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의 노원문화원에서 회지에 게재하기 위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숲과 사람 카페의 자료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원고에 필요한 사진을 위해서 포맨님과 청초한 풀꽃님께서 많은 신경을 써 주셨습니다. 부족한 글을 포맨님께서 정성스럽게 교정을 봐 주셔서 수정본을 올립니다. 이전의 글을 읽어주신 12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은행나무에는 매미가 울지 않는다!!!
나무를 배우는 사람들 "노원마을 숲 가꾸기"
지난 여름, 매미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매미소리는 어린 시절 여름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소리일 것입니다. 동무들과 재잘대며 학교에서 돌아오는 신작로에서도 들었고, 어쩌면 마음에 두었던 소꿉 친구를 위해 매미를 잡으려고 나무에 오르기도 했던 추억이 있었을 것입니다.
마을 입구 정자나무 밑 평상에서 어른들은 낮잠을 주무시거나 장기를 두셨고, 어른들 어깨 너머로 바둑을 배우면서도 들었던 소리였습니다. 일터에 나가신 부모님을 기다리며 대청마루에 배 깔고 엎드려 숙제라도 할라치면 '나 잡아봐라'는 듯이 울어대던 매미소리. 그 소리를 우리 아이들도 들으며 추억을 만들 수 있으면 좋으련만--
7년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겨우 일주일동안 세상에 나와 소리로 존재를 알려 짝을 만나고, 사랑하고, 미래를 만들어 놓고 사라집니다. 새들로부터 자신의 몸을 숨기면서 짝을 만나 은밀한 사랑을 나누고, 알을 낳고, 그 알들이 부화한 뒤에 먹을 수 있는 먹이가 있어야 합니다. 그 모든 조건을 갖춘 나무가 있어야만 매미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 매미소리는 귀만 기울이면 노원의 보물창고인 수락산과 불암산, 그보다는 규모가 작더라도 초안산과 영축산의 숲에서도 들을 수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조경수들이 작은 숲을 이룬 곳에서도 들을 수 있고, 동일로 변의 가로수에서도 매미 소리는 들을 수 있습니다. 그곳에는 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척박한 땅에서도 나무가 뿌리를 내리면 많은 생명들이 터를 잡기 시작합니다. 나무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것처럼 광합성 작용으로 태양에너지를 축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으로 만물을 먹여 살리는 생명의 원천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여름 들었던 매미 소리를 기억해 보세요!
3억 년 전쯤 석탄기에 지구상에 등장하여 중생대에 전성기를 누리고, 지금까지 삶을 이어 와 가을이면 부채 모양의 깔끔한 이파리를 노란 색깔로 아름답게 물들이는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르는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열매를 구워 하루 6-7알씩만 먹으면 천식과 자양에 효험이 있고, 잎에서는 심장병 치료약의 성분을 추출하는 참으로 쓸만한 나무입니다. 특히 질산화물과 중금속 등 공해에 강해 노원구에서도 가로수로 가장 많이 심는 나무입니다.
이 은행나무에서 매미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은행나무 열매의 겉껍질에는 은행산이, 잎에는 플라보노이드라는 독이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잎을 책갈피 속에 넣어두면 책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독성 때문에 은행나무에는 벌레는 물론 매미도 살수가 없는 거죠.
이처럼 나무는 나무들대로 서로 생긴 모습이 다를 뿐만 아니라 사는 방법도 다르고, 나무와 어울려 사는 곤충들 또한 다르답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세계가 우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생태에도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첫 걸음이 아닐까요?
나무는 참으로 신비로운 힘으로 생명체를 숨쉬게 해주고 있습니다. 다른 생명체가 내뱉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여 생명체의 먹거리인 유기물을 만듭니다. 물론 숨쉴 수 있는 산소도 만들어 내는 생명의 원천이기도 합니다.
또한 물의 순환에도 나무는 깊이 관여합니다. 넓은 나뭇잎들이 햇볕을 차단해 과도한 증발을 막아주며, 땅속 깊이 내려간 뿌리는 빗물이 한꺼번에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기도 합니다. 숲의 수분 보유능력은 가히 댐에 비교될 정도입니다. 나무가 있어 지구상의 지형을 유지하고 있는 셈입니다.
목재로서의 가치는 말 할 것도 없고, 민간요법에 사용되고있는 약초뿌리의 효능도 점차 밝혀지고 있어 약품이나 공업원료가 추출되기도 합니다.
