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나폴레옹이 병사 주머니에 넣으려 긴 빵 만들었다는 얘기도
바게트
프랑스의 대표적인 빵은 무엇일까요? 아마 길쭉한 모양의 바게트가 떠오를 것입니다. 미식의 나라로 유명한 프랑스에서 바게트는 우리의 쌀밥과 같은 주식으로 여겨지고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연간 약 60억개의 바게트가 생산된다고 해요. 이처럼 꾸준한 사랑을 받는 바게트가 최근에는 우표의 주인공이 됐어요. 우표에는 프랑스 국기 색깔의 리본으로 묶인 바게트 그림이 그려져 있고, 손으로 문지르면 갓 구운 빵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우표에 바게트를 그려 넣을 만큼 프랑스인들의 바게트 사랑이 굉장한 것 같습니다. 바게트는 어떤 역사를 갖고 있을까요?
프랑스 정부는 1993년 법을 만들어 바게트 품질을 관리하고 있어요. 법에 따르면 프랑스 전통 바게트는 밀가루, 물, 효모, 소금 등 네 재료만으로 만들어야 해요. 바게트의 겉면은 딱딱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바삭하지만 속은 굉장히 폭신하고 부드러워요. 바게트는 사선으로 썰어 수프에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도 하죠. 프랑스 정부는 바게트 제조법과 문화를 2018년에 국가 무형문화재로 등록했고, 2022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성공했답니다.
바게트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추측이 있습니다. 먼저 행군하는 병사들이 바지 주머니에 빵을 넣고 걷기 편하도록 나폴레옹이 길쭉한 모양의 빵을 고안했는데, 이것이 바게트의 기원이라는 주장이 있어요. 또 1920년 제빵업자들이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을 못 하게 되면서 바게트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제빵사들은 사람들이 아침 식사할 때에 맞춰 빵을 구워내려고 밤샘 근무를 했었어요. 하지만 밤샘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자, 기존에 팔던 커다랗고 둥근 모양의 빵을 만들 수가 없었죠. 이 빵을 속까지 익히려면 새벽 4시 이전부터 일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제빵사들이 빵 굽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빵의 모양을 가늘고 길게 만들었고, 이렇게 만든 빵이 막대기라는 뜻의 바게트로 불리게 됐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베트남에도 바게트와 비슷한 모양의 빵이 있어요. 베트남에서 만들어 먹는 바게트 빵으로, '반미'라고 불려요. 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을 때 쓰여요. 반미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던 시기에 프랑스 식문화의 영향을 받아 생긴 것으로 추정돼요.
베트남에서는 쌀이 주로 생산되기에, 베트남식 바게트는 밀가루와 쌀가루를 혼합해 만들어요. 반미는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을 상징하는 음식이지만, 현재는 베트남 사람들의 든든한 아침 식사이자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