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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행정고시 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현영아~
A Tale from the Streets of the G-town
: 2008년 외무고시 합격 수기
김대환(연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외시 42회 합격생 김대환입니다. 합격수기를 쓸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사실 제가 뭐 남들 앞에서 이랬다 저랬다 말할 수 있을 만큼 그리 큰일을 한 게 있나 하는 생각 때문에 글을 쓰는 심정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제 경험상 기존 합격생들의 합격수기로부터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이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 같고 사람마다 하는 이야기도 다른 점이 많아서 글을 쓰기가 조심스럽습니다. 단지 경험자의 조언을 필요로 하는 분들께 자료 하나를 더해드리는 의미에서 키보드를 잡았으니, 합격수기를 읽더라도 선배의 경험담정도로만 받아들이시고 맹신하지는 않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특히 제 경우는 수험기간이 긴 편이라 제가 했던 공부방법을 모두 따라하는 것은 (공부를 오래할 생각을 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며 또 그중에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든가 오히려 역효과를 냈던 것들도 있을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내용 중 일부는 다음까페 ‘자유인과 외교관을 꿈꾸는 친구들’ 회원님들의 궁금증을 반영하였습니다.
합격 수기의 형식에 있어서도 답안지 쓰듯 목차를 잡고 쓰고 싶지는 않네요. 시험 다 본 마당에 일부러 그렇게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읽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 중간중간 소제목정도나 달아가면서 쓰겠습니다. 그리고 ‘고시공부에 대한 칼럼’이 아닌 저의 ‘수기’인 만큼 ‘~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을 하라’가 아니라 ‘나는 ~했다’라는 경험위주로 써내려가겠습니다. 추후에 합격수기를 한 번 더 쓰게 된다면 좀 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입문에서 합격까지 전 과정을 재미있게 써 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고시생활의 나침반: 조언자와의 만남
고시공부를 할 때 조언자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공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학원에서 외무고시 합격생이신 강사선생님의 수업을 듣게 되었고 첫 수업 직후 다짜고짜 면담을 부탁드렸습니다. 고맙게도 세 시간 반에 걸쳐 친절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문구점에 직접 함께 가서 여러 가지 학용품들을 가지고 공부할 때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도 일일이 설명해주셨고 향후 공부 계획에 대한 조언 등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후 몇 개월간 선생님께 다른 합격자 선배님들 소개도 받고 수험생활 초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시행착오를 미리부터 피해나갈 수 있는 면도 있었고 이후 스터디 등에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을 차츰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수험생활의 등불이 되어주신 선배님을 만나게 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공부를 시작하시는 여러 수험생 여러분은 이러한 행운을 단순히 우연으로만 생각하시고 부러워하실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조언자를 구해보고자하는 노력을 통해 자신만의 조언자를 찾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타당하다고 봅니다. 많은 수험생을 상대해보셨다거나 혹은 본인 스스로 수험생활을 해보신 학원 선생님들께 조언을 얻는 등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결국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고시 생활에 대한 조언 외에 학습 내용에 대한 조언은 학원 강사 선생님들께 많이 구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들을 쫓아다니면서 직접 답안지를 보여드리고 평가를 받은 적도 많았습니다. 선생님들께는 번거로운 일이 될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지만 후배들에게도 이런 방법을 자주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강사선생님들께 질문했을 때 자기가 기대하는 것만큼 친절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거나 지적을 너무 많이 당해서 마음상해서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최종 목표로 합격을 반드시 원한다면서 그런 세세한 것까지 자기 비위에 맞추길 원하는 것은 과욕이거나 혹은 너무 배부른 생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대체로 선생님들께서는 학생들을 도와주시는 것에 보람을 느끼시기 때문에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터디
수많은 학생이 비슷비슷한 강의를 들으면서 따라가는 수험일정에서 자신(또는 소집단)만의 필요를 충족시켜주고 맞춤식 학습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그룹스터디입니다. 수험생활 초창기에는 영어 학원에서 만난 학생들끼리 스터디를 조직해서 답안지 스터디를 했고 합격생 튜터를 구해서 첨삭과 강평을 받았습니다. 또 영어 선생님께서 임용 유예기간 후 외교관생활을 시작하심에 따라 수업을 듣던 사람들끼리 영어스터디를 조직했습니다. 매년 1차시험이 끝난 직후에는 하루에 국제법 교과서 한 단원씩을 읽고 함께 내용을 짚어나가는 스터디를 했으며 2차시험이 임박한 막바지에는 늘 답안지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리고 2006년 여름부터는 일주일마다 경제연구소들에서 발간하는 경제보고서 스터디를 통해 경제학 모형의 현실적용 연습을 생활화했습니다. 또 여러 연구소들에서 나오는 국제정세 관련 보고서들을 이용해 이와 유사한 스터디를 했습니다.