그보다 더 큰 것은 바로 생태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나무가 있어야 숲을 이루고, 숲이 있어야 다른 생물들도 삶의 터전을 잡을 수 있습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하게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심미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원천적인 생명의 유지를 위해서 나무와 숲의 역할은 아주 큰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인간의 삶을 위해서 숲과 나무는 당연히 지켜져야 합니다.
그러나 인간들이 무리 지어 사는 도심의 나무들은 점차 삶의 터전을 빼앗기며 지금 비탈에 서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숲이 점점 무성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로 논밭을 메우고, 경치 좋은 곳이면 위락시설이 들어와 산이 깎아내고, 산허리를 감아 큰길을 뚫어 숲을 허물어 버리면서 수십, 수백 종의 생명이 모여 사는 숲 대신 사람들의 터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도심의 끝자락인 노원에는 그나마 수락산과 불암산, 초안산 등 천혜의 자연이 남아 있어 소중하게 지켜야할 숲인 것입니다. 서울의 동북쪽 끝자락인 수락산, 불암산은 도봉산, 북한산과 함께 생태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식생 기후적으로 온대낙엽활엽수림지역에 속하는데 남부와 북부지역의 기온 차이로 자라는 나무는 조금씩 다릅니다. 노원은 그 가운데 있어 서어나무, 산딸나무, 초피나무 등 남부 식물대의 북한계선이 됩니다.
북한산, 도봉산과는 달리 수락산, 불암산은 산세가 그리 크지 못할 뿐만 아니라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토양이 척박하여 비가 오면 한번에 흙이 쓸려나가 영양분이 남아 있지를 못합니다. 또 등산객들의 간섭도 많이 받고 있어 생태가 빈약합니다.
지난 98년의 생태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수락산에는 264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국화과,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들이 많은데 포아풀, 뚝새풀, 명아주가 길 가장자리에 흔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등산로 주변에는 리기다소나무, 은사시나무, 밤나무, 수양버들, 느티나무들이 심어져 있고, 산 정상부의 북쪽으로는 은방울꽃, 애기나리, 돌단풍, 마가목의 자연스런 식생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또한 수락산의 숲 속에는 고란초, 금마타리 등 22종류의 보전대상 특정식물들도 숨어 자라고 있습니다.
식생조사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보전대상 식물이 어디에 있는지 공개하면 누군가가 캐내어 훼손되고, 비밀로 남겨두면 등산로 개발로 흔적도 없이 무참히 사라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며 인간의 간섭이 심한 것을 개탄했습니다.
수락산은 원래의 수풀이 파괴된 이후에 다시 숲을 이뤄 가는 2차림입니다. 오래된 암석지에는 소나무군락이 남아있지만 구릉지와 저지대에는 아까시, 현사시, 리기다소나무 등 사방용 인공림이 형성되어 있고,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등 생명력 강한 참나무과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어 경쟁하고 있습니다. 계곡지대에는 느티나무, 오리나무, 서어나무들이 옛 모습을 점점 잃어 가는 모습으로 남아 있어 보존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아까시 꽃향기를 맡아보셨나요?
4, 5월이면 수락산, 불암산 인근의 마을에는 싸아한 향기가 진동합니다. 가족과 함께 그 향기를 따라나서면 봄밤의 추억을 만들 수 있어 노원은 아까시 향기로 유명한 곳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벌을 키우는 사람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런 아까시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 놈들이 우리 민족의 정기인 소나무를 죽이려고 일부러 퍼뜨렸다.' '산소 옆에 아까시가 있으면 조상까지 괴롭힌다' 등등. 그러나 아까시는 정말 생명력이 강합니다. 뿌리의 번짐도 그렇고, 가지가 잘렸을 때 꺾인 가지 밑에서 새로 가지를 치는 번식력이 아주 강합니다. 사람들의 공격을 받으면 받을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한 생명력 때문에 나쁜 인상을 주고 있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등산로를 조금 벗어나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의 아까시 군락에서는 점점 우리의 토종 수종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숲의 천이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을 진작 알았다면 아까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없애려 하지 않았을 텐데.....
요즘 우리 주변의 소나무 숲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수락산에는 학림사, 불암산에는 학도암이 있습니다. 흰색의 학들이 무리 지어 날아와 푸른 소나무에 내려앉는 모습이 장관이었다는데 지금은 아쉽게도 학이 먼저인지 소나무가 먼저인지 모두 사라졌습니다.
