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KBS 오늘아침1라디오에서 경북 영주 풍기에 있는 국립산림치유원 데크로드를 소개했습니다. 국립산림치유원은 예약해야 입장 가능해 포기하고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주변에 조성해 놓은 마실치유숲길을 탐방하고는 산림치유를 주제로 삼아 다릅나무와 황벽나무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동물과 식물은 스스로를 치료하거나 치유하는 자가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도 자가 치유 능력이 있습니다만, 현대 사회에 와서 하나 더 필요한 게 있습니다. 자기 인생을 깊이 사유해낼 자기의 언어를 찾아 마음에 심어야 치유라는 게 성립될 수 있습니다.
치유 이야기를 하고 싶어 다릅나무와 황벽나무를 선택한 것은 이 나무들이 다른 나무와 달리 더 두드러지게 겉 다르고 속 다른 생김새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티나게 겉 다르고 속 다르게 비쳐지면 외면을 당합니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자기 자신이 이를 알고도 고치지 못할 경우 극심한 자아 분열로 마음의 병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겉 다르고 속 다른 모순을 알고도 철면피가 되어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정도만 다를 뿐 많은 이들이 여기에 해당하고, 저도 당연히 그런 부류에 속합니다.
치유는 내면의 본모습을 정확히 읽어내 그것을 자신의 단어 혹은 문장 더 나아가 한 편의 글로 만들어내면 어느 정도 달성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내 경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치유 글쓰기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지만, 이러한 컨셉을 반영해 글쓰기 수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치유 개념을 나무를 통해 다시 들여다본 시간, 의미는 있었습니다만, 다시 듣고 보니 부족한 게 산더미 같습니다. 좀더 발전시켜 ‘치유 숲해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즈음입니다. 숲해설 듣기 전에 현재 자신을 지탱하는 한 단어를 적은 뒤 숲해설 듣고 나서 혹 생각이 바뀌었는지 그것을 어떤 단어로 표현할지를 나누는 것입니다. 언젠가 구체화되면 좋을 듯합니다.
나무 사유로 모순의 정신세계를 새롭게 재편해보려고 다가가는 노력들, 여전히 어렵고 험난하고 역량 부족이지만 최선을 다해 경주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마무리는 <향모를 땋으며> 책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향모를 땋으며>라는 책을 보면, 아메리카 원주민의 감사 인사 글이 나옵니다. “이제 세상의 약초님을 돌아봅니다. 태초부터 그들은 질병을 없애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우리를 치유하려고 늘 기다리며 준비합니다. 식물을 약용으로 쓰는 법을 기억하는 특별한 소수가 아직도 우리 가운데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한마음으로 약초님들과 약초님의 수호자들에게 감사와 사랑과 존경을 드립니다. 이제 우리의 마음은 하나입니다.”
우리를 있게 한 식물은 늘 우리를 치유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과 하나가 되고, 저도 어렵지만 내 자신의 겉과 속이 하나가 되는 정확하고도 따듯한 언어를 찾아내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치유인 것 같고요 그 모색을 숲에서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숲으로 가는 길’ 진행자 이선영 아나운서께서 “이 시간이 치유가 된다는 분들이 많으십니다”라는 멘트에 용기를 얻고 더 열심히 식물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오늘도 함께해주시고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