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온 다음 날 그러니까 일욜 아침 10시 좀 넘어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숨가프게 들리더라구요.
눈이 많이 왔는데 어디서 산불이라도 났나 하고 곧 잊어버렸지요.
그런데 잘아는 사람의 집이 탔다는거예요.
천정에서 누전이 되어 불이 났는데 가족들이 밖으로 나오기도 힘들 정도로
급속도로 불길이 번지고 소방차가 물을 뿌렸지만 다른 곳으로 옮겨붙지 않는 정도였다네요.
뒷날 갔더니 마무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줌마 황당해는 하는데 그리 절망적이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옷가지 몇개, 불에 타지 않는 사기 그릇 몇개 남기고 다 타버렸는데도...
집은 다시 지을 때까지 세살 다 나간 형님댁을 쓰고
주변에서 가전기기며 살림살이며 챙겨주고 돈도 보태주고 해서
왠만한 살림살이 갖출 정도는 되었다고 하더군요.
도시에서 자라 시골로 시집온 그 아줌마가 그래요.
'도시에서 이렇게 불이 났으면 우리 완전 거지야. 그런데 여긴 시골이라
집도 금방 구해지고 주변에서 세탁기도 사다주고 돈도 갖다 주고 그래요'
그러고 보니 몇년 전에 조강리에 살 때 어떤 할아버지 집에 불났을 때도
성금을 걷는다고 해서 낸 적이 있었어요.
안정된 삶을 위해 보험, 저축, 재산축적 등에 매달리게 되었지만
울 동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보다 더 든든한 것은
인정스런 이웃, 더불어 살아가는 심성, 나눌 줄 아는 넉넉함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도시에서도 지금은 어렵더라도 노력하면 이런 일 가능하지 않나요?
첫댓글 우리민족은 원래 정이 만은 민족이거든요.
정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아야 정 많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가능하다에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