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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의 꿈
내 손으로 집을 짓고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을 때, 정말 우연한 기회로 친한 친구에게 장목수님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더구나 곧 장목수의 목조주택학교가 대전 산내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이 카페를 방문하여 확인하고자 했을 때, 우리나라의 비극적 역사의 아픔을 담고 있는 산내 골령골에 그분들의 영령을 모시고 위로할 공간을 우리들이 배움과 동시에 재능을 기부하여 짓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때문에도 난 더욱 이 학교에 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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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장목수님, 망치만 잡으시면 뒤태에서도 은근 카리스마가 풍겨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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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표정을 지어도 묘하게 괜찮은 사진이... 마치 함선의 선장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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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인 풍모가 있어서 그가 나에겐 매력있는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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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한목수님이시다. 때때로 장목수님을 대신하여 우리들을 지도하여 주셨다. 한목수님은 독일에서 십여년 사시다가 수 년 전부터 보은에 살고계시는데, 특별한 사연을 통해 장목수님과 인연이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차차 이런 이야기도 쓸 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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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목수 안씨, 그는 40대 중반의 직장인이었고 서울에서 왔다고 한다.
직장생활에서 그가 맡은 일이 항시 고객의 문제를 들어주고 처리해주는 일이라 평소 스트레스가 많았다면서
후일에 해발 700m의 높은 산에서 살고 싶어서 미리 서울에서 귀농귀촌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그때 알게 된 귀농귀촌학교 교장선생님의 소개로 이곳까지 목수가 되고 싶어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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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목수 김씨, 그는 50대 초반의 소방관으로 자기집을 손수 짓기 위해 벌써 흙집, 한옥 등 집짓기 교육을 일정기간 받고 온 사람이었다. 그 때문인지 각종 기계들을 이미 다루어 봤고 본인 이 궁금해 하는 걸 열심히 질문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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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망치질
헐! 여잔데? 그렇다. 이 분은 분명 여자사람이고 목수가 되기 위해 오셨다.
예비목수 이씨, 금속공예를 전공한 그녀는 최근까지 서울에 살다 영동에 귀촌하여
이쁜 땅에 자기집을 스스로 짓기 위해 장목수님을 찾아왔다고 한다.
위험한 높은 곳까지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목수일을 배우니 모두들 잘 배울 수 있도록 협력했다.
다만 스스로 고백하길 근육이 모자라 네일건이 너무 무거워서.. 그게 좀 힘들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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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갔을 때, 그냥 집짓는 게 아니라 주제·의미가 무거워서인지 실제로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아서 과연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장목수님은 오히려 적게 모여 일하기 좋다고, 아니 한마디로 딱 좋다는 말씀을 하셨다.
낙오자없이 약속을 지켜 모두가 목수일을 배울 수 있었고, 수강생 입장에서 인원이 적어서 모두가 적극 참여할 수 있어서 우리들에겐 참 도움이 되는 교육이었다고 생각한다.
의미와 배움, 집짓기에서 흔치 않은 남녀가 함께 집짓기, 또 소수여서 누릴 수 있는 동기애까지 모두 충족되는 학교를 수료하고 돌아올 수 있어서 내겐 너무나 보람있는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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