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 화 우리 형! 내 동생
"형! 무슨 남자가 인어공주를 그려? 계집애 같이.. 또 이 꽃은 또 뭐야?”
동생 예준이는 오늘도 거실에서 스케치북에 울긋불긋하게 그림을 그리는 형, 예승이에게 짜증을 냅니다. 씩씩하고 활기찬 동생 예준이는 자기와 다르게 조용하고 부끄러움 많은 예승형을 도통 이해할 수 없습니다. ‘여자같이 수줍음이 많고 나보다 키도 작은 저런 형이 우리 형이라니….’
예준이는 남자라면 자기처럼 씩씩하고 활기차서 축구나 태권도를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형, 예승은 자기와 달리 그림 그리기나 인형 놀이를 좋아합니다. 더욱이 장래 희망이 소방관이나 경찰관인 자기와는 달리 형은 장차 의상 디자이너라나 화가가 되는 게 꿈입니다. 예준이는 그런 형을 자기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올해 10살, 11살인 연년생 예승이와 예준이는 같은 엄마에게서 나온 한 형제지만 그들에겐 서로 공통점이 없습니다. 형인 예승이는 엄마를 닮아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고 내성적인 편이지만, 동생 예준이는 아빠를 닮아 씩씩하고 논리적이고 활동적입니다.
어릴 쩍부터 예승이는 피아노 치기나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었고 예준이는 밖에서 축구차기나 친구들과 뛰어 노는 걸 좋아했습니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 그동안 둘은 좀처럼 친하게 지내지 않았습니다.
“엄마! 형은 나랑 왜 틀려? 왜 남자답게 씩씩하지 못하고 여자처럼 그림 그리기나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
언젠가 예준이가 심각하게 엄마에게 물었을 때 엄마는 “형은 너랑 다른 거지, 그 게 틀린 게 아니란다.” 서로 다를 뿐이지, 그게 나쁘거나 틀린 게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거기다 하나님이 각 사람을 하나님 목적에 맞게 창조하셨고, 각자를 존귀한 존재로 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엄마 말씀이 좋은 말인 줄은 알겠지만 그래도 예준이는 형인 예승이가 좀처럼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예승이와 예준이가 사는 아파트 단지에는 못 말리는 꼬마 악동인 ‘선재’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선재’는 덩치가 또래보다 크고 태권도를 잘 하지만 동네 아이들을 잘 때리고 놀립니다. 어느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가던 선재가 놀이터에서 모래성을 쌓으며 상상의 날개를 펴며 혼자 놀고있는 예승이에게 다가가서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넌 무슨 남자 애가 맨 날 그림이나 그리고 모래성이나 쌓고 그러니? ” 그렇게 선재가 예승을 놀리면서 예승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마침 엄마 심부름으로 슈퍼마켓에 가던 예준이는 그 걸 보자 화가 나서 형에게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셋은 뒤엉켜 모래밭에서 뒹굴며 싸웠습니다.
그날 밤.. 예준이는 형이 그린 그림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그림은 세 명의 사내 아이가 놀이터 모래밭에서 서로 엉켜 뒹구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형, 예승의 그림은 정말 예쁘고 색채가 뛰어나다는 걸 그림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예준이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하하, 이게 나구나.” 목 오른쪽에 점이 하나 있는 예준이는 그림 속에서 키 크고 목에 점이 그려진 한 아이의 모습을 발견하고 웃으며 예승이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그러자 예승이가 “근데 이 그림의 제목이 뭔지 아니? ” “뭔데?’ 예준이가 궁금해 하며 다시 묻습니다. 그러자 예승이가 대답을 합니다. “형제는 용감했다!야” 예승과 예준이가 마주보고 웃었습니다.
“얘들아! 일찍 안 자고, 왜 그리 떠드니? 일찍 자고” 문 밖에서 엄마의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자 둘은 더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습니다. 예승이가 사는 아파트 위로 달빛이 다정히 내리비치고 있었습니다.
*함께 나눠 볼까요? 나와 다르다고 그 사람이 틀린 게 아니랍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다양성 있게 만드셨어요. 나와 성격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친구를 싫어하거나 미워하지 않나요?
글 : 서정원 그림: 이혜현 나레이션:전명숙집사(호산나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