오랜 기간 소나무보호정책으로 아직도 우리나라 전체 산림 중에서 소나무가 차지하는 면적이 가장 넓긴 하지만 이제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인간이 간섭하지 않는 곳에서 소나무는 힘을 쓰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황폐한 곳에서는 씨앗이 잘 보존된 소나무가 먼저 뿌리를 내리고 자라지만, 바람에 날려 그곳에 키가 큰 나무들의 씨앗들이 뿌리를 내리면 이내 큰 키와 넓은 잎으로 햇빛을 독차지해 소나무가 시름시름 앓게 되어 자라지 못합니다. '남산 위의 저 소나무'도 그렇게 사라졌다고 합니다. 수락산, 불암산의 소나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늘 푸른 잎을 싱싱하게 달아야 하는데 여름에도 누런 잎들이 떨어지는 것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나무를 대신해 산을 차지하고 있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지금 수락산에는 신갈나무를 대표로 떡갈, 상수리, 갈참, 굴참, 졸참 등 참나무과 나무들이 큰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요즘은 열매를 먹어대는 산새나 다람쥐도 많지 않아 도토리가 뿌리내릴 기회도 많은데다 참나무들의 맹아력도 아까시 못지 않아 한 번 뿌리를 내리면 웬만해서 죽지 않는 강한 생명력을 보입니다. 산에 오르면 이제 줄기를 키워 가는 어린 나무들을 살펴보십시오.
70-80%가 참나무과 나무들입니다. 이 나무들을 심지어는 아파트단지 내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참나무과 나무들은 햇빛이 적은 곳에서도 빠르게 성장합니다. 나뭇잎도 넓어서 일찍부터 많은 햇빛을 받아 잘 성장합니다. 어느 정도만 성장해도 넓은 잎들이 그늘을 만들어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소나무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또 껍질에 코르크층이 두껍게 발달해 웬만한 벌레의 공격에도 잘 견딥니다. 그래서 참나무 숲은 곤충과 벌레들이 많아 활력이 넘칩니다. 사방사업을 위해 인공으로 조림한 지역에서는 대부분 신갈나무 숲으로 자연스런 천이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 하나 팥배나무만 참나무와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간의 간섭이 큰 곳일수록 더욱 위세 좋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밤나무 숲이 가장 타격을 입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산에 오를 때에는 한번쯤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관심도 가져보고, 어린 나무들이 다치지 않도록 등산로만 이용하는 주의도 필요합니다. 물론 쓰레기는 되가져오는 상식을 지키셔야합니다.
산에 있는 나무들은 자연의 질서에 따라 경쟁하고 있지만 아파트단지의 나무들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노원의 아파트 중에 주공은 녹지공간이 그런 대로 잘 조성되어 있어 대략 80여종의 나무와 풀이 자라고 있는데 이상한 것은 참나무 류 말고는 2세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아파트단지의 나무들은 자기 씨로 노원까지 날아온 것이 아니라 묘목을 심은 것입니다. 어린 나무들이 듬성듬성 있으면 보기 싫으니까 빼곡이 심어 자라면서 경쟁이 심해져 나무의 제 모양을 만들지 못하고 가늘게 키만 크고 있습니다. 관상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솎아내기가 필요한데 주민들은 왜 나무를 자르느냐며 반대를 한답니다.
또한 아파트 단지의 나무들은 사람들로부터 항상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원래 향나무 잎은 V자 모양이 차곡차곡 쌓인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주 가지치기를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아 잎 끝이 날카로워졌다고 합니다. 유교에서는 학문을 숭상하는 기품 있는 나무라고 정원수로 즐겨 심었는데 그런 기품을 잃고 살아남기 위해 날카로울 대로 날카로워진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예전의 노원은 논밭이어서 나무들이 살만한 땅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파트단지가 조성되면서 땅을 깊이 파서 기초를 만들고 되 메우기를 했습니다. 비가와도 질척거리지 말라고 마사토를 깔아놓았습니다. 마사토는 입자가 굵어 물 빠짐은 좋은데 '비 온 뒤 굳은 땅'이라는 말처럼 그 강도가 시멘트의 절반쯤은 된다니 그런 땅에서 어떻게 씨앗들이 뿌리를 내릴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지표면의 양분조차 비와 함께 쓸려가고 있는데 낙엽이라도 땅에서 썩으면 좋으련만 바람불면 단지가 지저분해진다고 깨끗이 쓸어버리거나 소각장으로 보내 태워버립니다. 어느 아파트의 관리소장님은 "나뭇잎 썩힐 작은 땅이라도 있으면 노원을 더 기름지게 할 수 있을 텐데..."하며 아쉬워했답니다.