저와 함께 스터디를 하면서 굉장히 많은 합격생들이 배출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우수한 학생들끼리 스터디를 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보다는 스터디 노하우의 축적과 되물림이 얼마나 실제로 중요한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2006년도 시험까지 제가 주로 함께 공부했던 스터디 멤버들은 2005년도에 여러 합격생을 배출했던 스터디에서도 공부했었고 결국 2006년에 그들 다수가 합격했습니다. 이 스터디에서 합격하지 못한 몇몇 멤버들이 다시 스터디를 구성해서 2007년도에 2차에서 전원이 합격했습니다. 제가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사법시험 공부경험이 많으셨던 분께 ‘잘 되는 스터디는 한꺼번에 다 합격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운영이 잘 되는 스터디는 외시처럼 모집인원이 적은 시험에서조차 그 위력을 나타낸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터디에서 주의하실 것은 스터디는 멤버들 간에 ‘공영’을 추구하는 집단이라는 점으로, 스터디 내부에서 이른바 ‘상대적 이익(relative gains)’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잘 모르는 점을 가르쳐주면 배운 사람의 실력이 향상돼서 가르쳐준 사람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가르쳐주는 사람은 알아듣기 쉽게 가르쳐주는 과정에서 생각이 정리되고 더욱 기억도 잘 하게 됩니다. 그리고 스터디 멤버 구성에서도 무조건 잘 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나 비슷한 수준끼리 모여 있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수준의 멤버들이 골고루 모여 있을 때 스터디의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이 저의 변함없는 생각입니다.
학원/학교/대학특강/독학/휴학
많은 분들이 학원 강의와 학교 수업 사이에는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에 잘 선택하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저 역시 이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고 나머지 하나는 불가능하다고 가정하는 경우 학원 강의를 선택하는 것이 수험생으로서의 제 선택입니다. 시험은 학문이 아니라는 이야기는 제가 공부를 시작하던 그 예전부터 이미 너무나 많이 듣던 말입니다. 다만 학원 강의를 통해 단기간에 어느 수준까지 빠르게 올라가시되, 이후 좀 더 지식을 튼튼하게 다지기 위해 학교수업을 활용하시거나 혹은 그 반대로 학교수업을 통해 성실히 공부한 후 학원 강의를 통해 좀 더 시험에 맞게 다듬어나가는 작업이 따라주는 것은 매우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제가 공부를 시작한 초창기 2004년도에 저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일단 학기 중에는 학교 수업에만 몰두했습니다. 기존의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처음부터 학교공부와 학원공부를 한꺼번에 진행하려고 하면 어느 것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당시 학교 수업을 통해 국제법 등 과목을 수강하면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충실하게 공부를 했고 학기 종료 후 학원 강의를 수강하였는데 학교시험 특유의 집중적인 공부와 수험기반을 다지는 학원 공부가 조화를 이루어 기본기에 충실한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학특강과 학원 강의 사이의 선택 문제를 놓고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2005년 여름 대학특강과 학원수업 중에서 저는 국제법은 학원 강의를 선택하고 국제정치학은 학원 강의와 특강을 병행했습니다. (당시 경제학은 독학했습니다.) 대학특강을 처음 들을 때는 논문으로만 접하던 저명한 교수님들께 직접 배운다는 것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수업 직후 얻은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공부가 진행된 후 2006년 여름 특강에서는 전년도와 거의 같은 수업이 진행되는 경우조차도 소중한 강의 내용을 상당히 건질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교수님께서 좋은 정보를 주시는 경우에도 공부가 많이 안 된 초창기에는 이를 알아보지 못했었고 공부가 된 후에야 비로소 이를 알아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학특강은 공부가 부족한 상태에서는 큰 도움을 받기 어렵고 공부가 꽤 된 후에는 아는 만큼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독학은 위험한 선택이었다고 판단됩니다. 