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 2013. 1. 4(금) – 1.5(토)
시산제 장소 : 인수봉 야영장
참석자
:
야영 :
13명 (OB 8 + YB 5)
27송기훈, 35이훈상, 36손경락, 36유학재, 37장민순, 41우진호, 41이성종, 50박성호
YB : 70권재휘, 김경준, 김홍록, 정우길, 차기연 (이상 2학년)
시산제 당일산행 : 14 명
15조남직, 23이진석, 23정하선, 24김주홍, 24함기영, 26임종륜, 27조동식, 28정기섭, 28허우평,
29박성재, 29유한준, 29오창환, 40전승재, sm배은순
신년하례식 합류 : 8명
24우명길, 24이길호, 27이수룡, 29최우승, 35전부순, 38김학석
YB : 69김동엽, 70정영우
총인원
: 33 명
시산제
: 23명 (야영13 + 시산제당일 14 – 아침하산
4명)
둘레길 등반 : 17 명 (조기하산 6 명)
신년하례식 : 31 명 (시산제 23명
+ 하례식 합류 8명)
2013년 1월
4일 (금)
아침 산악기상예보를 보니 추위는 약간
풀렸다지만 북한산의 최저 기온은 영하 20도란다. 그러나
무쇠도 녹일만한 뜨거운 열정을 품은 대원들에게 망설임이란 없다. 오늘 야영 신청 인원은 OB 8명에 YB가 5명, 모두 13명의 적지 않은 인원이다.
아직 침낭이며 동계장비가 변변치 않은 YB들이 다섯이나 온다니 제일 먼저 걱정 되는 것이 침낭이었는데 나와 훈상이 예비 침낭 2개를 갖고 오고 학재가 여분의 동계침낭 3개를 갖고 오니 걱정 끝이다. 내일 떡국 끓일 코펠도 부족한 터에 37장민순이 흔쾌히 새 코펠을
구입하여 기증하니 고맙기만 하다. 내일 사용할 떡, 전 등
제수는 추운 날씨에 꽁꽁 얼어붙을까 염려가 되어 장비점에 맡기고 내일 산행팀이
갖고 오기로 부탁하고 출발을 한 시각이 오후 5시.
추운 날씨 때문인지 등산객은 드문드문
보이기만 하고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인 봉우리들을 느긋하게 감상하며 한적한 산길을 오른다. 인수산장
터에서 야영장까지는 며칠 내린 눈이 깊이 쌓여 있다. 아직 사람의 발자국이 전혀 찍혀있지 않은 자연설
그대로의 길이다. 발목 깊이 빠지는
눈길을 러셀(russel)을 하며 야영터로 가자니 그 아름다운 경치에 절로 흥겹기만 하다. 시각은 오후 6시, 이미
사위는 깜깜한데 하얀 눈밭에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반사되며 멋진 무대를 연출한다. 하늘을 보니 오늘따라
별들이 너무나 아름답게 초롱초롱하다.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고독길 야간
믹스등반(Rock & Ice mix climbing)이었지만 훈상과 성종이 업무가 늦게 끝나
밤늦게야 야영장에 도착하는 바람에 취소하기로 했다. 바위마다 두껍게 덮인 눈이며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청명한 날씨, 그리고 적당히 추운 기온이 믹스 등반하기에는 참 좋은 조건이었는데 못내 아쉽기만 하다. 무리한 도전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니 어쩔 수 없는 일.
티피텐트 두 동과 1인용 텐트 하나를 설치하고 저녁식사 준비에 들어 간다. 날씨가 추우므로
밥을 하는 대신 어묵탕과 햄구이로 저녁을 대신한다. 다행히 샘물은 얼지 않았다. 사방이 꽁꽁 얼어 붙은 이런 날씨에도 샘이 얼지 않았다니 참 신기하기만 하다.
추워서 좋아~^^ 좌로부터 36유학재, 27송기훈, 37장민순
저녁으로는 어묵탕과 햄구이
밤이 깊을수록 온도는 내려가기만 하고 야영기 옆에 설치한 온도계의 눈금을 보니 영하 15도이다. 체감온도는 이보다 더 추울 터, 그러나 대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주로 몸을 덥히고는 즐거운 노가리를 주고 받으며 하얀 겨울 밤을 즐기고 있다.
야영기와 온도계 - 영하 15도 꽁꽁 얼어 붙은 소주를 중탕으로 녹이며
옛날 추운 겨울, 수렴동 대피소에서의 야영. 선배들에게 단단히 얼차려를 받은 후배들이
차갑디 차가운 계곡 얼음물에 쌀을 씻으며 울었다는 훈상의 옛날 얘기도 재미있고, 히말의 고봉에서 알파미로
밥을 짓다가 그만 코펠을 엎질렀는데 뜨거운 밥이 쌓인 눈을 녹이며 수 미터 밑으로 깊이깊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는 학재의 노가리가 이어지더니 즐거운
노가리 배틀은 끝이 없다.