노원의 거리에는 12종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습니다.
동부간선도로, 동일로, 화랑로 등 큰 도로에는 대부분 양버즘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도로의 분진이 잎의 기공을 막아 잎이 말라버리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넓고 큰 잎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교환합니다. 성장이 빨라 매년 겨울이면 생뚱하게 가지가 잘리고, 길가의 상점들이 간판을 가린다고, 가로등을 가린다고 민원이 많습니다. 더구나 넓은 잎이 빗물받이를 막아 도로침수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워낙 큰 나무라 밤중에 몰래 잘리는 위험은 다른 가로수에 비해 적습니다.
가장 많이 심어진 것은 은행나무입니다. 크기도 적당하고 보기에도 좋을 뿐 아니라 공해에도 아주 강하여 대기정화 능력도 뛰어납니다. 환경미화원들이 은행잎을 모아 판 돈으로 기금을 마련하여 이웃돕기를 했다는 미담도 있습니다.
구청 앞길에는 메타세콰이어가 있습니다. 이 나무도 은행나무과 함께 중생대부터 버텨온 화석나무입니다. 성장이 빠르고 곧게 크는 데다 침엽수라 잎도 작습니다. 가로수, 정원수로 도입된 것이 10년이 채 안된 고급수종입니다. 전국의 아름다운 가로수에는 이 수종이 많답니다.
가수 이용은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을지로에는 감나무를 심어보자"고 노래했습니다. 충분히 멋진 발상입니다만 유실수를 가로수로 활용하는 데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길거리의 은행나무는 열매를 따려고 나무를 흔들어대는 사람들이 종종 보입니다. 관리부실로 나무를 상하게 하기도 하고, 동네 인심만 흉흉해지는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또 공해에 찌든 먹을 수 없는 열매라는 문제입니다.
충북 영동은 감나무로 가로수를 삼았습니다. 길가의 상점주인이 묘목 값의 일부를 지불하고 심어서 관리를 하며, 그 열매의 소유권도 인정받는 것입니다. 중계동의 한 단지에는 유자를 많이 심어서 그 열매로 차를 만들어 이웃끼리 나누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지혜를 짜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 환경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목소리가 커야만 환경운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먼저 자연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마음을 가지고 나무의 생태를 알고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로운 인간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 달이면 두 번 정도 아파트단지에 나타나 이웃들에게 나무의 신비를 알려주고 나무의 이름표를 달아주는 '노원 마을 숲 가꾸기 모임'이 있습니다.
대학에서 임업학을 가르치는 김재현교수(운영위원장)를 비롯한 몇 분의 임학 전공자와 이웃들에게 나무의 세계를 알려주는 자원봉사활동을 하시는 '숲 해설가 협회' 임채란 선생님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방의원, 그 외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만나 지난해 6월 모임을 결성했습니다. 가까운 아파트 단지에 가 보시면 나무들이 이름표를 달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
다. 이 모든 것들이 '마을 숲' 모임의 활동이지요.
그 동안 환경운동은 활동가와 전문가, 행정가와 시민이 각각 따로 추진하여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는 잘못도 저질러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제 각각의 목소리를 내거나 문제점 지적보다는 먼저 자연을 배우고, 다가가서 작은 관심으로 실천하자는 취지의 이 모임에는 행사 때마다 주부님들과 아이들이 200여명 정도 모입니다.
멀리 있는 숲보다는 우리가 사는 마을에서 작은 숲을 발견하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 숲' 모임은 나무이름표 달기 행사 외에도 나무공부, 생태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위의 나무와 숲 가꾸기에 힘을 쓴다면 우리 노원은 아름다운 숲의 마을이 될 것이며 여름이면 정취 있는 매미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아파트단지나 앞산의 나무들 이름이 무엇이고 어떻게 자라며 숲에는 어떤 생물들이 사는지 알아보고 싶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문을 두두려 보십시오.
(마을 숲 홈페이지 : www.nowoncity.net, 추천 : daum카페 : 숲과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