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최고의 음식 관련 블로그를 운영하며 이 분야 파워블로거인 김용철씨가 <맛객의 맛있는 인생>을 펴냈다.
특히 지난해에는 CEO가 놓치지 말아야 할 블로거 20인중에 한명으로 선정되기까지 한 김용철씨는 음식에 대한 평가와 소개에 있어서 무색무취한 듯 하면서도 오랫동안 은은함이 지속되게 하는 힘을 지녔다.
<맛객의 맛있는 인생>도 저자의 그러한 음식에 대한 철학이 십분 담겨져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팔도강산 방방곡곡 찾아다니며 맛보는 우리의 전통음식과 일본, 티베트 등 해외까지 마다않는 음식에 대한 그의 여정을 읽으면서 우리에게 음식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간과해 왔던 질문과 대면하게 되었다.
정말 내게 음식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과거 어린 시절, 누구나 가난했으며 춥고 아련했던 그때이지만 역설적으로 현실 속에서 더욱 커져만 가는 옛 추억을 되살려주는 메타포이며 음식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보는 하나의 의식이 담겨있는 것이 음식이 아닐까?
김용철씨는 자신의 자화상과 같은 음식이 바로 삶이자 가치와 철학이라고 설파한다. 굳이 이렇게 거창한(?)표현까지 없어도 될 듯 싶다. 이 책의 표지에도 나와 있지만 '어머니의 손맛'을 느끼기에....
음식은 고향이자 집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심증이 확신에 이르렀다. 정도차이지만 우리가 맛집을 잊지 못하고 다시금 찾아가는 것은 바로 귀소본능(歸巢本能)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각박한 세상에서 걷어 차이고 뒤통수를 맞아가며 서럽게 살아가지만 언젠가..아니 언제라도 내가 찾아가면 날 반겨줄 그곳...어머니가 계시고 어머니의 손맛이 아직도 살아있는 그 음식들이 있는 곳..그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바로 귀소본능을 잃지 않게 하는 힘이며 전국에 아직 건재하고 있는 맛집들이 그런 우리의 추억을 되새겨주며 마음을 다독여주고 삶에의 힘을 북돋아주는 밥심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저자가 천착하는 맛집은 우리와 공유해야 할 아련한 고향이며 밥짓는 내음과 보글보글 끓고있는 된장국 소리와 분주히 야채를 저미시는 청명한 도마소리...그리고 작지만 가족을 위해 차리는 밥상에서 흡족함의 미소를 잃지 않으시는 어머님과 같은 곳이리라...
최근 개인 미니홈피나 블로그 등이 활성화되면서 나타난 현상 중에 하나가 지식, 정보의 상호교류와 이의 확대재생산, 유통 등의 과정이 기존에 언론, 학계, 전문가 등 소위 차별적 우위의 정보 접근이 가능했던 이들로부터의 일방적이고 획일적인 전달에서 벗어나 알려지지 않았었던 일반인들 중에 특정분야에 만만치 않은 내공을 소유한 이들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오픈되어지면서 새롭게 평가받고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져 상당한 명망을 얻게 된다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전문적이고 아카데믹한 분야에서는 일반인의 지식이 신뢰성에 있어 검증과정이 부족하여 미흡한 면도 있고 정치이념, 시사적인 분야에서의 블로거들의 경우 자신의 가치관에 대한 스탠스가 한쪽으로 치우쳐진 나머지 독자들 앞에서 균형감각을 잃어버리는 부작용도 있지만 큰 틀에서 블로거의 역할과 중요성을 흔들만큼 큰 저해요소는 아닐 것이다.
향수와 잃어버린 감성을 되찾는 그곳....
맛집을 찾아 변함없이 여행할 저자의 고마운 블로거 활동에 앞으로도 끊임없는 성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