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님과 제 견해가 갈리는 부분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기 보다는 설정에 대한 관점차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잉님은 스포어드라이브가 1시즌에서 마무리를 지은 것이고 향후 기술이 사장되는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고 보는 것이고, 저는 그렇게 마무리 짓기엔 부족하니 향후 여기에 대한 추가적 언급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구요.
"1. 스타메츠가 완보생물(리퍼)을 이용할때 완보생물이 고통스러워 하는 장면들이 등장했습니다. 결국 무리한 스포어 점프로 인해 완보생물은 자기보존형태로 동면해 버렸고, 버넘과 틸리가 풀어줬죠. 이 부분은 VGR의 Equinox 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제인웨이는 USS Equinox 가 외계 생명체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습니다.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보이저가 델타분면에서 완보생물과 포자를 발견했다고 해도 완보생물에게 고통을 주면서 스포어 드라이브를 이용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동의합니다. 보이저가 설령 델타분면에서 스포어드라이브 기술을 발견했더라도 완보류를 희생시켜가며 이용하지는 않았으리라 봅니다. 연방의 이념에 반하는 것이니까요. 이퀴녹스 에피소드가 명백하게 밝히고 있죠. 디스커버리도 역시 이런 가치에 충실하기에 번햄과 틸리가 리퍼를 풀어줍니다.
"2. 스타메츠가 완보생물을 내비게이터로 이용하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완보생물의 DNA를 자신의 몸에 주입해서 대신 내비게이터의 역활을 했지만, 매번 컬버가 모니터링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스타메츠 스스로의 생명의 위험이 아닌 우주선이 빨리 나가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외계생물의 DNA를 스스로에게 주입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연방이 인간에 대한 유전자 조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일단 이 정책에 반합니다. 스타메츠가 내비게이터 역활을 하면서 신체적인 영향을 받는 장면들은 작게는 미러 유니버스의 자신을 거울을 통해 보는 것 부터 해서 정상적인 시간의 흐름에서 벗어나거나, 포자 네트워크에 정신이 이동해 버린다거나 하는 식으로 부작용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겨우 이정도로?' 라고 하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 비록 스타멧츠가 자원한 일이기는 하지만, 전쟁이 끝난 마당에 스타멧츠를 계속 이용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연방이 유전자 강화를 금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스타멧츠의 경우 유전자 강화라고 봐야할지는 논란이 있겠습니다. 연방이 금지하고 있는 것은 유전자 조작을 통한 강화이지, 치료등의 목적으로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까지 금지하고 있는지 불확실합니다. 여하튼 스타멧츠가 어떤 이유에서건 부작용을 겪은 것은 확실하니 일단 금지시키는 것이 맞습니다. 문제는 이정도 설정으로는 향후 스포어드라이브 기술 자체를 아예 묻어버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일시 정지 상태인데 이것이 영구 추방으로 이어지기엔 부족한 설정입니다.
"3. 스타메츠가 133회의 연속 점프를 한뒤에 코마상태에 빠졌는데, 이게 '짧은 시간에 무리한 점프' 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더라도 계속 점프를 하면 누적되어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습니다. 후자면 당연히 문제고, 전자라고 해도 문제인게 위독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생명체에게 위해를 가하는 방식의 항법을 권장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크건 작건 너만 희생하면 많은 사람들이 득을 볼 수 있어. 또는 나만 조금 희생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득이 될거야.. 라는 사고를 강요하게 될테니까요. 프로야구에서 투수 등판간격 조절하듯 한사람이 일주일 간격으로 내비게이터 역활을 돌아서 한다.. 라는 해결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시다시피 프로야구에서 등판간격이 반드시 지켜지는건 아니죠."
- 스타멧츠를 계속 이용하는 것은 분명 윤리적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적했듯, 이것이 연방이 스포어드라이브를 완전 사장시키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스포어드라이브의 존재가 너무 엄청나기에 이렇게 쉽게 사장시킬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애초에 스포어드라이브 설정 자체가 무리라고 생각이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렇게 엄청난 설정을 했는지.. 마잉님 추측대로 2시즌 예상을 못하고 제작에 들어갔기에 어설프게 수습한 것이라면 정말 큰 문제인데, 이정도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그렇게 허술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스포어드라이브는 지금 현재로 봐선 엄청난 가능성을 가진 기술입니다. 먼 우주 끝까지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고 심지어 평행 우주로 이동도 가능합니다. 탐험가에게 엄청난 기회를 주는 기술이고 디스커버리가 보여줬듯 치명적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술이 현재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는데, 필요한 것은 단순히 지도인데, 스타멧츠가 아니더라도 컴퓨터를 더 발전시키면 될 일입니다. 디스커버리도 초기에 컴퓨터를 이용했을때 제한적으로 스포어드라이브 점프를 했습니다. 더 성능 좋은 컴퓨터만 있으면 해결될 일이니, 이것을 그냥 사장시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입니다. 그래서 보다 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추후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리라 예상합니다.
"저는 제작진이 스포어 드라이브가 비윤리적 또는 연방의 정책에 반하는 이유에 대해 복선은 어느정도 깔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마지막에 그 복선을 모아서 상기시켜줄 수 있는 (아마도 제작비의 제한으로) 장면을 15화에 넣지 못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 복선이 깔려있는 것은 맞지만, 그 복선이 단순히 비윤리적이거나 연방의 정책에 반하는 (이것도 역시 비윤리적이라는 설정이군요) 것이기에 금지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보다 더 극적인 설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15화에서 마무리를 지을 것은 아니고, 시리즈 종반에 가서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디스커버리에서도 이미 나왔듯이 잘못 이용하면 우주를 파괴하는 기술이니, 우주 파괴를 막기위해 금지하는 것이 더 타당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복선은 차라리 평행우주 스타멧츠와 그리고 틸리의 어깨에 떨어진 포자가 아닐까 합니다.
스타멧츠는 처음부터 포자 전문가로 설정되어 등장합니다. 물리학자가 아니라 생물학자입니다. 스타멧츠가 메인 배역인 이상, 스포어드라이브도 조금 더 오래 등장하고 마무리되지 않을까 합니다.
"P.S) 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참 봤던 안드로메다에서도 초광속항법(슬립스트림 드라이브)을 쓰기위해서는 유기지성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정이 있었던게 떠오르네요. 거기서는 슬립스트림 내부를 항행할때 AI는 재현할 수 없는 '옳은 방향이라는 감'이 중요하다는 설정이었던 것 같지만요."
- 스포어드라이브도 결국에는 컴퓨터로는 부족하고 생체가 필요하기에 사장될 수 밖에 없다고 설정할 가능성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연방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종족들도 스포어드라이브를 이용하지 못하고 완전히 사장된 기술이 되려면 보다 더 극적인 이유가 제시되는 것이 낫지 않겠나 싶습니다. 위에 추측한대로 어떤 이유에서건 스포어드라이브 기술이 결국 모든 우주를 파괴할 상황이 되어 이 기술을 금지시키게 된다는 설정이 설득력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아가서 아예 스포어드라이브가 다시는 이용되지 못하도록 디스커버리가 모종의 조치를 취해서 기술 자체가 원천봉쇄가 되어서 미래에 그 존재조차 아예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거나....
로카가 다시 등장하지 않을까요? 그러고 보니 조지우도 스포어드라이브에 관해서는 모종의 복선일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