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고교야구 '황금 배터리',
신준영-박민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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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두 유망주는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됐다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신준영은
지난해 상원고 박영진 감독이 에이스 정용준(넥센) 한 명으로
경기를 끌어가는 등 투수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마운드에 올랐던 경험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1학년 포수로 상원고 안방을 책임졌던 이가 바로 박민호였다.
신준영의 장점은 큰 경기 경험이 많아
수 싸움에 능하다는 점에 있다. 또한, 낮았던 타점을 다소
높이는 데에 집중하면서 공 끝도 괜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뀐 투구폼에 적응하는 문제 때문에
최고 구속에 대해서는 아직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투수 조련사' 상원고 박영진 감독은 "올해는 적응하는 시기다. 동계 훈련 성과에 따라서 충분히 140km 이상 던질 수 있다."라며 제자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와 비슷한 유형을 지닌 삼성의 이수민도 2학년 시절까지 볼 스피드 측면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리틀 이수민'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 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청룡기 대회를 통하여 적지 않은
관심을 받은 포수 박민호는 사실 지난해부터 박영진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유망주였다. 2루 송구
능력이나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서 같은 지역의 2~3학년 '형님'들에 견주어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그러나 박민호의 가치는 타격에서
더욱 빛이 난다. 올해 초반, 부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쓸
수 없었을 때 지명 타자로 나서며 매서운 장타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민호는 이번 청룡기 대회에서 '고척돔 개장 1호 홈런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對 설악고전에서 좌측 폴대를 살짝 비켜가는 '파울
홈런'을 기록하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다. 비록
홈런으로 기록되지는 못했지만, 그의 파울 타구는 좌측 외야석에 위치한 '비상구 간판'을 정면으로 통타하여 깨뜨릴 정도로 꽤 힘이 있었다. 만약에 삼성이 내년 시즌 신인 1차 지명권을 투수가 아닌 야수에 쓴다면, 박민호가 그 주인공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이제 내년이면 3학년 멤버로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황경태(두산), 이동훈(한화), 전상현(KIA), 이석훈(롯데) 모두 이제는 졸업하고 없다. 이 공백을 '2016 고교야구 황금 배터리'가 채울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자못 흥미로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