저는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경제학 기본강의를 학원에서 수강하는 것은 돈과 시간의 낭비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했습니다. 2순환에 들어가서야 처음으로 학원에서 경제학 강의를 들었는데 군데군데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았고 이 부분을 보완하기에는 이미 시간이 너무 늦어있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은 경제학과 내에 보다 심화된 세부과목들(예를 들어 게임이론, 화폐금융론 등)이 별도로 개설되어 있기 때문에 일부 단원들은 깊이 있게 배우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이후 독학을 할 때도 책 한권만 봐서는 다른 사람들이 학원에서 배우는 내용임에도 저는 그런 내용이 있는지조차도 알지 못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모든 과목의 모든 강사 선생님들께서 기본 텍스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충자료를 자꾸 나눠주시는 이유이기도 한데, 학원 강의를 듣지 않던 입장에서는 이런 것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학업과 수험의 길목에 서서 휴학을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학칙상 최대 휴학 가능 학기는 6학기였는데 저는 수험생활을 시작하기 전 이미 3학기만큼 휴학을 했던 상태였습니다. 2003년 겨울방학에 당시 1차 과목이었던 한국사와 헌법 학원을 다니면서 고시공부를 시작했고 2004년 1학기와 2학기는 학교수업만 열심히 듣되, 최대한 외무고시와 관련된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그리고 2005년부터는 내리 3학기를 연속으로 휴학했습니다. 사실 제 경우에는 공부가 꽤 된 후 본격적으로 치를 2차 시험 즈음에 학교를 다녀야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2006년 1학기까지를 휴학하고 더 이상 휴학 가능 학기가 남아있지 않아 2006년 2학기에는 마지막 학기를 다녔습니다. 체육수업 3과목과 국제정치학 관련 교양과목 하나, 전공(경제학)과목 재수강 하나, 그리고 영어영문과에 개설된 영어글쓰기 과목을 수강하면서 최대한 학교수업의 압박을 줄이고 외무고시 공부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짰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는 신림동에 있는 독서실을 다니기 어려웠기 때문에 공부할 자리나 구해놓자는 마음에 학교 고시반에 들어갔습니다. (고시반이 없는 학교를 다니시는 분들께서 잘 모르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학교 고시반은 독서실처럼 개인별 학습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학기가 끝난 후 신림동에서 2007년 5월 초로 예정된 2차시험을 준비했습니다. 졸업은 2007년 2월에 했습니다.
글읽기: 과목이 요구하는 시각의 형성
고시공부를 하면서 책과 논문 등 많은 글을 읽게 됩니다. 이 때 글읽는 방법을 깨우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2006년 첫 2차 시험에 불합격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교과과정에 익숙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글을 읽을 때에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모른다고 생각하고 이는 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객관식이나 단답형 주관식 문제를 푸는 시험의 경우는 글 내용 중간중간에 밑줄을 긋고 암기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하기 때문에 글 전체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는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논문형 답안을 작성하는 고등고시 2차에서는 각 과목(학문)이 요구하는 사고의 틀이 글의 형식에 고스란히 배어나야 하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읽을 때부터 이런 점을 다 고려해야 합니다. 2006년 최종 합격자 발표 후, 스터디 멤버였던 합격생 형님께서 직접 자신이 보시던 교재를 보여주시며 책 읽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국제법의 경우 일반적으로 글의 전개는 개념 정의/제도적 의의/법적 성격에서 시작해서 관련 조문, 해석, 국가들의 관행, 판례, 비판과 같은 순서로 주로 서술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글쓰기의 틀이 해당 학문에서의 일반적인 논리의 흐름이라는 것을 그 전까지는 의식하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답안 작성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글읽기와 관련해서 두 가지 점을 머릿속에 박아두고 공부했습니다. 첫째, 글쓴이의 사고의 흐름에 좀 더 초점을 맞추자. 둘째, 답안지에 써먹을 내용을 밑줄 긋고 외우거나 메모해놓고 보는 것 보다는 원문 자체를 열심히 읽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최근 들어서 ‘교과서에 충실한 공부’가 계속 강조되는 이유 중 하나도 이것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서브노트/단권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원문에 충실한 공부를 하다 보니 서브 요약에 대해 느끼는 매력은 크지 않았습니다. 