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새내기 '시선집중'…체인지업 보완 선발 당찬도전
"요즘 신인들은 어쩜 저렇게 공이 빠르죠?"
국내 프로야구의 내로라 하는 좌타자 중 한 명인 해태 장성호(24)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혀를 내두른다. 마운드 위에선 아직 소년 티를 벗지 못한 얼굴의 신인 우완 투수 김주철(19)이 선배 타자들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었다.
미국 하와이 전훈 중인 해태 코칭스태프는 요즘 이 새내기 투수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캠프 초반부터 시속 140㎞의 강속구를 시원하게 뿌려대더니 지난 18일 시뮬레이션 게임(가상 실전 훈련) 때는 직구 스피드가 144㎞까지 올라갔다.
캠프에 참가 중인 팀 내 투수들 가운데 단연 최고 스피드. 아직 시즌 개막이 한 달 보름이나 남았음을 감안하면 '너무 오버 페이스가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 정도로 좋은 컨디션이다.
자신의 최고 구속은 지난 해 기록한 146㎞이지만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질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품게 한다.
182㎝, 80㎏의 체격을 갖춘 김주철은 성남고 3학년이던 지난 해 청룡기 대회에서 혼자 6승을 올리며 팀 우승과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쥔 기대주.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해태로부터 2차 1순위로 지명을 받아 역대 팀 내 고졸 신인 중 최고액인 1억 8,000만 원의 계약금에 호랑이 유니폼을 입었다.
해태 이상윤 수석 코치는 "볼 스피드가 좋고 타자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며 "직구 컨트롤과 체인지업, 투심 패스트볼 등 변화구를 보완하고 마운드 운영 능력을 더 기르면 선발 로테이션 진입도 가능하다"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자신의 배번으로 처음에 장성호가 달고 있는 1번을 요구하다 결국 박찬호(LA 다저스)와 같은 61번을 달게 된 김주철은 "일단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 10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 이정호, SK 정대현 등 유난히도 대형 신인 투수들이 많은 올 시즌, 호랑이굴의 김주철 또한 남 모르게 새내기의 반란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