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 같았다. 우리 큰아이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에는 그다지 공부를 잘한 편은 아니였다. 그런데 중학교에 올라와서는 뛰어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고 졸업식에서도 수석졸업이라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부모인 내가 보아도 정말 자랑스럽고 대견스런 내 아이였다.
그런데 내 큰아이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우연한 기회에 던진 말한디가 아이의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스스로 잘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를 받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시절에 나와 큰아이는 일요일마다 성당을 함께 갔었다. 어느날 성당을 가면서 내가 아이에게 이런 말을 전해 주었다. “ 지훈아!! 이 아빠가 세상을 살아오면서 가장하고 싶고 아직도 후회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정말 정석대로 공부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빠는 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국민학교/중학교를 시골에서 다녔고 또 돈이 없다는 이유로 도시에서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와 대학교는 주경야독을 했으니 어떻게 남들과 경쟁이 되겠는가? 때문에 아빠는 지금 이 나이에도 머리를 싸매고 공부도 해야 하고 전문지식도 쌓아야 하는데 너무 힘이 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 편이지. 그러니까 너의 경우에는 아빠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나와 같은 길을 걷지 말고 최선을 다해 보렴” 하고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내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배치고사 때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 1학년 중간고사에서 기대하지 않은 성적이 나온 것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되어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다. 실은 큰아이의 경우에는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대단한 집념과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형이다. 물론 내처가 아이를 보살펴주는 배려도 한몫을 했다. 우리 큰아이의 경우 시험기간이 되면 부모는 불침범 담당이 되어야 한다. 밤을 꼬박 지새우며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면 안스럽기 그지없다. 대체로 아이에게 공부를 안한다고 야단 치지만 우리집의 경우에는 그와 반대이다. 학교 교육의 폐단 그리고 아이의 승부욕이 앞으로 그가 살아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두고 봐야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 아이에게 한 말이 동기부여성 보다 마음의 부담을 주지 않았나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큰아이의 경우에는 공부가 좋아서 하는 것이기에 그냥 내 버려 두는 편이다.
작은 아이의 경우는 큰아이와 대조를 이룬다. 작은 아이는 컴퓨터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 구입하기 전에는 컴보이라는 게임팩으로 시간을 때웠으나 컴퓨터가 들어오고서 부터는 매일 컴퓨터 오락게임에 빠져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당시 나도 나의 처도 아이에게 컴퓨터를 잘못 사주었다고 생각했고 괜히 성질이 나면 죄없는 아이에게 왜 학생이 공부도 하지않고 종일 게임만 하는냐고 야단을 쳤다. 야단을 맞은 아이는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러나지만 웬지 못마땅하다는 표정으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공부를 하느냐? 하면 절대 하지 않는다. 보는 데서는 하는 척하지만 강요에 의한 것이기에 절대로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보이지 않은 갈등 속에서 2년이 지난 시점에 나는 아이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어차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죄다 못하고 가는 인생인데 구태어 아이의 꿈을 빼앗아 버릴 이유가 있겠는냐고? 하면서 아이에게는 컴퓨터를 마음대로 하도록 하고 집사람에게는 절대 만류를 하지 말라고 얘기를했다. 그러면서 아이에게 컴퓨터를 갖고 놀되 3~4시간 하고 난후 30분정도는 공부를 할수 있겠는가? 하고 물으니 그렇게 하겠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해서 설명을해 주었다. 학생은 우선 공부가 본연의 임무이기에 공부를 소홀히 하면 나중에 세상을 살아가는데 여러가지 애로를 겪을수도 있고 불리하다는 것을 일러 주었다. 표정을 보아서는 어느 정도 이해를 한 것 같았다. 그 이후로 아이는 내가 말한 것을 지켜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나는 아이에게 또 다른 주문을 했다. “ 지민아!! 내가 보기에 너는 컴퓨터에 관심이 많고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너는 말이야 공부보다 컴퓨터쪽으로 나가 성공해서 이 아빠를 기쁘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한국의 빌게이츠가 되거나 요즘 유행하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게임팩을 개발해서 이 아빠도 너 때문에 호강할수 있도록 해 보렴” 하고 말했다. 대답은 없었지만 그 이후로 아이가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 한마디가 아이의 가슴을 울려 준 것 같았다. 아이는 컴퓨터의 고장 및 프로그램 내장 그리고 하드웨어의 교체등등 스스로 컴퓨터에 관한한 수준급으로 올라 섰다. 아이이던 어른이던 컴퓨터를 하게 되면 장점이 하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특히 게임을 많이 하면 상당한 집중력이 살아나고 머리의 순발력이 증대된다. 때문에 아이들인 경우 한꺼번에 2가지의 일을 동시에 할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우리 아이의 경우에도 예외는 아니다. 책을 보면서 카셋트를 듣고 TV를 보면서 컴퓨터를 하고 … 우리세대에서는 도대체 이해 할수 없는 짓을 많이 한다. 처음에 나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어떠한 행동을 하던 아이가 불편한 것을 느끼지 못하고 그리고 그러한 일로 자신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없다면 구태어 부모의 스타일에 맞출 필요가 없다. 작은 아이의 경우에도 그렇게 컴퓨터 게임에 집중하고 시험기간에도 공부를 하지않는 셈치고는 학교성적도 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들어가 정보를 접속해 주거나 컴퓨터 게임시합을 벌려 수입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얼마나 기특한가? 처음에는 PC통신을 개통해 줄 때 음란물이나 채팅에 빠져 엇길로 나가지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내가 은근슬쩍 질문을 던져 보았다. “지민아!! 너 인터넷에 들어가서 불필요한 것에 너무 시간을 할애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고 하니 “아빠!! 그러한것 보았는데 뭐 볼 것도 없더라” 하고 대답을 했다. 자!! 여기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인간은 통제를 하거나 강요를 하면 역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인간의 심리인 것이다. 이것을 오히려 상대가 좋아하는 쪽으로 호의를 베풀어 버리면 상대는 무조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공부를 못했던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강요하고 운동을 못하는 부모가 아이에게 운동선수가 되라고 한다. 이는 아이로부터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부모의 얄팍한 속셈인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를 위해주는 것 같지만 실상 아이의 꿈을 빼앗아 부모가 잃어버린 꿈을 보충하려는 심리와도 같은 것이다.
세상을 살아 가는 부모님들이여!! 자녀가 잘되기만을 바라지말고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 진정 내 아이가 무엇을 잘하며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도와 주어야 하는지 그것을 찾아내 주는 부모가 현명한 부모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변화로 다가올 아이들의 세대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어떤 한 부분에 남다른 기술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그 아이의 미래는 보장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부모란 살신성인의 정신!! 즉 자식을 위해서는 기꺼이 몸을 바치어 충분한 자양분을 공급해 주고 이슬과 같이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부모의 도리요 역할이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