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도론
서평
용수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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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도론』은 여덟 종파(八宗)의 조사라 불리는 용수보살의 대표적 저서 중 하나이다. 용수 이전의 불교의 다양한 사상과 학설을 아우르고 있고, 초기경전부터 대승경전까지 폭넓게 인용하고 있으며, 불교의 역사와 설화는 물론, 인도의 일반사상과 문화까지 아우르고 있는 대승불교의 중요한 논서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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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용수
인물정보
불교학자
저자 용수(龍樹, 150~250년경)는 남인도 출생.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여 브라만교, 소승불교, 대승경전을 폭넓게 섭렵하고 대승의 교리를 체계화하였기 때문에 ‘대승불교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중론』에서 전개한 공空 사상은 중도적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후세에 중관파中觀派라고 불렸으며, 이후의 모든 불교사상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때문에 그는 여덟 종파의 조사로 추앙받는다. 저서로 『대지도론』과 『중론』 외에, 『회쟁론』, 『광파론』, 『십주비바사론』, 『공칠십론』 등이 있다.
인물정보
스님
역자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3)은 인도 구자국(龜玆國: 현재의 쿠차) 출신의 삼장법사. 일곱 살 어린 나이에 출가, 대소승을 섭렵하여 중국에까지 명성을 떨쳤다. 훗날 중국 후진後秦 때 장안으로 이끌려 와서 『중론』·『백론』·『십이문론』·『반야경』·『법화경』·『아미타경』·『유마경』 등 수백 권의 경전을 번역, 중국의 불교 보급에 크게 공헌하였다. 현장玄?과 함께 2대 역경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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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대지도론』은 후대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여 여덟 종파(八宗)의 조사라 불리는 용수보살의 대표적 저서 중 하나이다. 용수 이전의 불교의 다양한 사상과 학설을 아우르고 있고, 초기경전부터 대승경전까지 폭넓게 인용하고 있으며, 불교의 역사와 설화는 물론, 인도의 일반사상과 문화까지 아우르고 있어 가히 ‘불교대백과전서’로 불리면서, 대승불교의 가장 중요한 논서 중 하나로 꼽힌다.
1.
실존 인물이면서도 ‘보살’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용수보살은 ‘제2의 석가모니’ 혹은 ‘대승불교의 아버지’라고 칭해질 만큼 대승불교 사상의 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소승과 대승의 경전과 학설, 수행 등을 섭렵한 후 뛰어난 저서들을 남겼는데, 그중 『대지도론』은 『대품반야경』을 주석한 논서로서 『지론』, 『대론』, 『석론』 등으로도 불린다.
불교의 지혜를 의미하는 ‘반야’는 대승불교의 가장 중요한 개념으로, 대승불교의 시작이자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대지도론』에서는 ‘반야’의 중요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한다.
“반야가 세상에 있다면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은 시방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모든 부처님은 법을 스승으로 한다. 법이란 바로 반야바라밀이다. …… 또 법보는 불보를 떠나지 않는다. 법보를 얻었기 때문에 이름이 부처님이고, 법보는 바로 반야바라밀이다.”
용수 이후의 대승불교 종파들은 그의 사상적 영향을 강하게 받았는데, 용수가 시조이거나 그로부터 발원한 종파들이 여덟 종파에 이르러 그를 ‘팔종八宗의 조사祖師’라고 일컫는다. 중국과 한국에서도 천태종과 화엄종은 물론이고 정토종과 선종에 이르기까지 그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2.
불교는 종교이면서 철학으로 불린다. 그만큼 불교사상은 깊고 넓다.
단순히 신앙으로서만 불교를 받아들이고 이해한다면, 혹은 가지 하나만을 부여잡고 불교라고 여긴다면, 불교는 단순하고 쉽다.
하지만 좀 더 깊게 우주 삼라만상의 진리를 통찰하고자 한다면, 불교라는 거대한 사유체계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불교는 끝도 없는 망망대해를 연상시킨다.
『대지도론』은 이런 방대한 불교사상의 바다를 헤쳐 나가는 길잡이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범어(산스크리트)본은 현재 전하지 않고, 구마라집이 한역漢譯한 100권이 전한다.