다만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은 특정 논점이나 교과서에 잘 나와 있지 않은 내용에 대해 서브를 하기도 했습니다. 국제법의 경우 제가 수업을 들었던 선생님의 수업 내용 필기가 자연스럽게 서브처럼 되었기 때문에 필기자료와 제가 별도로 작성한 일부 논점 등이 서브노트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이는 끝까지 보조교재 정도로만 활용했으며 주로 공부는 교과서를 가지고 했습니다. 교과서에서 목차 없이 줄글로 서술된 부분에다 내용별로 제목을 붙이면서 교과서 자체를 서브노트처럼 만들었습니다. 스터디 부분에서 언급했던 국제법 교과서 읽기 스터디도 모두 같은 맥락에서 제가 중시했던 것입니다. 국제정치학의 경우 단일한 주교재가 없기 때문에 서브를 만들기는 했습니다. 시험 바로 전날 여러 논문과 수많은 책을 다시 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서브는 자기 자신이 직접 만들었을 때에만 다시 볼 때 의미가 있습니다. 또 논문을 요약할 때에도 키워드만 간략하게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주로 원문에 있는 문장 자체를 활용해서 완성된 글의 형식으로 요약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원문읽기의 중요성과 요약자료의 위험성을 강조하시면서도 경제학은 원문읽기가 별로 필요없다고 하시는데, 저는 이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단권화 작업을 했습니다. 학원에서 주는 자료들(그 중에서도 요약자료는 거의 무시하고 책을 그대로 복사해준 자료를 중시했습니다) 중에서 제가 보는 교과서에 내용이 빠져있는 것들을 추려서 교과서에 끼워 넣으면 그것으로 족합니다. 주교재로는 거시경제학은 김영식 교수님의 교과서를, 국제경제학은 김인준 교수님의 교과서를 사용했습니다. 미시경제학은 수험기간 내내 이준구 교수님과 이영환 교수님 두 분의 책들을 번갈아가면서 보다가 결국 단원별로 좀 더 내용이 풍부한 책을 보는 식으로 해서 두 권 모두에 단권화 작업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이론 부분은 이준구 교수님 책에 단권화 작업을 하고 시장구조론 부분은 이영환 교수님 책에 단권화 작업을 했으며 두 책의 속표지에는 단원별로 어느 책을 보아야 하는지를 접착식 메모지에 적어 붙여놓았습니다.
컴퓨터: 정보화 시대의 학습도구
저는 수험생활에서 컴퓨터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Microsoft Onenote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매일 아침 신문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여러 신문의 기사와 칼럼을 읽을 수 있으며 스크랩한 내용들을 쉽게 검색해서 언제든지 다시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에 유용했습니다. 또 동영상강의는 배속재생을 통해 수업 듣는 시간을 단축해서 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논문 검색과 서브 작성에서도 컴퓨터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교과서 개정과 신판 구입의 문제
저는 교과서가 개정될 때 대부분의 경우 책을 다시 구입했습니다. 다만 이것은 구판에 있는 내용이 부족하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개정판의 내용 측면에만 관심이 있다면 사실 책을 구입할 필요는 별로 없다고 판단됩니다. 구판을 가지고 공부한 전년도 합격생이라고 과연 신판을 가지고 공부중인 수험생보다 아는 것이 부족한가라고 물어본다면 그렇지는 않다라고 대답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저는 새 책으로 공부하는 것 자체에서 의미를 찾았습니다. 일 년마다 정기적으로 개정되는 국제법의 경우 글의 흐름을 읽기 위해 좌우 마진부분에 직접 목차를 달아가면서 공부를 했는데 새 책을 구입한 후 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하면서 책을 한번 더 정독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 수험기간동안 두 번 개정을 거친 거시경제학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외교사 교재에는 별다른 표시는 별로 하지 않았지만 이 역시 새로운 기분으로 공부를 다시 시작하기 위해 신판을 구입했습니다. 참고로 김용구 교수님의 신판 세계외교사(신판이라 해도 이제는 몇 년이 지났으므로 이제 시작하시는 분들께는 신판이 아니겠군요) 각 장에 서문처럼 쓰신 부분은 역사를 정치학적으로 분석하는 데에 매우 큰 도움이 되니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학원 모의고사
학원모의고사는 거르지 않았습니다. 공부가 되었든 안 되었든 무조건 답안지를 작성했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을 때도 학원가에서 시험 보는 횟수만큼은 꼭 개인적으로라도 모의고사 답안지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답안을 작성할 때는 소설을 쓰든 새로운 학설을 만들어내든 꼭 제 머리에 의존하면서 작성했으며 오픈북 시험은 피했습니다. 어차피 모의고사 자체로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이는 순전히 실력향상을 위한 연습이기 때문에 모르는 내용을 베껴서 마치 아는 것처럼 쓰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모르더라도 최대한 맞는 논리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한다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이는 향후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그만큼 몰라서 고생했던 부분은 복습으로 보충한 후에 기억에도 오래 남았습니다. 반대로 제 나름대로의 논리를 만들어서 썼는데 그게 맞는 경우에는 단단한 바위에 정성껏 새겨 넣은 조각처럼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일과 및 시간관리
