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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
성경본문 : 잠언 23: 22-25
22. 너 낳은 아비에게 청종하고 네 늙은 어미를 경히 여기지 말지니라
23. 진리를 사고서 팔지 말며 지혜와 훈계와 명철도 그리할지니라
24. 의인의 아비는 크게 즐거울 것이요 지혜로운 자식을 낳은 자는 그를 인하여 즐거울 것이니라
25. 네 부모를 즐겁게 하며 너 낳은 어미를 기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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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규 목사
<'풀빵 엄마'의 가슴 찡한 이야기>
지난 금요일 밤 심야기도회를 끝내고 집에 들어가서 TV를 켰더니 한 방송에서 방영하는 '휴먼 다큐' 프로가 나왔습니다. (여러분과 소통을 하기 위해 TV 본 이야기를 가끔 하지만 저는 결코 TV를 많이 보는 목사가 아닙니다. 어쩌다가 제가 인상 깊게 보았던 이야기를 할 뿐이지 TV를 자주 보는 목사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 날 밤 휴먼 다큐 '풀빵 엄마'는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프로였습니다.
주인공인 최정미씨는 38세의 싱글 맘, 즉 이혼한 뒤 두 아이를 키우는 홀어머니입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남편과 헤어져 8살인 큰딸 은서와 6살인 아들 홍현이를 데리고 삽니다. 두 아이를 자기 성을 따라 최은서, 최홍현이라고 호적에 올린 것을 볼 때 뭔가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정미씨는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 쪽 다리를 저는데다가 위암 말기 환자로 시한부 인생을 사는 분입니다. 2007년 7월에 위암 2기 판정을 받아서 곧바로 수술을 했지만 재발해서 한 1-2년 밖에는 살 수 없다는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최정미씨는 그러나 두 아이를 위해서 이른 새벽부터 풀빵 반죽을 해서 밤 9시까지 거리에 나가 풀빵을 팔아 생계를 유지해나갑니다. 집안 형편이 너무도 어려워서 모자가족 보호시설인 모자원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주중에는 두 아이가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겨져 있다가 주말이 되어서야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마치 망치로 얻어맞아 뼈가 다 녹아버리는 것과 같은 큰 고통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래서 항암치료를 받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다고 절규할 정도로 힘들다고 하지요. 그럼에도 최정미씨는 오로지 자식들과 좀 더 오래 살아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다 받고 배에 가득 차 오른 복수를 주기적으로 빼냅니다.
그 엄청난 고통을 힘겹게 참아내는 모습이며, 순간순간 엄습해 오는 죽음의 공포와 사력을 다해 싸우는 최정미씨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토록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일념을 갖게 한 것은 은서와 홍현이, 두 자녀 때문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 수 있었습니다. 실로 모정(母情)보다 더 위대한 힘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프로를 보면서 정말 눈시울을 붉힌 것은 8살 먹은 딸아이 은서의 속 깊은 모습 때문이었습니다. 엄마가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그 어린 것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이 아주 일찍부터 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엄마를 만나는 날 고사리 같이 작은 손으로 엄마의 발을 얼마나 야무지게 주물러 주는지 모릅니다. 엄마가 통증을 이기지 못해 잠시라도 누워있으라면 엄마 대신 설거지를 합니다. 철없는 동생도 함께 설거지를 시키면서 우리 함께 엄마를 조금이라고 기쁘시게 만들어주자며 도닥입니다. 그리고 엄마 대신 두 살 어린 남동생의 목욕을 시켜주고 밥도 차려줍니다. 주중에 엄마와 떨어져 어린이집에 동생과 함께 지낼 때에도 엄마를 대신해서 얼마나 동생을 알뜰살뜰 잘 돌보는지 모릅니다.
위가 너무 아파 한 숟가락도 음식을 넘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엄마 밥 먹었어?"하고 자꾸만 챙기는 은서 때문에 최정미씨는 억지로 조금씩이라도 음식을 넘기려고 합니다. 설날에도 딸 은서가 엄마 입에 떡국을 밀어 넣어주었을 때 엄마는 울컥하고 눈물을 쏟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재롱잔치를 하던 날 딸 은서는 "엄마 우리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의젓한 인사를 해서 또 한 번 엄마의 눈가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러내리게 만듭니다. 결국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최정미씨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힘은 눈에 넣어도 넣어도 조금도 아플 것 같지 않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이 휴먼 다큐 '풀빵 엄마'를 녹음하던 아나운서 허수경씨가 여러 차례 눈물을 흘리다가 끝내 통곡을 하고야 말았다는 후일담이 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 "하나님, 우리 엄마 좀 고쳐주세요" 하고 기도하는 은서를 본 시청자들 중에 감동을 받지 않은 이들이 없었을 것입니다.
