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겨울대로 운치(韻致)도 있고, 좋은 면도 있지만, 혹독한 추위가 계속된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분명한 편이어서 겨울이 되어도 조금만 지나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있어서 좋다. 모든 것이 얼어붙고, 나뭇가지도 앙상하게 헐벗어서 때로는 을씨년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여 마음마저도 스산하기 쉽다. 그런데 이런 추위를 견디고 나면 어느새 따사로운 봄바람이 느껴지고, 여기저기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나뭇가지에도 새순이 돋으면서 연초록 빛깔로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요즘 길거리나 산에는 봄의 향연(饗宴)이 펼쳐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만물이 소생(蘇生)하는 느낌이다.
부활절이 봄이 시작되는 때에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물론 남반구(南半球)나 일 년 내내 덥거나 추운 지역에서는 다른 느낌이겠지만 말이다. 추운 겨울이 끝나가면서 가끔씩 꽃샘추위로 차가운 바람이 애달프게 하는 때에 고난주간을 맞이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묵상하면서 마음이 무거운데, 이 고난주간이 끝나는 끝자락에는 그 고난의 슬픔과 고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환희(歡喜)와 찬탄(讚歎)을 금할 수 없는 부활절이 기다리고 있음이 얼마나 놀라운지!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면 목련꽃,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을 비롯한 봄꽃들이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노래하며 찬양하듯이 화사하게 빛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봄은 부활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부활절이 봄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봄이라는 계절 자체가 온갖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으로 고통과 아픔에 싸여있던 주님께서 부활하셔서 이 세상에 영원한 생명을 주심으로 인해, 죽었던 목숨이 생기를 얻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 것을 자연 만물을 통해서 보여주는 듯하다. 그래서 이러한 자연 만물을 보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셔서 다시 소생하게 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더 깊이 묵상하게 한다.
이제 고난주간이 끝나고 기쁜 부활절 아침을 맞이했다. 그리고 이 부활의 기쁨과 영광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와 주님으로 믿고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고스란히 찾아왔다. 이젠 더 이상 움츠려 있지 않아도 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혹독하고 추운 겨울과 같은 삶은 이미 지나왔다. 우리 안에 영원한 생명을 주신 주님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삶은 주님과 동행함으로 누리게 될 기쁨으로 가득하다. 물론 우리 삶에는 여전히 힘들고 버거운 일들이 찾아올 수 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없었던 때와는 확연하게 다른 모습으로 그 어렵고 힘든 일들을 마주 대하게 되었다. 바울 사도가 감옥 안에서 기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는 것이기에 우리를 억누르는 모든 아픔과 고통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동감을 이길 수 없다.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기 때문이고, 그 부활이 우리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날, 우리의 영혼을 소생하게 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기쁨을 맘껏 누려보자.
(안창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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