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차 산책
2025.4.5
반곡지 복사꽃길
오늘은 대구둘레길 5차 무태팔달길이지만, 이번 대형 산불에 데서 산에 들어서기가 싫어 반곡지 복사꽃길을 산책하기로 했다.
반곡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평소에도 왕버들 고목들이 물가에 비쳐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드는데, 4월은 복사꽃까지 만개해 사방이 포토존이다. 조곡리를 잇는 복사꽃길 4.9km는 복사꽃 산책길이다. 이맘때 경산시 남산면에는 복사꽃 피지 않은 데가 없다.
반곡지의 봄날, 노인네들의 무릉도원
이원근
분홍빛 복사꽃이 만개한 반곡지
저수지는 거울처럼 고요하고, 바람 한 줄기 스쳐 가면 물결 위로 왕버들 나뭇가지가 살랑이며 인사를 건넨다.
그 풍경 속, 정자에선 여든 넘은 노인네들이 옹기종기 둘러앉는다.
누군가는 어둔한 손놀림으로 막걸릿병을 따고, 또 누군가는 미리 챙겨온 닭강정을 펼쳐 놓는다.
“이런 날은 그냥 살아 있는 게 감사하지?”
하나는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다른 하나는 복사꽃 아래서 젊은 날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술이라면 맥주만 찾던 남계가
“막걸리 맛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여긴 반곡도원이잖어”
청탁 불구 술이라면 다 좋은 도양이가 받는다.
노인네들의 웃음소리가
흩날리는 복사꽃 잎처럼 흩어진다.
막걸릿잔이 돌고 돌아 어느새 얼굴엔 붉은 기운이 돌고,
이야기는 옛 시절을 타고 물처럼 흐른다.
한창때,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친구들과 술 마시고 객기 부리던 시절이 아련하다.
“우리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게 어디냐.”
누군가 말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복사꽃은 여전히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왕버들은 춤춘다.
이 순간, 세상은 느리게 흐른다.
시간도, 나이도 잊은 채
우리들은 봄날은 무릉도원 아니 반곡도원 속에서 한 송이 꽃처럼 머문다.
분홍빛 안개가 낀 듯한 오후, 막걸리와 웃음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무엇보다 찬란하다.
그리고 우리들의 봄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먹고 마시고 즐기되 방해는 하지 말아요.
첫댓글 ㅡ 박영준
반가워요 !
오랬 많입니다.
정답고 보기 좋아요. 부럽다.
도양이는 몸이 부러난것 같다.
열심히 운동 합시다.
ㅡ 정규린
평안한 모습 보는 저도 평안 합니다
봄철 독감 조심하시고 늘 햅복하세요.
ㅡ 김명근
반곡도원의 신선들~~
아주 보기 좋습니다.
ㅡ 박용구
노인네들의 반곡지 나드리.
복하꽃에 취하고 왕버들에 휘감기어 흥겨워하는 모습 참 멋져보입니다.
ㅡ 송준각
반곡지 가을에 가보았는데 봄 풍경이 더 멋지네요 ㅎㅎ
대구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정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ㅡ 최천기
구수한 글 멋진 풍광 사진이 발걸음을 재촉하게 하는듯 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ㅡ 박낙원
공곡 멋진 글 지금 사진 보고 읽었어요.
사람과 인간관계 7 개명은 남파랑 길동무 만에 것이 아니고 我도 맘에 담아 두어도 되겠는가?
다음 길 소식도 발돋움하고 기다리겠네 남은 4월 즐감하세요.
나 혼자 시간을 누가 훔쳐 가나 봐 이렇게 바빠요 ㅋ ㅋㅋㅋ.
ㅡ 김종철
Young Club
멤버들과 함께 하시는 봄 날이 그저 행복해 보이십니다.
이대로 그냥 주우욱 가시기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