구마라집은 전체 90품 중 초품만 완역하고, 나머지 89품은 초역하여 100권으로 엮었다고 한다. 초품의 한역이 100권 중 34권까지이니, 용수보살 원본 분량은 실로 방대했을 것이다. 전하기로는 1,000여권에 이르는 대작과 300권으로 이루어진 약본이 있었다고 한다.
『대지도론』은 어떤 책인가?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꼽을 수 있다.
첫째, 용수 이전 모든 불교사상의 흐름을 집대성하고 있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시불교, 부파불교, 초기대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상과 학설들을 종합하고, 역사적 사실뿐만 아니라 설화와 전설까지 아우르며, 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을 폭넓게 넘나들고, 인물과 지리, 인도사상과 문화를 총체적으로 담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불교의 기초 개념, 대승불교의 주요 개념, 불교철학의 기본 범주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불교개념사전’의 역할을 한다. 주로 초품인 34권까지에서 보살, 삼매, 방광,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반야의) 육바라밀, 37품, 3삼매, 4선정, 8배사, 9상, 8념, 10상, 11지, 10력, 4무외, 4무애지, 18불공법, 대자대비, 6신통, 수희심, 회향, 선근공양, 18공, 4연 등의 의미를 상세히 설해준다. 35권부터는 『대품반야경』의 제2 보응품부터 제90 촉루품까지의 해석으로, 초품에서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폭넓고 상세한 설명과 실천에 대한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일관되게 반야般若와 공空 사상을 천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승의 주류로 중관학과 공사상을 확고하게 정립시켰으며, 이는 유식사상과 유가행파의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또한 『대지도론』의 불신관佛身觀과 법신관法身觀은 밀교를 형성시키는 기반이 되기도 하였다.
넷째, 대승불교의 인생관과 세계관에 대한 강조이다. 즉 대승사상에 대해 단순히 이론적, 사상적 논리전개에 그치지 않고, 대승의 보살행이나 육바라밀 등 실천수행을 강조하고 있다. 자리自利적 측면이 강하고 너무 번쇄하게 흘러 대중과 유리된 소승이나 부파불교의 문제점들에 대한 극복 내지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째,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마치 대화를 하듯 복잡하고 난해한 교리들을 비교적 쉽게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설화나 전설, 역사와 인물, 경전 인용 등을 통해 이해를 돕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다섯째, 용수보살은 처음에 소승의 경전과 교학을 공부한 후 대승의 경전과 사상을 접하고 대승으로 전향(?)한다. 따라서 그는 『대지도론』에서 소승의 교설을 폭넓게 인용하면서도 시종일관 소승에 대한 대승의 사상적, 실천적 우위를 드러내고 있다.
3.
대승불교가 태동한 이래 2천여 년이 흐르는 동안 불교에는 수많은 종파와 학설들이 등장하는데, 그 대부분은 대승이라는 사상의 우산 속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런 대승의 교의를 확립시킨 대표적 인물이 바로 용수이다.
『대지도론』은 용수의 주요 저서 중 하나로, ‘반야’와 ‘공’이라는 대승불교의 사상적, 철학적 교의를 확고하게 다진 저술이다.
따라서 『대지도론』은 ‘논서 중의 왕’으로 불린다. 후대에 끼친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말이다.
중국과 한국불교의 천태, 화엄, 정토, 선에 이르기까지, 얼핏 전혀 다른 사상체계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종파들이 모두 『대지도론』에서 깊은 영향을 받았으니, 가히 불교사상사에서, 나아가 불교역사에서 용수와 『대지도론』이 가지는 역할과 위상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번 전5권의 우리말 『대지도론』이 나오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 역자는 원래 〈신수대장경〉에 수록된 원문을 저본으로 1차 번역을 하였으나, 뒤늦게 대만에서 유통되고 있는 〈고간본〉 대지도론과 한자 표기에서 많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 이 2본을 하나하나 대조하면서 다시 번역을 하였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이 논서가 대승불교의 가치를 지향하는 모든 이들에게, 대승불교의 사상적 토대를 뿌리까지 이해하고, 믿음을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