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29 (실오라기)/묵향
“어 춰! “
입춘(立春)이 지나고 우수(雨水)가 지나고 경칩(驚蟄)이 지난 지 일주일이 흘렀는데도
산중의 추위는 한겨울과 같다.
일교차가 심해도 산중에선 별다른 고뿔을 모르고 살았지만, 서울만 갔다가 오면
감기를 친구로 맺고 돌아온다.
웬만해선 감기약을 먹지 않고 감기를 물리치는데 이번엔 사정이 좀 다르다
늘 다니는 이비인후과를 찾아 처방을 받았지만 이 놈이 좀체 떨어져 주지를 않아
별 수 없이 함께 하기로 작정을 하곤 내 몸에서 나가던지 말든지 쳐내버려 둔다.
때가 되면 알아서 나가겠지 하곤 강한 척 버티고 있는 중이다.
멀리 보이는 앞산엔 아직도 잔설이 남아있고 지난겨울의 미련을 못 버린 동장군이
주저앉아서 버텨 보지만 봄의 전령이 불어대는 입김에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북으로 향한다
이미 나목은 눈 꼽을 떼어버리고 실눈을 뜨곤 하늘을 응시한다.
언제쯤 고개를 내밀어야 기지개를 온전히 켤 수가 있을까 생각중인 것 같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무들은 삭풍에 견디며 겨울을 났건만 어찌하여 사람인 나는
두터운 점퍼로 중무장을 하고서도 추위에 몸을 움츠리며 벌벌 떨고 있는지 한심하다
문득 거실창문에 드리워진 커튼을 바라보며 한 줄 한 줄 실타래를 풀어서 짜놓은 천으로
만들어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도 별스럽지 아니한 실오라기 하나로부터 시작을 한다.
우리 인간은 어머니의 뱃속에서부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인생을 시작하지만
이승을 하직하는 때에도 내가 이뤘던 부와 명예를 다 버리고 빈손으로 간다
실오라기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하는 것을 무엇 때문에 아등바등 하며 사는지 모르겠다.
살다보면 실오라기 하나같은 희망의 끈을 붙잡곤 끊어질까 두려운 삶을 이어가며
약 하디 약한 가는 끈은 점차 노끈으로 갈아 잡고 꿈을 이루어 가다보면 어느 듯 튼실한
동아줄로 온 몸을 휘감아 끊어지지도 떨어지지도 않는 삶을 구축해 가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일 것이다.
빠름은 느림에서부터 시작을 하고 큰 것을 작은 것에서부터 불려간다.
보잘 것 없는 머리카락과도 같은 실오라기 하나가 모여서 모든 사람들의 몸을 추위에서 보호하고 살갗을 보호하는
방패의무를 충실이 하고 있다.
무성한 잎사귀가 나무의 귀가 되고 눈이 되어 아름다움의 매무새를 갖추지만 그 아름다움이
있기 까지는 벌거벗은 나목에겐 온 몸을 떨며 견뎌 온 지난겨울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삶은 늘 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진리를 우리들은 잠시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록 보잘 것 없이 약해빠진 실오라기 하나하나가 모여지면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위력을 토해내는 이치를 알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작은 것의 미학을 마음에 새겨본다.
태극권의 시작과 끝은 한 결 같이 미세함에서 이루어진다.
느릿느릿 느림의 여유로움을 터득하는 속엔 전광석화와 같은 빠름이 숨겨져 있으며
버드나무가지처럼 미세한 바람에도 흔들리는 유약함이 있지만 태풍을 견디는 끈기와 인내가 담겨져 있다.
강함은 부드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빠름의 진보는 한계가 있지만 느림의 여유는
항시 빠름을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품고 있다
작은 이치를 알기 전엔 큰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무엇을 이루기 위함엔 반드시 기초가 튼실해야 함을 잊는다면 반드시 사상누각(砂上樓閣)의 범주를 넘지 못함을
가슴에 새겨야 함이 옳을 것이다.
실오라기...
그 미약하기 그지없는 끈에 불과하지만 천근의 무게를 끌고 들어 올릴 수 있음은 바로
작은 힘을 집합 시키는 결속이기 때문이리라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목의 아름다움 속에 응집돼 있는 진실을 아는가
태동을 하기위한 갈무리를 하며 적당한 시기 적당한 날을 택하여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나신의 여인을 바라보며 우리는 무엇을 생각 하는가
그 고고한 아름다운 곡선을 바라보며 우린 무엇을 생각 하는가
그저 음탕한 시선으로 나신을 응시한다면 치한에 불과한 삶일 것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감싸 놓고는 내면의 아름다움으로 승화를 시키는 멋스러움...