수험기간 전체를 통틀어보면 구체적인 하루일과는 시기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만 아침에 늦지 않게 일어나고 밤에는 너무 늦기 전에 잠드는 기본 틀은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초창기엔 여섯시에 기상, 자정 무렵에 취침했고 마지막 해에는 여섯시 반 기상, 열두시 반 정도에 취침했습니다. 식사시간은 식사하러 나오는 시간부터 식사 후 양치질하고 다시 자리에 앉는 시간까지를 30분 정도로 잡았습니다. 다만 점심식사 후 20분 정도는 자취방에 들어가서 낮잠을 잤습니다. 독서실에서는 밤 열시 삼십분에서 열한시 정도에 나오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2차 전 한두 달은 매년 열한시나 열두시까지 스터디를 했기 때문에 좀 더 늦게 귀가했습니다. 사실 씻고 입고 먹는 시간 외에 나머지 가용시간을 공부하는데 쓴다는 것은 다른 모든 고시생들과 비교했을 때 전혀 특별한 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합격자들의 일상생활은 뭔가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하시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전혀 특별할 것이 없어서 별로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처음으로 2차를 합격했던 2007년도 시험까지는 주간 일정 역시 늘 한결같았습니다. 주말이라 다른 점이 있다면 그저 학원 스케쥴이 주말에는 조금 다르다는 것, 일요일 오후에 그룹스터디를 많이 했다는 것과 일요일 저녁마다 부모님께서 신림동에 오셔서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는 정도입니다.
3차 시험대비
대부분 합격수기는 수험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많이 읽으시기 때문에 3차시험대비에 대한 내용은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어차피 제 마음대로 쓰기로 한 합격수기에서 제 경우 3차에 대해 갖고 있는 감회가 남다르기 때문에 좀 적어보고 싶습니다. 2007년 첫 3차 시험을 치를 때에는 너무 준비가 안 되어 있었습니다. 2차 시험을 마쳤을 때 시험을 잘 봤는지 못 봤는지 도저히 감이 안 오는 상태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3차 준비를 하자는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고시반 동료들 중에 3차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아무도 하고 있지 않아서 안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2차 합격자 발표가 난 후 남아있는 6일간 준비를 했지만 이미 한 달 이상 준비를 해왔던 다른 수험생들에 비해 준비가 없었던 것은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물론 준비를 하지 않고 합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 정도로 면접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최종발표 이후 3차 시험 불합격생들끼리 모여 이야기를 나눠보니 대부분이 면접 준비를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2008년 2차시험 직후부터는 3차 시험까지 남아있는 한 달 하고도 보름의 기간 동안 최대한 면접대비를 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2차 이후 많은 수험생들이 3차 대비 스터디를 했다고 알고 있는데 저 역시 지난해 3차 경험자들과 함께 스터디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좋지 않은 결과를 한 번 겪었던 제 입장에서 면접 전문가가 아닌 학생들끼리의 스터디만으로는 안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스터디 외에도 스피치학원, 이미지 컨설팅 업체, 유학원 등을 다니며 각종 면접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6월 중순으로 예정된 3차 시험을 위해 이미 5월 초부터 면접 시험장에 하고 갈 머리스타일을 미리 연출해보고 약 40일간 직접 머리 손질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평상복만 입고 다니던 생활에서 면접 당일 갑자기 정장을 입을 경우 어색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3일은 꼭 양복을 입었습니다. 질의응답에 대한 준비는 물론이고 메이크업, 표정, 걸음걸이, 목소리, 앉아있는 자세, 손동작, 인사법까지 면접관 앞에서 드러나게 되는 저의 모든 모습을 철저하게 미리 준비했습니다. 실제 시험 당일에는 오히려 여유로운 마음으로 면접을 마쳤습니다.