<부모님께 해 드려야 할 세 가지>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가정의 행복을 생각하는 계절입니다. 가정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자식들이 부모님께 잘해야 합니다. 제가 '풀빵 엄마'라는 다큐를 보면서 깨달은 것은 8살 먹은 은서보다도 못한 자식들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가 하는 자괴감이었습니다. 오늘 자식들 가운데 부모님으로부터 분에 넘치는 은혜를 받고서도 조금도 감사할 줄 모르고 학대하고 유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여행시켜 준다며 바다 건너 제주도로 모셔가서 버리고 오는 자식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불효의 시대에 우리만이라도 살아계신 부모님께 작은 효라도 실천하는 자식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봉독한 잠언서 말씀에 보니까 자식들이 부모님께 크게 세 가지를 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22절에 보니까 첫째, 부모님께 청종해야 합니다. 둘째, 늙은 부모님을 경히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25절에 보면 셋째,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려야 합니다.
첫째, 부모님께 청종하는 자녀들이 됩시다.
청종(聽從)은 말 그대로 듣고 순종한다는 뜻이지요. 부모님의 말씀을 들었으면 기꺼이 순종하라는 말입니다. 참 어려운 말입니다. 학교에 가서 선생님의 말씀을 잘도 청종하는 이가 집에 와서 부모님 말씀은 듣지 않습니다. 직장에서 상관의 눈치는 그렇게도 잘 봐 항상 어김없이 순종 잘하는 사람이 정작 부모님의 말씀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립니다. 모순이지요!
이 세상에 부모님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 분들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를 낳으시고 기르셨으니 우리의 장점이 무엇이고 약점이 무엇인지 훤히 꿰뚫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부모님이 주시는 충고를 마음에 잘 새겨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를 유익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연세 많아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들 가운데 믿음이 좋은 분들이 계십니다. 일평생 한 교회만 섬겨온 그 분들은 이제 나이 많아 몸이 쇠약해져도 항상 예배당에 나오는 것이 유일한 낙(樂)입니다. 아무래도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회에 오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식들이 교회에 데려다 주길 원합니다. 부모님의 이런 소원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자식들이 많습니다.
주일 아침 늦게 까지 잠을 잔다든지 TV 앞에 앉아서 시간을 죽인다든지, 아니면 어디 밖으로 놀러나가면서 교회에 데려가 달라는 부모님의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 자식들이 더러 있습니다. 부모님이 예배하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도록 막는 자식들보다 더 큰 불효자는 없을 것입니다. 혹여 여러분들 가운데 그런 분들이 계셨다면 회개하시고 부모님의 예배를 돕는 효자효녀들이 다되시길 바랍니다.
김수환 추기경의 평전을 읽어보니까 어머니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았습니다. 옹기장수를 하면서 어렵게 자식들을 길렀던 어머니가 5남 3녀 중에 막내아들인 김수환 추기경을 신부가 되라고 서원기도를 해서 신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말씀에 청종해서 가기 싫던 신학교에 들어가 몇 번이고 자퇴하려고 했지만 다 실패하고 결국 훌륭한 추기경의 자리에 까지 올라갔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에 억지로라도 청종할 때 이와 같은 축복이 주어질 줄로 믿습니다.
둘째, 늙으신 부모님을 경히 여기지 맙시다.
경히 여긴다는 말이 무엇입니까? 가볍게 여기고 업신여긴다는 말이지요. 세상이 그렇지요. 누군가 힘 있고 돈 있을 때에는 함부로 못하다가 힘 빠지고 돈 없어지면 업신여깁니다. 부모님도 젊어서 기백이 있었을 때에는 두려워하다가 나이 많아 늙어지고 무기력해지면 가볍게 여길 수 있습니다. 더욱이 어쩌다가 유산도 남겨주지 못하고 만에 하나 자식들에게 빚이라도 남겨주는 날은 아주 쉽게 부모님을 가볍게 대할 수 있습니다. 행여 병이라도 들어 대소변을 다 받아내야 하고 오랫동안 병수발이라도 들어야 할 상황이면 부모님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박대하는 자식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봉독한 잠 23: 22절은 네 늙은 어머니를 멸시하지 말라고 분명히 가르칩니다.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어렵게 된 것도, 병들어 거동이 불편한 것도 다 자식 때문인 줄로 알고 더욱 더 존중히 여기고 효성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필리핀의 마닐라를 공격하기 위하여 군함을 막 출항시키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때 한 해군 병사의 옷이 바다에 떨어졌습니다. 그 해군 병사는 말리는 상관의 명령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바다에 뛰어들어 옷을 건져냈습니다. 병사는 명령 불복종 죄로 즉시 군법회의에 넘겨졌습니다.