그 시초는 실오라기 하나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꽃보다 아름다운 나신의 여인
하느님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인의 나신을 극치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
사진의 기술로 여인의 나신을 곡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최상의 표현 중의 하나인 백 라이트(Back light:후광)
기법을 사용하여 측면의 여인의 나신을 촬영하여 몸은 검게하고 선의 라인을 살려 촬영을 하여 바라보면 가히 예술적
미학(美學)을 이룰 것이다
남성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조각적 작품을 소지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의 아름다움을 우리는
어떤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까
단순한 여체의 신비가 아닌 조물주의 작품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실오라기...
그것은 사랑을 만드는 처음이요 중요한 연장선상으로 이어진다
튼실한 사랑의 굴레를 만들어 동아줄 같은 인연의 끈을 이루는 것 또한 실오라기 한가닥으로
시작을 해야 함은 진리요 섭리인 것이다
사랑을 만드는 것은 그리움이요
사랑을 키우는 것은 보고픔이다
곁에 있어도 보고 싶은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 작은 마음에서부터 시작해 보자.
사랑한다는 것...
사랑을 만드는 것...
사랑을 준다는 것과 사랑을 받는다는 것 모두를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을 한다면
모자람도 넘침도 없음으로 화를 부르지 않을 것이며, 주는 기쁨 받는 즐거움을 통하여
행복(幸福)이라는 수식어(修飾語)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별스럽지 아니한 말 : 실오라기
실오라기에 군더더기를 생각할 수 없음처럼 숨김이 없는 마음과 감추지 않은 모습을 보는 것처럼
연약한 실오라기의 미학을 생각해 보자
**초봄 어느 날, 바람에 흔들리는 나목(裸木)을 바라보며..**
*사진설명: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에 위치한 춘천댐 바로 옆의 모습을 사진으로 옮겼다
바람이 잔잔한 날이 드문 어느 날 운좋게 반영을 촬영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첫댓글 묵향의 향기를 찾아 주시는 고운님...^^
오랫만에 인사를 올립니다
봄이 나른하게 내려 앉았습니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 건강에 유의 하시어
항상 즐거운 날들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이제 농사철을 맞아서
뵙는 시간의 간격이 넓어질 것 같아서 참으로 가슴탑니다
자주 뵙지 못하더라도 기억해 주시고
사랑을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여러분의 행복을 비는 묵향이 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묵향님 무탈하시고 강건 하시죠!^^~
꽃바람이 전해 주는 향기속에 님의 글을 읽어
내려 가면서 마음의 평온함을 느껴봅니다
위 올려 주신 작품속에도 머지않아
아름다운 봄이 화려한 멋진 푸른동산으로
곱게 물들이 겠지요
계절의 감각을 몸으로 느끼는 요즈음
이상기온에 건강에 유의 하시고
삶도 화사한 꽃처럼 향기롭고 아름답게
피어나길 바랍니다.
달님공주 님 ^^
봄이 꽃망울을 터뜨리려 합니다
밤새 어두웠던 대지에 내려 앉는 아침햇살처럼
겨우내 움츠렸던 나목에 싹을 틔우고
기쁨의 꽃망을을 활짝 피우려합니다
남풍이 불어 남녘의 따스함을 전하 듯
님이 주신 고운향기에
상큼한 봄을 맞는 것 같습니다
달님공주 님께서도
환절기의 기온에 유의 하시어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이 가득 하소서
고맙습니다 달님공주 님 ^^
인류가 진화하는데 동물적 감각만은 아닐터.
미세한 바람을 볼수없어 실오라기를 찾으셨구료.
끝없는 욕망,허세같은 내 마음 그릇을
어찌 미세한 실오라기를 담아낸단 말이오.
진화란 공간에 헤메며
흐르는 바람같은 실오라기여.....
사람과 미소 님^^
반갑습니다
갈수록 기후변화의 징후가 뚜렸합니다
그늘에 앉아 더위를 식히지만
실오라기 같은 바람 한 점 없는
한여름의 낮이 뜨겁습니다
주신 사랑에 고마움이 가득합니다
늦은 답인사에 송구함이 가득합니다
핸드폰으로 밖에 볼 수 없는 곳이라
그렇습니다
여름건강에 유의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