고마운 사람들
단 한 차례도 제 합격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물심양면으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더 은혜에 보답해드려야 하니 모두 몸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제 고시생활의 첫걸음을 올바른 방향 쪽으로 놓아 주신 김자경 선배님 감사합니다. 함께 공부하다가 저 혼자 뒤처지는 바람에 근심을 끼쳐드린 최기천, 송옥경, 이은옥 선배님들, 평생 좋은 동료가 되겠습니다. 보잘것없는 답안지 보시느라 고생하셨을 강현철, 이정우, 정경화, 안혜신 선배님들께도 항상 잊지 않고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부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좋은 자리 함께해주셨던 이수진, 김흔진, 김동윤, 송미영 선배님들 올해는 함께 연수원에서 즐겁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리고 파란만장한 나날을 함께했던 우리 ‘포기할 수 없는 꿈’ 동지 여러분, 꿈을 이루시는 그 날까지 제가 돕는 것 역시 저의 기쁨입니다. 올해 마지막 관문에서 아쉽게 동기가 되지 못하신 일곱 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함께 공부했던 스터디 멤버들,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화백실 모두 좋은 일이 있도록 주문을 걸어드리겠습니다. 합격의 법학원 부원장님과 제게 가르침을 주신 모든 교수님들 및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격려해주시고 성원해주신 연세대학교 미디음악 동아리 MAY 여러분들, 혹시 급하게 여권이라도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세홍 형님도 성공해서 공연 한번 해야죠. 축하해주신 디시인사이드 연세대학교 갤러리 여러분도 감사드립니다. 그 밖에 제가 아는 모든 분들 좋은 일들 있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지옥이 될 수 있었던 마지막 일 년에 삶의 향기를 불어넣어 준 민주에게도 넘치는 고마움을 전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 꼬투리 잡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급하게 여권이라도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라는 대목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외교관이라는 직위를 통해 그런 식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도 있나 보군요.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부디 이런 사실을 모르기를 바라야 할까요?
[김대환입니다] 윗분 좋으신 지적 감사드립니다.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초입부터 말실수가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인사치례로 '필요한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하는 정도의 인사를 하고싶었는데 딱히 외교관이 뭘 할 수 있는지 잘 떠오르는 것이 없어 썼던 표현때문에 불쾌하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권력(??)을 남용한다든가 특혜를 베푼다거나 할 의도는 아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립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인사할 때나 쓸 수 있을지 모를 말을 이렇게 공개된 곳에 쓰게 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점 저의 불찰이었음을 인정합니다. 말 한마디가 중요한 외교관으로서 시작 전에라도 이렇게 교훈을 얻게 되어 고맙게 생각합니다.
(600자 제한으로 다시) 3차시험 불합격을 통해 대인관계의 ABC를 새로 배울 기회가 있었던 것처럼 이번 경험 역시 평생 잊지 않고 머릿속에 박아두겠습니다. 글 도입부에서 썼던 것처럼 편하게 제 마음대로 쓰다보니 불특정 다수를 위한 글이라는 것을 너무 간과했나봅니다. 국가대표이기 이전에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청렴성과 불편부당성을 평생 지키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래된 글이라 속박인님이 이 댓글을 읽으시게 될지 모르겟지만. mason666@naver.com 로 메일 주시거나 01051746514로 연락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외시 준비 시작하려는 학생인데 조언좀 구하고자 합니다.
@속박인 후기 너무 잘 읽었습니다.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을 고민중인 이제 대학을 갓 졸업한 여자입니다. 이 길을 가야할지 너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데 글쓴이님께 조언 한마디라도 들을수 있으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것같습니다 diplomat_sin@naver.com 으로 연락 부탁드려도 될까요.
좋은 글 감사드리며,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답글에서 김대환님의 인품이 느껴집니다. 훌륭한 외교관이 되실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외교부 공식 까페가 아님을 감안할 때 그 정도의 인사치례 정도는 용인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 곳 까페에서도 도움을 많이 받으셨다고 말씀하신 걸로 보아 그에 대한 어찌보면 적절한 수준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둥글게 삽시다. 합격하셔서 한창 개인적으로 기쁘시고 주변사람들에게 감사 베풀고 싶을 시점일텐데. 그리고 참고로 여권은 광화문 정부청사 별관에 앉아계신 높으신 분들 통하는 거 보다 여행사 통하는게 훨씬 빠릅니다. ^^
말이란게 물고 늘어지면 끝이 없죠. 글이란 건 그 글이 쓰여진 맥락(context)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겁니다. 국제법 공부하다보면 자주 등장하는 용어 ㅋ ^^;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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