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_ 소박하나 든든했던..
평일 점심 때면 으레 줄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곳..
메뉴라곤 집에서도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전부지만,
밥 한 공기 뚝딱 비워버릴 만큼 든든한 속내를 자랑하는 곳..
9시가 다 되어 가는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나가는 길에 들른 곳..
바로 종로 피맛골에 위치한 생선구이 백반 집이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고등어 구이 백반과 김치찌개..
지극히 소박한 반찬이지만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는 데는 이만한 음식도 없지 않을까..
몇 테이블이 되지 않은 작은 공간에 삼삼오오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만 계실 뿐,
젊은이들은 우리 테이블이 전부였다.
언제부턴가 친구들과 분식집에 잘 가지 않게 됐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닌데, 모두 바쁘게 살다보니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고,
줄어든 횟수를 보상이라도 하듯 소위 `적절한 공간`을 찾으려고 한다.
그 적절한 공간이란 근사한 식사, 조용한 분위기, 일과 사랑 이야기 등이
한꺼번에 가능한 공간이어야만 한다.
한 번 만나면 고작 3~4시간이 전부이니 최적의 공간에서 최상의 효과를 거두려는 셈이겠지..
뭐.. 사는 게 다 그런 게 아닐까 싶다가도 때론 점점 잃어버리는 무엇인가에 대해
괜한 서글픔이 밀려오는 건 어쩔 도리가 없다.
소박하나 든든했던..
떡볶이 한 접시에도 온몸이 후끈했던 그 시절 겨울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