재판관인 듀이 장군이 그 해군 병사에게 물었습니다. "귀관은 그까짓 옷 하나를 건지려고 상관의 명령을 어겼단 말인가?" 그때 병사는 물에 젖은 옷 속에서 빛바랜 사진 한 장을 꺼내면서 말했습니다. "사실은 제 어머니의 사진이 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자 듀이 장군은 병사의 손을 잡으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사진 때문에 목숨을 거는 자네는 진정 용기 있는 군인이다. 자네는 조국을 위해서도 목숨을 걸고 싸울 수 있을 것이야." 결국 병사는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부모님을 존중히 여기십시오. 늙고 병들고 가난해도 존귀히 여기십시오. 그것이 자식이 마땅히 해야 할 본분입니다.
셋째, 부모님을 기쁘게 합시다.
앞에서 말씀드린 휴먼 다큐-'풀빵 엄마'에서 8살 먹은 은서가 어떻게 해서든지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려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감동을 받았습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자식이 효자 효녀입니다. 부모님은 나이가 90세 100세가 되어도 자식 걱정을 하십니다. 사고 날까 병들까 늘 걱정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다달이 용돈 주고 효도 관광시켜주고 하는 것 다 중요하지만 정말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길이 있습니다.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않는 것입니다. 자식이 혹시라도 과로해서 입원이라도 하는 날 부모님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는 것입니다. 사고라도 나서 다친다든지 직장에서 해고가 된다든지 회사가 부도가 난다든지 하면 부모님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저도 자식을 키워보니까 알 수 있는데 아프지 않고 사고 나지 않고 그냥 건강한 것 하나만도 얼마나 큰 효도가 되는지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부모님 마음을 기쁘게 해드리는 방법은 많겠지만 가장 먼저 심려를 끼쳐드리지 마세요. 그저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세심하게 배려해야 합니다.
오늘 이 시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릴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아마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예수 잘 믿고 교회 열심히 다니고 봉사하고 충성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믿음 생활이 부모님 세대로 끝나지 않고 대대손손 이어지는 모습을 가장 기뻐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참된 신앙과 봉사로 믿음의 부모님을 기쁘시게 하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효도는 흉내만 내어도 좋은 것이다>
옛날 이조시대에 어느 임금님이 서울을 떠나서 개성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던 어느 늙은 어머니가 아들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아들아, 내가 이 나라의 백성으로서 단 한 번도 용안을, 임금님의 얼굴을 뵙지 못 했는데 죽기 전에 임금님의 용안을 멀리서라도 좀 뵙고 죽었으면 원이 없겠다. 내 마지막 소원 좀 들어다오."
아들은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하여 왕이 오시는 날을 기다렸다가 오십 리도 더 되는 길을 걸어가 어머니를 등에 업고 길가에 나가 섰습니다. 임금님이 지나갈 때에 잘 보이도록 해 드렸습니다. 임금님이 멀리서 이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서울로 다시 돌아온 다음에 그 때 그 어머니를 등에 업고 있었던 그 아들을 불러들이라고 해서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들이 큰 효자라는 사실을 알고서는 금 백 냥과 쌀 한 섬을 상으로 주었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불효자 한 사람이 돈을 벌기 위해서 어머니가 원치도 않는데 억지로, 강제로 업고 나가서 또 그 길가에 나가서 용안을 뵈었습니다. 왕은 역시 불러서 그 불효자에게도 금 백 냥과 쌀 한 섬, 똑같은 상을 주라고 했답니다. 이번에는 신하들이 상소를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 놈은 불효자인데 상 받으려는 목적으로 억지로 어머님을 등에 업고 그런 짓을 저질렀으므로 절대로 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임금님이 대답했습니다. "효도는 흉내만 내도 좋은 거야. 그런고로 상을 주어라."
그렇습니다. 효도는 흉내만 내어도 좋은 것입니다. 세상이 각박해지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들 중에 하나는 효가 사라지는데 있습니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서 부모님과 웃어른들께 잘합시다.
여러분, 이 세상에서 여러분 하시는 일이 다 잘되길 원하십니까? 오래오래 장수하시기 원하십니까? 부모님께 순종하고 공경 잘하십시오. 엡 6: 1-3절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이니 이로써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