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0월 9일, 이제 568돌 한글날을 맞는다. 훈민정음이 만들어진 사실이 기록에 난 것은 ≪세종실록≫ 25년(음력 1443년)이다. 그 해 12월조에 “이 달에 임금께서 몸소 언문 스물 여덟 글자를 만들어내니……이것을 훈민정음이라 부른다(是月上親制諺文二十八字……是謂訓民正音). ”라는 기록이 있다. 즉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한글이 만들어진 것은 1443년 음력 12월이다.
훈민정음의 말뜻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이다. 한때 언문(諺文)·언서(諺書)·반절(反切)·암클 등으로 낯춰 불리기도 했으며, 오늘날에는 '한글'이라고 한다. 문자체계의 특징은 한 음절을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누는 음소문자(音素文字)이면서 음절단위로 적는 음절문자의 성격을 함께 지닌 점이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문자체계는 초성 17자, 중성 11자로 모두 28자였으나, 그중 초성의 ',,ㅿ'과 중성의 ''가 폐기되어, 오늘날에는 24자만 쓰인다. 그밖에 28자를 이용한 병서(竝書)·연서(連書) 문자가 쓰였으며, 성조를 표시하는 방점이 쓰였다.
당시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에 젖은 조선 신료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종은 한글 창제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유교를 왕조건국의 기치로 내건 조선왕조로서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깨어있는 왕이었던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을 독려해 한글을 창제했던 것이다.
아직도 한자를 국자(國字)라 숭상하고 초중고 교과서와 공문서에 한자를 섞어 쓰자고 주장하며 국어기본법이 위헌이라고 헌법소원을 내는 한자 사대주의에 빠진 사람이 있는가 하면 거리에는 영어간판이 즐비하고, 기업체나 회사 이름, 아파트 이름도 외국어로 바뀐 지 오래다. 또 대학 평가에서는 국제화 부문에 영어 강의가 많을수록 점수를 높게 매긴다고 한다. 교수들은 국어학에 관한 논문도 영어로 써 내야 인정을 받는 형편이다. 이 또한 세계화를 앞세운 영어 사대주의가 아닌가.
지금 한글은 그 만듦의 우수성에 힘입어 정보화시대에 일등 주자로 달리고 있다. 컴퓨터 자판도 으뜸이고 휴대전화기 자판도 12개로 해결한다. 중국어, 일본어는 물론 영어도 자판 배열의 단순화가 불가능해 한 글자 한 소리인 한글보다 속도가 느리다. 음성인식의 우수성도 한글이 단연 우수하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이는 결정적인 장점이 된다. 한글이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과학성 때문에 정보기기와 로봇의 음성 인식률을 높여 주는 것이다.
한글은 이미 세계 일등 문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세계 언어학자들의 학술대회, 그리고 글자를 평가하는 문자올림픽에서의 1등 등이 말해준다. 한글 자모 24개를 조합해서 만들 수 있는 글자 수는 무려 1만1172개나 된다. 그중 우리가 사용하는 글자 수는 8800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중국어·일본어 각각 500, 영어 300여 개의 소리 표현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 사실상 세계 7000여 개의 언어를 가장 원음에 가깝게 적을 수 있는 글자는 한글밖에 없다.
미국의 과학전문지 ‘디스커버리’ 1994년도 6월호에서는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글자”라고 격찬한 바 있으며, 중국 등 동양문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친숙한 소설가 ‘펄 벅‘은 그의 책 ’리빙 리드‘라는 책 서문에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단순한 글자이다. 24개의 부호가 조합될 때 인간의 목청에서 나오는 어떠한 소리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세종은 천부적 재능의 깊이와 다양성에서 한국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 할 수 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소수민족 한글 보급은 태국 라후족을 시발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 볼리비아 아이마라족, 남태평양 솔로몬 군도 등 지구촌의 문맹 퇴치를 한글이 도맡아 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의 한국어 사용자 수가 12위권, 한류 열풍을 타고 각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도 식을 줄 모른다. 우리가 이 흐름을 이어 한글을 세계 공용어로 우뚝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세계축복가정네트워크 WBF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