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을 맞아]
초복과 중복 사이에 장마와 무더위가 반복되는 계절이다. 후꾼한 바람 끝에 서늘함이 스치는 백중(百中)절이다. 결실의 풍요를 위해 식물은 고난한 세월을 보낸다. 산사(山寺)의 뜨락에는 맑은 풍경 소리만이 아득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킨다. 촛불에 피어오른 향연(香煙) 속에 조상님의 모습이 아지랑이로 떠오른다.
석가모니 부처님 10대 제자 중 하나인 목련존자의 효심이 가슴에 스며든다. 신통력이 으뜸인 존자가 아귀도(餓鬼道)에 떨어져 불길 속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보고 통곡한다. 존자가 바친 음식은 입에 닿기도 전에 불덩이로 변해버린다. 자신의 능력으로 어머니의 죄업을 씻어낼 수 없음을 깨닫는다.
목련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하안거(夏安居)를 마친 스님들께 정결한 공양을 올린다. 대중 스님들의 위없는 수행과 공덕이 헛되지 않는다. 마침내 뜨거운 아귀도의 불길을 끄고 어머니를 극락세계로 인도한다. 오늘날 우리가 올리는 우란분절의 거룩한 역사이다. 백중이 가진 지극한 효(孝)의 본질을 기억하는 행사이다.
부모님 생전에 따뜻한 밥 한 그릇을 정성 담아 대접해 드리는 것이 효심이다. 부모님께서 주신 몸으로 살아가면서 은혜에 만분의 일이라도 갚아야 한다. 촛불 열기와 향이 조상의 마음으로 여기며 공손히 두 손을 모은다. 미약한 온기나마 황천(黃泉)의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목련존자가 어머님 구원에 바친 효심을 향연에 실어 보낸다. 백수를 바라보는 나의 어머님과 매일 밥상을 마주하니 행복한 마음이 더한다.
조상님께서 고통 없는 연화대(蓮花臺) 위에 편안히 좌정하시길 비는 마음이다. 부처님의 자비 광명 속에 영원한 극락왕생을 누리시길 염원한다. 하늘에 흩어지는 향 연기가 조상님의 옷자락에 닿기를 빈다. 백중을 맞아 극락세계의 연꽃 봉오리로 피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토닥토닥 내리는 장맛비가 조상님께서 등을 두드리는 소리로 들린다.
지옥의 타는 불길
선친님 쓰린 고통
공양미 정성 담아
스님께 바치오니
공덕주 맑은 자비로
극락왕생 하소서
제단에 피운 향연
하늘 끝 닿으시길
못다 한 불효 마음
가슴이 찢겨지네
조상님 그리운 모습
잊을 수가 없어라
수 겁의 사바세계
업장을 소멸하고
향초에 담긴 마음
연화대 오르시길
부처님 자비 안에서
영원토록 평안히
2026.07.22.
첫댓글 음력 7월15일이 백중날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