히말에서 말야....며칠간을 죽어라고 등반을 해서 정상에 올랐더니..."어? 여기가 아니네??" ㅋㅋㅋㅋ
결국 계속 등반을 했는데 말야, 베이스 캠프 귀환 예정이 3일이나 지나서 모두 죽은 줄 알고 엉엉 우는데.....ㅎㅎ
어느새 병 속의 소주가 꽁꽁 얼어 붙고
말았다. 춥기는 엄청 추운 모양이다. 코펠에 물을 끓여 중탕으로
소주를 녹여 마신다. 그렇게 우리는 매서운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랜만의 야영을 즐기고 있었다. 밤이 늦어 아쉽지만 모두 잠을 청하기로 했다.
어이쿠,
학재를 필두로 진호 그리고 성호는 비박(Bivouac)을 하겠단다. 텐트 안에서도 추위와 한판 힘겨루기를 해야 할 판인데 난장이라니! 허기야
이보다 더욱 추운 히말의 얼음능선에서 비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그저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다른 말이 필요 없다. 그렇게 겨울산의 하얀 밤은 깊이 잠들어 갔다.
비박하는 대원들 : 위- 50박성호, 36유학재, 아래 - 41우진호
1월 5일(토)
아침부터 모두가 분주하다. 많은 인원이 모여 시산제를 지내야 하니 텐트를 걷어 충분한 공간을 만들고 제단도 정성스레 다듬고 가꾸어 놓는다. 바람 한 점 없는 겨울산의 맑은 공기가 더없이 상큼하게만 느껴지는 인수자락의 아침, 제단에 설치한 산악회기가 유달리 멋지게 보인다. 아침으로 누릉지를
끓여 요기를 했다. 민순은 오늘 수퍼갑의 혼사 때문에 일찍 하산하기로 한다. 또 오늘이 아버님의 생신일이라는 우길도 하산하기로 하고 민순은 YB 3명을
인솔하여 일찍 하산했다.
막강 꿈나무 YB~! 좌로부터 70김경준, 정우길, 김홍록, 차기연, 권재휘
11시가 되어 당일 산행 대원들이 속속 도착한다. 15조남직
형님이 역시 일착으로 도착하시고 뜻밖에도 몸이 불편하신 23이진석,
23정하선 형님들도 예까지 오셨다. 후배들을 사랑하고 산악회를 사랑하는 두 분의 정성에
가슴이 찡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두 서로에게
새해 인사를 하며 덕담을 나누기에 바쁘다.
준비해온 제수를 진설하고 모두 경건한
마음으로 시산제를 시작한다. 15기부터 70기까지 하나로
모여 시산제를 올리니 산신이 어찌 감동하지 않을까.
“올해도 모두가 안전하게 산행을 하게 해주시고 또 즐거운 산행이 되게 하여주십시오.”
머리 들어 올려다 보니 거대한 인수봉이
위엄찬 모습으로 우리의 절을 받고 계신다.
먼저 가신 동지들을 위한 묵념
회장의 초헌 순서
최고참 15조남직 형님의 아헌 순서
모두가 재배 - 올해의 안전한 등반을 기원하면서
특별히 주문하여 뽑은 떡으로 끓인 떡국의
뛰어난 맛에 감탄을 하며 모두가 배불리 먹고 인수둘레길 산행에 나선다. 새해 첫 산행이다. 거대한 암봉인 인수봉을 휘돌아 걷는 인수둘레길. 특히 겨울에 깊게
쌓인 눈을 헤치며 계곡을 지나고 소복하니 흰 눈을 이고 있는 숨은벽 능선을 걷는 기분이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맛이
있다.
음복을 하면 한 해 복이 많이온데요~
자랑스러운 얼굴들 빛나는 얼굴들~
깊은 눈을 헤치며 전진~
추운 겨울의 뜨거운 심장들..
숨은벽 능선의 멋진 풍광
예정대로 5시 되니 모두가 무사히 하산 완료. 새해를 맞이하여 즐거운 신년하례식을
갖는다. 개인일로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새해인사를 나누기 위하여 명길형, 길호형을 비롯하여 8명이 추가로 합류 하였고 모두 31명의 회원들이 모여 서로 덕담을 나누며 새해를 축하한다. 오늘의
특별한 메뉴는 메로탕. 남빙양의 깊은 바다에서만 서식한다는 참치보다 비싸고 귀한 물고기 메로, 이 특별한 음식을 위하여 남직 형님은 며칠씩이나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다. 후배들에게
이 귀한 음식을 맛보게 하려는 큰형님의 자상하고도 애틋한 후배사랑에 감동하면서 모두는 배불리 먹었다.
길호 형님은 재학생 후원금으로 거금을
쾌척하셨고 29기 우승도 발전기금을 기부하기로 약정하였다. 이렇게
선배들의 후배사랑은 마를 줄 모른다.
좌로부터 23정하선, 15조남직, 29박성재
첫댓글 멋 있네요. 수고 했어요^^
잘보았습니다 제 카페로 분가시킵니다^^
시산제 참석ㅎ지 못해 정말로 아쉽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모든 선 후배님들, 올해도 멋진 산행 및 알찬 원정준비 등으로 계사년을 빛내 주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