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는다는 것
삶이란 지워가는 것이 아니라
지어가는 것이다
옷도 밥도 집도 이름도
심지어는 시도 그래서 짓는다
태어나 잔병치레 많았던 내가
여직 무탈한 까닭에
천년고찰 나원사 스님이 내리신 이름
받들 봉에 화목할 화
동양철학관 구박사에게서 얻은 이름
대들보에 걸친 새벽 별빛
어울리지 않아도 늘 함께 쓴다
이름값 하며 사는 이 몇이나 되랴
하지만 우린 매일 누군가에게 팔려 간다
이름 꼬리에 수인번호를 새긴 그림자를 달고
저 바다에 조석으로
황금빛 아지랑이 피었다 사그러들면
여명 쫓다 신열 올라와 서해로 가는 사람으로
노을 보다 눈알 버리고 동해로 가는 사람으로
미지에 앞선 돌부리를 더 두려워하며
끌려가고 있다
아니면 모르는 체하거나
서로 남의 것 마음대로 꺼내어 쓰면서도
염치 불구하고 거리낌마저 없이
동짓날 며칠 앞두고
대구에서 동났다는 빨간 속옷을
부적 삼아 너스레 놓는 사람 보고있노라니
저 유명한 따로국밥 대신
토렴한 소머리국밥 절로 떠오른다
첫댓글 밥도 옷도 시도 짓는다
우리 어릴때 엄마는 밤새워 옷을 짓는다
나드리 가실 아버지 옷 지어시랴
정성이 그립습니다
돈만 가지고 가면 않될것이 없는세상
귀함과 소중함이 없다
늘 감사합니다 건 필하소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